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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하고 똑같습니다.
영화가 앵벌이인가?
예전에 실제로 겪었던 일인데, 한참 IMF가 터지고 나서 지하철 같은데 가보면 행상인들(잡상인들이라고도 한다)이 이 물건이 사실 백화점에 만원에 내놓는 물건인데 자신이 다니던 공장이 IMF 사태로 인해 문을 닫게 됐다면서 단돈 3000원에 이른다 땡처분을 한다는 식으로 소리치며 물건을 팔았던 적이 있다. 필자도 여기에 혹해서(물건이 싸다니까) 10개들이 색색 볼펜을 하나 산적이 있는데 나중에 집에 와서 써보니 제대로 된 게 별로 없더라 이거다.
이걸 두고 속담엔 '싼 게 비지떡'이라고 하리라. (개중엔 물론 괜찮은 것도 있었으리라. 그렇게 믿고 싶다)
[디워]를 이야기하기 전에 왜 과거의 다소 불쾌했던 기억을 끄집어 내느냐하면 [디워]의 언론 시사를 보고 나서 처음으로 떠올랐던 생각이 저거였기 때문이다.
공교롭게도 이런 생각이 떠오른 것은 두 가지 이유에서인데 하나는 영화 외적으로 심형래가 최근에 여러 언론사들과 했던 인터뷰들과 시사회장에 와서 했던 이야기들 그리고 영화의 엔딩 크레딧이 올라오기 전에 짤막하게 넣어주는 심형래에 대한 다큐멘터리 때문이고 하나는 영화 내적으로 작품 스스로 보여주는 퀄리티가 현저하게 떨어지고 있다는 것에서 기인한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해서 이 영화는 여러 군데서 스스로 실패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우선 영화 내적인 부분을 이야기해보자. 어떤 영화든 그것이 헐리웃 블록버스터 액션물이든 아니면 저예산으로 아기자기하게 만들어 놓은 영화든 간에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캐릭터 구축과 이야기의 액션과 리액션이다.
심지어 순수하게 디지털이나 미니어쳐로 제작된 가공의 캐릭터라도 이런 것은 기본이다. 이는 즉 각본을 만드는 데도 가장 기본적인 것이며 이런 것들이 유기적으로 짜여져야 이야기가 아무리 허황된 소재를 쓰고 있더라도 리얼리티를 얻게 되고 공감을 얻게 되는 것이다. 로봇이 변신하고 외계인이 쿵푸 액션을 하더라도 이것이 나름의 리얼리티를 얻게 되는 건 다 저런 이유.
[디워]는 500년마다 여의주를 품고 태어나는 여인과 그 여인을 지키려는 주인공, 그리고 그 여의주를 찾아 승천하려는 악한 이무기의 대결을 그리고 있다. 내용상으론 꽤 단순한 편.
그냥 보기엔 그리 무리 없는 이야기꺼리라고 할 만하다. 그런데 이것을 더 뜯어보면 여기저기서 문제점들이 보인다. 영화는 실질적으로 500년 전 조선시대에서 출발한다.
이 플래시백은 결론부터 말하자면 현재의 사건을 단지 500년 전으로 되돌린 의미 이상은 없어 보인다. 왜냐하면 조선시대 부라퀴 군대들이 마을을 습격한 것이나 여의주를 품고 태어난 여인을 지키려다 결국 사랑하게 되는 남녀의 이야기는 결국 현재로 와서 다시 되풀이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종류의 플래시백이 효과를 거두려면 과거와 현재의 사건이 평행선을 긋듯 나란히 가는 게 아니라 서로 끊임없이 영향을 주어야 하지만 이는 단지 이무기 전설을 화면으로 보여주려는 욕심이외에는 아무 것도 아니다. 더군다나 절벽에서 떨어지는 씬에서 뜬금 없이 '사랑해요'라니. 정말이지 유치한 대사임에는 분명하다.
오히려 그냥 찐한 눈빛 한 두 번 주고받으면 그 뿐인 것을. 물론 이 상황은 현재에서 한번 더 나오긴 한다. 그렇다고 이를 복선으로 여기기에도 꺼림직한 것이 과거의 플래시백이 현재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하기 때문.
바꿔 말하면 이 과거 플래시백 장면이 없어도 영화는 아무 무리 없이 흘러가는 이야기 구조라는 이유다. 더군다나 브라퀴 부대가 마을을 공격할 때의 CG의 퀄리티가 그리 좋지 않을 뿐더러, 거기에 여인을 보호하는 스님이 펼치는 무공이란 게 80년대 홍콩 무협이나 [우뢰매] 수준에 불과하다. 칼을 휘두르면 밑에서 불꽃이 올라오는 식의 것들 말이다. 거기에 어색하기 짝이 없는 연기까지 합쳐져서 30분 가까이 되는
이 플래시백은 차리리 없느니만 못했다.
현재로 돌아와도 그리 상황은 나아지지 않는다. 위에 캐릭터의 문제가 더욱 불거지는 부분이기도 하다. 우선 가장 큰 문제는 각각의 캐릭터들이 무엇을 하고 있나 하는 점이다.
주인공 이든과 여의주를 품고 환생한 새라가 브라퀴 무리들을 피해 도망가는 게 영화의 전부 다다. 사실 까놓고 말해서 웬만한 블록버스터 액션 영화들이 대부분 이런 식의 이야기 구조를 갖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심형래가 미국 블록버스터의 이야기가 그리 뛰어나지 않다라고 말한 것도 바로 이런 부분이리라. 그런데 왜 자신은 이런 이야기 구조에서 한발자국도 비껴나지 못하는가.
어쨌든 이야기 전개상 쫓기는 여주인공을 도와주고 위기를 헤쳐나가게 하는 것이 남자주인공의 역할일진데, [디워]에서 남자 주인공이 한 일은 여자 주인공의 손을 잡고 같이 뛰는 것하고 운전 밖에 없다.
그가 과거 여의주를 품은 여인을 보호하던 젊은 무사라는 설정은 그래서 빛이 바랜다. 영화의 런닝 타임 90분에서 30분은 플래시백으로 제하고 나머지 60분 정도의 어찌 보면 요즘 추세의 액션 영화들에게 턱없이 부족한 시간인 60분 정도의 시간이 지루한 것도 주요 인물들이 거의 하는 일이 없기 때문이다. 주인공들의 대척점에 서있는 악한 이무기 브라퀴 또한 마찬가지. 강력한 힘과 스피드를 보여주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이 브라퀴가 하는 것이
건물 때려부수기와 꽥하고 소리지르는 게 다다. 더군다나 어떤 장면에선 눈앞에 있는 주인공들을 잡지 못한 채 또아리만 틀고 있다. 하지만 이게 액션 장르의 컨벤션이라고?
거대한 변신 로봇이 자기 몸 숨긴다고 집 구석구석에 매달려 있는 게 요즘 영화의 현주소임을 볼 때 브라퀴의 이런 행동들은 컨벤션이라고 불러 주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주요 캐릭터만 이러는 게 아니다. 서브 캐릭터들은 하나같이 아무 이유 없이 새로운 상황들을 보여준다. 가령 FBI 요원은 아무 설명 없이 이무기와 한국 전설의 대가가 되고 주인공들을 도와주는 잭이란 노인(이든에게 이무기 전설을 들려준 사람)은 시시때때로 등장해 전혀 다른 사람으로 변신(한국적으로 말해서 둔갑)해서 주인공을 도와주고는 홀연히 사라진다. 영화 초반에 브라퀴 부대의 행동 대장이 잭의 골동품 가게로 들어가는 씬이 있는데 여기서 잭이 죽은 건지 아니면 살아 도망쳐 자신의 변신(둔갑) 능력으로 주인공을 도와주는 건지 아무런 설명이 없다. 이는 사건을 단순히 이어 붙이기에 급급한 모습이며 곧 연출력의 부재라는 의미도 된다. 사건만 이어 붙이고 대충 말만 되게 한다고 영화가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거기에 클라이막스에서 이든이 혼자 브라퀴를 상대하게 되었을 때 갑자기 등장하는 선한 이무기는 누구나 짐작할 만한 초보적인 설정에 그친다. 이 장면이 극의 전개상 클라이막스임에도 불구하고 함량 미달이다. 이는 감독이 영화 전체의 대한 장악력이 부족했거나 아니면 각본상 심각한 결함이 있었거나 아니면 편집상에서의 실수라고 볼 수밖에 없다. 그러나 어떤 것이 됐든 연출력의 부재에 대한 비판을 피할 수는 없을 것이다.
초반 플래시백에서의 CG장면을 빼면 엘에이 도심을 공격하는 브라퀴 군대의 모습은 분명히 [용가리]때보다 진일보한 건 분명한 사실이다. 하지만 기술력의 발전이 곧 액션씬의 발전을 의미하는 건 아니다.
무엇보다 괴수들의 나름대로 유려한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액션씬에서 느낄 수 있는 쾌감이 적은 건 우선 상대적으로 영화 안에서 그리 많은 시간을 차지하고 있지 못해서 뿐 아니라 액션과 리액션, 즉 공격하는 쪽과 공격당하는 쪽 중에 공격당하는 쪽의 리얼리티가 현저히 떨어진다는 데 있다. 번화가가 무참히 짓밟히는 데 아파치 헬기 몇 대와 탱크 두어대, 군인 몇 명으로 수비를 하려는 것도 말이 안되거니와 막상 전투가 벌어지면 번화가에 있던 사람들이 모두 어디론가 사라지는 장면까지 등장한다.(미국은 비상시 대피 요령이 몸에 배어 있단 말인가) 이 사람들은 어의없게도 전투가 거의 끝나고 2,30명 가량의 사람들이
우르르 도망 다니는 걸로 나타난다.(대피한 게 아니었다) 즉 당하는 쪽의 리얼리티가 떨어지다 보니 제법 속도감 있게 찍은 액션씬의 쾌감이 현저히 줄어든다는 이야기. 여기에 브라퀴 부대를 이끄는 행동 대장의 액션은 [우뢰매]에서 가면 쓰고 나타난 악당 외계인 수준에 불과하다.(그 어색한 손놀림이라니) 배우들의 연기를 끌어내는 것도 연출력의 포함된다고 봤을 때 이 역시 연출력의 부재를 실감하게 되는 순간이다.
더군다나 브라퀴의 군대가 도열해 있는 장면은 [반지의 제왕]의 오프닝씬을 연상케 하고 브라퀴가 빌딩에서 떨어지는 장면은 [킹콩]이며 마지막에 새라가 떠나가는 장면은 [사랑과 영혼]이다.
심형래가 이런 영화들을 베꼈다는 것이 아니라 이런 장면들이 이미 앞서 나온 영화들에서 나왔던 장면이란 뜻이다. 즉 창조적인 장면이 그리 보이지 않는 다는 것. 헐리우드 블록버스터를 능가하겠노라고 큰소리 쳤던 심형래를 생각해 본다면 정말 어이없는 것을 넘어서 당황스럽다. 결론적으로 말해서 그는 헐리웃 영화들을 어줍잖게 답습한 셈이다. 이 정도 빈약한 연출력을 본다면 우리 나라 영화 제작사중 최고의 기술력과 장비를 가지고 있다는 영구아트무비는 영화 제작 쪽 보다는 차라리 미국의 ILM이나 디지털 도메인처럼 특수 효과 부분에 특화된 영화 관련 업체로 남아서 영화 제작을 서포트 해주는 위치에 있는 것이 그들을 위해서나 우리 나라 영화계를 위해서 훨씬 좋을 듯 싶다.
이제 영화 외적으로 가보자. 엔딩 크레딧 올라오기 전에 보여준 짤막한 다큐멘터리와 배경음악으로 흘러나오는 아리랑은 [디워]가 어떤 식으로 대한민국 영화판에서 생존해가고 있는 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그는 이 짧은 다큐멘터리에서 자신은 절대 포기하지 않으며 [디워]는 전 세계적으로 반드시 성공한다, 컴퓨터 한 대 없이 시작했지만 우리만의 기술력으로 여기까지 왔다, 그리고 도와달라라는 당부의 말까지 잊지 않았다.
다 좋다. 성공, 하면 좋은 것 아닌가. 더군다나 대한민국의 영화가 헐리웃 시장에서 통한 다는 것, 꽤 기분 좋은 일이다. 여기에 심형래가 영화 속에서 누누히 강조하는 것은 바로 '한국'이다.
이무기의 전설은 '한국'의 전설이며 그는 인터뷰에서 한국의 문화를 세계에 알리고 싶어했다고 한다. 한국을 세계에 알리는 거 좋다. 잊혀져 가는 이무기의 전설을 끄집어내서 영화화 했다는 것도 꽤 괜찮은 아이디어다.
하지만 유독 심형래의 발언에서 자주 보이는 건 성공에 대한 집착이라는 부분이다. 그는 항상 -[용가리]때도 그랬지만- 다른 나라에 영화를 얼마에 팔았으며 미국 시장에서 몇 개 스크린에서 개봉을 할 것이며 또는 비디오 렌탈 순위에서 몇 위를 했느냐를 늘 발언의 일순위로 이야기하곤 했다. 즉 자신이 만든 '한국'의 영화가 영화 산업의 정점이라 할 수 있는 '미국'시장에서 '성공'한다 혹은 '성공할' 것이다라는 뜻이다.
그러나 심형래가 그렇게 해외 시장을 노크했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보여준 성과물은 거의 없다는 것 또한 사실이다. 그러므로 [디워]는 그가 사람들에게 보여줄 첫 성과물이 될 것이다. 하지만 영화의 작품성, 흥행성을 놓고 봤을 때 이 영화로 미국 시장에서 얼마나 살아 남을 수 있는지는 솔직히 부정적이다.
덧붙여 여기서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디워]가 순수 제작비 300억, 거기에 홍보 마케팅 비 150억, 기타 장비 구입비를 합쳐서 대략 500억의 제작비를 들였다는 점이다. 단순히 상업적인 논리로만 봤을 때 500억이란 제작비를 회수 할 수 있느냐 혹은 그 이상을 벌어들일 수 있느냐의 문제도 생각해 봐야한다. 우리는 이미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을 통해 영화의 작품성과는 아무 상관없이 많은 제작비로 인해 장선우 감독이 관객들과 직접 자리까지 마련해 해명까지 해야 했던 웃지 못할 전례가 있다. 다만 심형래와 장선우의 차이점은 적어도 장선우는 심형래만큼 영악하지 못했다는 거다.
심형래는 자신의 영화로 마치 '한국'이란 브랜드를 세계에 널리 알리고 우리 나라에서 특히 취약한 기술적인 부분으로 세계를 정복하겠다는 말을 끊임없이 외침으로써 일반 관객들에게 자신은 신천지를 개척하는 애국자로 만들었다는, 장선우에게는 없는 꽤 훌륭한 방패막을 만들어놨다. 즉 일반 관객들에게 자신은 어떠한 영화를 만들어 내도 지지를 얻어 낼 수 있게끔 해 놨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가 정작 보여준 것들이 거의 없다라는 점에서 이는 분명히 대중을 상대로 한 기만이다. 더군다나 그 첫 번째 결과물인 [디워]를 보면 더욱 그렇다. 결국 지하철에서 수준 이하의 물건을 팔면서 회사가 망해서 그러니까 도와 달라고 했던 잡상인과 무엇이 다를 바가 있냐 라는 것이다.
분명히 말하지만 영화는 예술이고 또한 산업이지 절대 앵벌이가 아니다.
2007.07.23
윤광식(호러무비칼럼니스트)
첫댓글 만들고 싶어서 만드는데 너무 그런다... 꼭 예술적이여야만 영화인가... 그럼 프랑스영화만 보지...
이런거 평가들은 다필요없습니다 관객이 말해줄겁니다
이정도까지인가 ㅋㅋ디워에대한 전문가평은 다 영화속 잇속을 채우기위한 까기위한글들이 많아서
진짜 애국심때문에 영화보는게 아니라면 그다지 추천하고 싶지는 않은영화.
전 보러갈건데 그정도 까진아니라고 다들그러든데
님생각이 모든사람과 같다는 편견을 가지지마세요
본 사람들은 그리 나쁘지 않았다고 하든데 그사람들은 머지 --;;
사람들이 다 cg만큼은 대단하다고 하던데요 cg만 멋있으면 됫지 스토리까지 따질 필요는없음 트랜스포머도 스토리는 유치
전 추리물이나 미스터리물을 좋아하는 편이라 그런지 스토리의 연계고리는 최소한 이해는 가게 해놔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근데 디워에서는 그런게 부족해서.
오락영화좋아하는사람은 다르죠 님생각에 재미없다고 해서 남에게 비추라는 말은 어이가 없습니다
그럼 디워만 그런게 아니라 트렌스포머 등등SF영화 대부분이 그렇죠 꼭 위에 글처럼 까는글좀 퍼트리지마세요 ㅎ
그야말로 추천하고 싶지 않다는 뜻입니다. 보지 말라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그냥 제가 보기엔 별로란 이야깁니다. 보고싶으면 가서 보시면 됩니다.
비추가 보지말라는 뜻이랑 다를게없죠
어떻게 같은겁니까? 궁금합니다.
생각하는게왜이래 글쓴이 ㅋㅋㅋ 욕나오게하네
자포방가보세여 왜 전문가들이 심형래욕하는지..
열심히 노력해서 만든 영화 감독은 한낫 잡상인으로 표현을 하다니... 우리나라는 그 잡상인 조차 없다
흐미 넘 ㅜ길다
이건 아예 깔려고 작정한 평가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