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드업 실험·싱커등 구질 다양화 노력
'나의 꿈도 언젠가는 이루어질 것이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뒷문 지킴이’ 김병현(23)의 선발 꿈은 식지 않고 있다. 여전히 그의 마음에는 활화산 같이 타오르고 있다.
최근 들어 두 경기 연속 세이브가 되지 않은 상황에서 마운드에 오른 것에 대해서 김병현은 “크게 개의치 않는다. 오히려 선발 때를 대비해 여러가지 실험을 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의 마음 구석에 또아리를 틀고 있는 선발에 대한 욕심을 다시 한번 드러낸 것이다.
23일 콜로라도전에서 김병현은 와인드업 포지션으로 공을 던졌다. 평상 시는 먹이감을 노려보고 있는 방울뱀처럼 몸을 최대한 웅크린 자세에서 투구 동작에 들어간다.
기존의 자세는 1~2이닝을 효과적으로 막는 투구 폼이지만 체력 소모가 커 선발 때 많은 이닝을 던지지 못하는 단점이 있기 때문에 와인드업을 실험해보았다는 것이 김병현의 설명이다.
김병현은 올 시즌 들어 계속해서 구질을 다양화하고 있다. 직구와 슬라이더 외에 체인지업, 싱커, 떨어지는 커브 등등…. 대개 마무리 투수들이 직구와 승부구 한가지 정도만을 던지는 것에 비하면 너무 많은 구질이다. 이것도 언젠가 찾아올 선발에 대비한 준비 작업의 일환이었다.
그러면 과연 김병현이 언제쯤 선발로 뛸 수 있을 것인가. 현 애리조나 투수진 구성상 김병현이 다이아몬드백스 유니폼을 입고 있는 한 선발로 뛸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
김병현을 대체할 만한 마무리 투수가 없다. 이런 상황에서 선발 투수진이 모자란다고 해도 그 자리를 김병현에게 줄 수는 없다. ‘아랫돌 빼서 윗 돌을 괴는’ 격이다.
따라서 김병현의 꿈은 앞으로 3년 후 프리 에이전트가 된 후에 이루어질 수도 있다. FA시 돈보다는 ‘선발 조건’을 내걸고 협상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피닉스=이석희 특파원 seri@dailysport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