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마당 앞에 있는 대광보전 뒤뜰에서 올려다보는 대웅보전이 늠름해 보인다
나이 든 사찰의 자글한 주름도 보이고 희끗희끗 흰머리도 보이는 듯하다
그래서 더 푸근하다
대웅보전 앞마당에서 내려다보이는 대광보전의 지붕은 또 얼마나 멋진가
정성껏 빗어 내린 삼단머리를 촘촘히 따 내린 듯 정갈하다
누군가의 간절함일까
작은 돌담에 담긴 사연들이 햇볕에 잘 마르고 있으니
간절한 기도가 이미 그 어딘가에 잘 닿았기를
꾹 다문 요사채 대문 앞에 서면 침묵하게 된다
처음엔 무뚝뚝하게 보였는데
이젠 과묵해 보인다
가을엔 침묵이 어울리니까
정진에 방해하지 않을게요
돌담엔 담쟁이가 정석이지
담쟁이가 빨갛게 물들면 얼마나 유혹적인지
너의 표정은 한결같구나
항상 입 헤 벌리고 웃고 있다
맘 좋은 더벅머리 총각 같으니라고
입구에서 파는 밤빵도 먹어주얍니다
막 구워진 빵을 틀에서 꺼내주길래 좋아라 하고 먹다가 엇뜨거!
내 입천장 ~~~
저기, 고독해 보이는 한 남자가 보이는군요
징검다리는 건너봐야 맛이죠
올 때마다 느끼는 건
물이 어쩜 이리도 맑을까
작은 치어들까지도 다 보이는 물속이 청결한 샘물 같다
문화연수원 옆에 있는 카페의 처마 물받이가 너무 예쁘다
일본에서 많이 봤는데 누가 먼저일까
일본이 우리에게서 배워간 게 많으니
아마도 우리가 먼저일 거야 하는 소위 국뽕을 한번 부려보기로....
와~~~
다시 읽어보니 김구선생의 어록 중 이제 이루어지고 있는 게 있었다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어제도 로제와 브루노 마스의 노래 아파트가 전 세계적으로 난리라는 걸 언급했는데
김구선생의 뜻이 지금 화려하게 꽃피고 있으니 기뻐하시겠다
지금
한국 문화가 아주 강력한 힘을 갖고 있답니다
해탈교를 걸어 나오면서
저기 거북이 두 마리가 있었네 했더니
어디 어디 하면서
너무나 열심히 물속에 레이다 망을 펼치고 찾는 남편
아직 못 찾았어? 히히
손으로 가리켰더니
에이! 하면서
거북이가 사는 곳이 아닌데 웬 거북이가 있다고 하나 했다며
속은 걸 분해하는 표정이다
그러게 왜 농담을 팩트로 받냐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