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어기제란 표현은 지그문트 프로이트가 최초로 사용하였고,
그의 딸인 안나 프로이트가 계승/발전시킨 개념이죠.
이에 대해선 복잡하게 전문지식까지 들어갈 필요도 없이,
아래 두가지 정도만 알아도 된다고 봅니다.
① 방어기제는 내 안에 약한 부분이 있다는 것의 반증이다.
② 방어기제는 임시방편이다.
방어기제의 본질
(내가 지닌 약점으로 인해) 상처받지 않기 위해,
무의식적으로 전방위 방어시스템을 구축해 놓는 것을 방어기제라 합니다.
일종의 갑옷 같은 거죠.
약한 몸에 두름으로써 외부로부터의 충격을 완화시키기 위한 장비 말입니다.
전쟁터에 나가는 사람이 누구나 갑옷을 두르듯,
세상사를 살아나가는 우리들 역시 약육강식의 정글에서 버텨나가기 위해 누구나 자기나름의 자기방어기제를 지니고 살아갑니다.
인간이라면, 인정하기 싫은 나약한 부분이 반드시 존재하니까요.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전 방어기제를 별로 안 좋아합니다.
왜냐하면, 내 약한 부분을 강하게 만들 기회 자체를 차단하니까요.
보다 생산적인 방향은, 갑옷을 대체할 수 있는 강인한 근육과 튼튼한 몸체를 단련하는 일이라 봅니다.
그러기 위해선, 방어기제 없이, 세상과 맞써 싸워야겠죠.
통상, 대다수의 사람들이 자기방어기제를 갖고 있는데,
아이러니한건, 그 대다수의 사람들이 자기가 어떤 방어기제를 지니고 있는지 당췌 모르고 있다는 겁니다.
스트레스로부터 내 자아를 보호하기 위해, 걍 무의식적으로 돌아가고 있는 거죠.
또한, 본인의 내면을 충분히 분석해 본 경험이 없기 때문에,
나라는 인간이 당체 어떻게 생겨먹었고, 어떻게 굴러가고 있는가를 알지 못 하는 겁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갑옷에 의존한 채로 살아갈 수 밖에 없는 겁니다. 내가 갑옷을 입었는지 어쨌는지조차 모르는 채로.
인간이 가장 성장할 수 있는 루트는, 약점을 계발하고 개선시켜 나가는 겁니다.
근데, 이 약점이란 것들을 내 무의식이 갑옷으로 감싸놨기 때문에,
난 당췌 내 약점이 정확히 어떤 것들인지 의식적으로 알 수 없게 됩니다.
간단한 겁니다.
내가 만약, 어떤 부분들에서 방어기제를 지니고 있는가를 알 수 있게 된다면,
그 부분이 바로 내 약점이므로,
갑옷을 벗어제끼고, 내 나약한 부분들을 직시하며 강하게 키워나가면 되는 겁니다.
그게 곧 성장인 거죠.
그럴려면, 내 방어기제의 정체를 알아야 할 텐데,
내가 무슨 방어기제를 지니고 있는지는 과연 어떻게 알 수 있을까?
방어기제의 정체
내가 어떤 방어기제를 지니고 있는가 자가진단하는 방법.
① 지금 굉장히 센서티브한 부분
② 정서적으로 쉽게 흔들리는(무너지는) 부분
③ 과도하게(오버스럽게) 반응이 나오는 부분
바로 위 사항에 해당된다면, 그게 내가 지닌 방어기제일 확률이 높습니다.
누군가와의 대화에서, 상대방의 말에
굉장히 날이 서게 되고, 정서적으로 기복이 심해진다면,
그에 따라, 내 반응이 좀 과도하게 나오는 것 같다면,
그건 상대방이 다름아닌 내 약점을 건드려서입니다.
평상시엔 갑옷에 잘 둘러쌓여 있어서 몰랐던 부분을,
교묘하게 갑옷틈새사이 촌철살인으로 헤집어 버린 거죠.
바로 이 때! 의식을 해 주면 됩니다.
이게 내 나약한 부분이구나, 내 약점이구나.
보통의 경우라면, 그냥 기분 좀 나빠하고 자존심상해하고 말지만,
바로 이 시점이 변화의 전환점입니다.
아, 그래, 이게 내 가장 큰 문제인 거야하고 의식적으로 각인하고 받아들이는 거죠.
내 약점을 의식적으로 인정하게 되면,
굉장히 쓰라리고, 아프게 다가옵니다. 근데,
이걸 받아들이게 되면, 내부적으로 정리가 되요.
이해가 된다는 소립니다. 내가 가진 문제점에 대해, 내가 처해 있는 현 상태에 대해,
내가 왜 기분이 나쁠 수 밖에 없는지, 왜 쓰라릴 수 밖에 없는지,
현실감각이 돌아오고, 문제점에 따라 앞으로 뭘 해 나가야 할지가 머릿 속에 그려지게 되죠.
간단한 원리인 겁니다.
내가 지닌 나약한 측면을 직시하고 받아들이는 건 고통스럽습니다. 스트레스죠. 그래서,
무의식적으로 방어기제가 발동하여, 이 부분을 최대한 "덮어놓으려고만" 합니다.
예를 들어 ,자기합리화 기제가 발동되면,
'이러이러해서 이럴 수 밖에 없었음, 내 문제가 아님' 이런 식으로 귀착이 됩니다.
결국, 센서티브한 상태에서 기분이 좀 나빴다가, 자기방어기제가 작동되면서
눈 가리고 아웅하기 식으로 넘어가 버리게 되죠.
이 때, 센서티브하게 기분이 나쁠 때, 내가 과도하게 발끈할 때,
이걸 신호로, 내 약점을 캐치하고 인정해 버리는 겁니다.
방어기제가 치고들어오기 전에 말이죠.
뭔가 내가, 센서티브하다, 감정의 세기가 강하다, 과도하게 반응한다,
이런 경우라면, 내 치부, 약점이 건드려진 경우니,
오히려 냉정하게 이성적으로 접근하는 겁니다.
약점이라 인정하고, 전후상황을 분석해 보는 거에요.
그렇게, 자아성찰을 하며, 내 자신을 좀 더 제대로 이해하기 위한 정리 작업을 시행하는 거죠.
방어기제에 둘러쌓여있을 때는, 내 약점 섹터가 건드려지기만 해도 항상 정서가 요동질치는데, 발끈하게 되는데,
(인정할 수 없어!! 내 약점이 아니다!! 내 문제가 아냐!!)
일단 내 약점을 약점이라 인정하고 받아들이게 되면,
이미 공식적으로 정리가 된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차분해집니다.
더 이상 센서티브하지도, 감정에 휘둘리지도, 과도하게 반응하지도 않아요.
물론 아프고 쓰라리죠. 하지만 이건,
단련을 위한 필연적인 과정일 뿐입니다.
갑옷을 벗고, 현실을 직시하면, 풍파에 휩쓸릴수록, 이겨내려고 버텨낼수록 굳은 살이 생깁니다. 근육이 생겨요.
이런 게 바로 진정한 성장입니다.
누구나 약한 부분은 존재하고, 그렇기 때문에 단단한 껍질 속에서 살아갑니다.
하지만, 껍질 속에서 지내는 한은, 성장할 수 없어요.
마치 병아리가 알을 깨고 나오듯,
우리도 껍질을 깨고 나와야 비로소 스스로를 성장시킬 수 있게 됩니다.
나 자신을 볼 때처럼, 남을 볼 때 역시,
너무 과도한 어떤 특성을 지니고 있다는 것은 방어기제라 의심해 볼 만 합니다.
허세도, 일종의 방어기제죠. 자신의 낮은 생산성을 감추기 위한 블라핑으로 볼 수 있으니까요.
<인간관계>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너무 과도하게 상대방을 이기려 든다거나, 강한 척 한다든가, 철벽스럽게 구는 것은
방어기제의 발현이라 볼 수 있어요.
그런 사람들일 수록, 오히려 속은 매우 여릴 가능성이 큽니다.
방어기제가 깨지면 걷잡을 수 없이 무너질 수 있는 사람들이죠.
이런 류의 사람들은,
연애를 할 때는 항상 과도하게, 억지로 뭐뭐 하려는 통에
마치 "고슴도치의 가시"처럼 상대방을 찌르고 갈등을 빚고 힘들어하고,
헤어지고 나서는 애시당초 여린 사람들이기에 이별을 견디지 못하고 또 힘들어 합니다.
그리고선 한층 더 단단한 갑옷으로 다음 연애를 방비하게 되죠.
방어기제가 나 자신의 발전을 저해할 수 있듯이,
인간관계에선, 쌍방의 건설적인 관계 증진에 걸림돌이 될 수도 있습니다.
진정성 있는 관계를 원한다면, 나 자신부터가 껍질을 깨고 나올 수 있어야 하겠지요.
방어기제는 미봉책입니다.
순간의 안정을 위해, 현실의 직시가 아닌, 회피를 택하는 거죠.
그렇기 때문에, 방어기제에 둘러쌓인 한 우리는 결코 문제를 해결할 수 없습니다.
갑옷부터 벗고, 생채기도 막 입어 가며 분투해야 얻을 수 있는 것이 성장이고, 발전인 바,
약점이 많은 사람일 수록, 강해질 수 있는 모멘텀은 더 많이 존재하기 마련입니다.
※ 무명자 블로그 : http://blog.naver.com/ahsune
첫댓글 늘 좋은글 감사드립니다 항상 배우고 있습니다
역시 오늘도 좋은 글! 늘 감사합니다~^^
좋은글 감사합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와닿네요!
제 약점을 인정하는 것까지는 되는데, 그 다음 근육을 키우는 법을 모르겠네요. 그저 인정하는 것만으로는 잘 극복이 되질 않더라고요.
이건 두 가지 경우라고 봅니다. ① 약점을 노력으로 극복 가능한 경우, ② 노력으로도 극복하기 힘든 경우(학벌 등), 전자의 경우라면 죽을둥살둥해서 약점을 개선시키면 되고, 후자라면 또 두가지 경우로 나뉩니다. ① 약점을 직시하며 친숙해짐으로써 이걸 내 일부분으로써 걍 받아들이는 것, 즉, 어떻게든 바꿔야(개선해야) 하는 게 아니라, 그냥 내 일부로 받아들이는 거죠. [ex. 장애를 지녔지만 밝게 살아가는 이들], ② 개선되기 힘든 약점은 그냥 두고, 그걸 커버칠 수 있는 다른 면모를 계발하는 것. 즉, 특정 약점을 관련있는 다른 강점으로 상쇄시키는 경우,[ex. 학벌은 별로지만, 자신의 커리어에 중요한 다른 스킬이 뛰어난 이들]
물론, 노력으로 나아지지도 않고, 그렇다고 내 일부로 받아들이기도 힘들고, 게다가 커버칠 수 있는 다른 면을 찾기도 힘든 그런 약점도 존재할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라면 어쩔 수 없죠. 뭐, 걍 방어기제로 감싸는 수 밖에. ㅋㅋㅋㅋ
(그래도 왠만한 경우라면 위 세가지 대처방안으로 극복 가능하다고 봅니다.)
@무명자 좋은 가르침 감사합니다. ^^
좋은글 감사드립니다. 그런데 무명자님께 사람심리에 대해 여쭤보고 싶습니다. 어떻게 해야 되나요?
쪽지 주세요. 아는 주제라면 답변 드리겠습니다.
그런데 프로이트 이론이 현재 심리학계에서 인정받고 있나요?
프로이트는 따로 <정신분석학> 쪽이라서, 심리학에서 "참조" 하는 정도죠. 참조 가능한 "다른 분파로서는" 당연히 거장으로 인정받고 있고, 프로이트가 심리학자냐 아니냐 하는 논란은 이미 끝났다고 보시면 됩니다. 프로이트는 심리학자가 아닌 "정신분석학자"입니다.
오 뭔지 알것같다
오늘도 잘 배우고 갑니다!!!
좋은글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솨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