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3월 13일, 여기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소노마 카운티 박물관입니다. 소노마 카운티에 속해있는 도시 산타 로사는 제주시와 자매도시이죠. 그래서 이곳엔 커다란 돌하르방도 시내 중심가에 서있습니다. 야자수와 함께 돌하르방을 보니 마음은 제주에 있눈 것 같네요.
이곳 소노마 카운티 박물관에서는 제주 4.3 특별전시회가 3개월동안 열리고 있습니다. 이곳에 오기전 사진 몇 장으로 전시회 모습을 보았지만, 실제로 와서 보니 느낌이 남다릅니다. 억울하게 학살된 사람들의 고통과 절규가 너무도 생생하게 다가와 한동안 먹먹한 기분을 억누르기가 힘드네요.
역시 고길천 화가의 작품들이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옵니다. 강요배의 작품들, 현기영 소설가의 순이삼촌 영문본도 전시되어 있어 누구나 읽어볼 수 있습니다. 제2의 4.3이라는 강정마을 상황도 동영상으로 만들어져 한쪽에서 상영되고 있고, 해녀들의 삶을 보여주는 애니메이션 그리고 4.3에 관련된 수많운 작품들이 전시장을 가득 메우고 있습니다.
이번 제주 4.3 전시회를 직접 기획한 박물관장 (디렉터) 다이앤과 만나 여러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다이앤은 평화운동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으며, 몇 차례 제주에 갔을 때 강정마을 소식을 제대로 듣지 못한 아쉬움 때문에 이번에 레지스 트렘블래이 감독을 직접 초청하여 '제주의 영혼들' 상영회를 기획하게 됐다고 합니다.
이번 4.3 특별전시회에 찾는 사람들도 아주 많으며, 대부분 지역 시민들인데, 모두들 제주에서 일어나는 일에 관심이 많다고 박물관 직원들이 설명해줍니다. 우리들은 전시회장을 둘러보고 곧이어 영화상영회와 토론회를 갖기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