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전의 명수' 군산상고 이름 바뀐다
한국 고교 야구사에 큰 획을 그었던 역전의 명수 군산상고가 학교 명칭 변경을 추진하고 있어 지역 주민들이 못내 아쉬워하고 있다.
25일 군산상고 동문회(회장 고석정)에 따르면 60-80년대 고교야구의 맹주로 전국민의 사랑을 받은 학교의 명칭을 시대 흐름에 맞게 바꿀 계획이다.
동문회는 최근 "대다수의 상고들이 정보화 시대에 맞게 명칭을 바꾸고 있는 추세를 감안해 내년 초 '상고'란 명칭을 변경할 계획"이라며 "새 명칭을 공모해 연말까지 이름을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군산상고가 이름을 바꾸면 전북도내 마지막 남자 상고의 명칭이 역사의 뒷장으로 사라지게 된다.
1941년 군산시 문화동 터에 문을 연 군산상고는 지난 60-80년대 국내 고교야구계를 풍미한 유명 선수를 대거 배출한 명문 학교이다.
80년대 프로야구 홈런왕으로 인기를 끌었던 김봉연 선수를 비롯해 현 프로야구 기아 감독 김성한, '슬러거' 김준환, 도루왕 김일권, '싸움닭' 조계현 등 그 숫자를 열거할 수 없을 정도다.
이같은 막강 진용으로 전국대회에서 우승 15차례, 준우승 20여 차례의 금자탑을 쌓으며 도민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군산상고 야구팀은 라이벌이었던 경북고와 천안북일고, 선린상고 등과의 맞대결에서는 패색이 짙다가도 여러차례 8,9회 역전승을 거둬 '역전의 명수'란 애칭을 얻기도 했다.
군산 시민 김모(45) 씨는 "시민과 애환을 같이 한 군산상고의 명칭이 바뀐다니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너무 아쉽다"면서 "급변하는 사회여건에 맞춰 명칭이 바뀌더라도 새 이름을 달고 더욱 발전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상하 교장은 "60년간이나 지속된 상고 현판을 내리게 됐지만 새로운 마인드와 이미지로 옛 명성을 되찾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군산상고는 이름을 바꾼 뒤 오는 2005년께 인문계 고교로 전환할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