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행유예 기간 마약 투약과 절도를 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황하나(33)가 법정에서 “죽은 남편이 보고 싶다”며 눈물을 흘렸다.
23일 서울서부지법 형사9단독 이선말 판사 심리로 열린 황하나의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등 혐의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피고인에게 징역 2년6개월을 선고하고, 필로폰을 5회 투약한 값으로 50만원을 추징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피고인이 이미 한 차례 법원에서 집행유예로 선처를 받았음에도 다시 범행을 저질렀다”면서 “자신의 범행을 부인하고 남편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등 죄질이 불량하다”고 했다.
황하나는 지난해 8월 남편 오모씨와 지인인 남모·김모씨와 함께 필로폰을 투약하고, 같은 달 말에도 오씨와 서울 모텔 등에서 필로폰을 맞는 등 5차례 필로폰을 투약한 혐의로 기소됐다. 지난해 11월 29일 김씨의 주거지에서 시가 500만원 상당의 물건을 훔친 혐의도 받는다.
당시 황하나는 집행유예 기간이었다. 그는 2015년 5~9월 자택 등에서 필로폰을 3차례 투약하고, 2018년 4월에는 향정신성 의약품을 처방 없이 사용한 혐의로 기소돼 2019년 11월 항소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황하나의 변호인은 최종 변론에서 “피고인의 향정 혐의를 입증할 충분한 증거가 없다”며 “수사기관이 지인들의 자백 진술 등에만 근거해 기소했으며, 범죄 장소에 피고인이 실제 있었다고 뒷받침할 만한 뚜렷한 증거가 없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또 “남편의 석연찮은 죽음과 친구의 자살, ‘바티칸 킹덤’(국내 최대 마약 유통책으로 알려진 인물)과 무리하게 연결 짓는 일부 언론의 자극적인 보도가 있었다”며 “피고인이 비호감이고 이미지가 안 좋다는 이유만으로 너무 많은 미움을 받았다”고 했다.
황하나는 최후발언에서 “억울한 부분이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진심으로 죄송하고 송구한 마음”이라며 “한때 진심으로 사랑한 남편과 (극단적 선택을 해서) 건강을 회복하지 못한 남씨가 진심으로 안타깝고 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지인과 가족에게 떳떳하게 살아가고 싶다”고 덧붙였다.
발언문을 준비해 온 그는 눈물을 흘리다 목이 멘 나머지 다 읽지 못하고 법정을 빠져나갔다. 법정 밖에서는 오열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