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혜원(蕙園) 신윤복(申潤福, 1758?~1817 이후)은
조선후기를 대표하는 풍속화가로 그의 그림으로는
<미인도>, <단오도>, <월하정인도> 등이 유명합니다.
별로 알려지지 않은 신윤복의 그림 가운데는
현재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된 〈아기 업은 여인〉이 있습니다.
이 그림은 1910년 이왕가박물관(李王家博物館, 현 국립중앙박물관)이
일본인 곤도(近藤佐五郞)로부터 산 화첩 속에 포함되어 있지요.
이 화첩에는 김두량, 김득신, 김후신, 이인문, 변상벽,
그리고 강세황 같은 쟁쟁한 화원들의 그림도 들어있습니다.
▲ 신윤복, 〈아기 업은 여인〉, 조선후기, 종이에 담채, 23.3×24.8cm, 국립중앙박물관
그런데 이 그림의 오른쪽에는
“蕙園申可權字德如(혜원신가권자덕여)”라는 글이 적혀 있습니다.
이에 따라 신윤복의 본명이 신가권이며,
자(어른이 되어 다시 붙인 이름)는 ‘덕여(德如)’임이 밝혀졌지요.
따라서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신윤복은
그의 필명일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간송미술관에 소장된 유명한 〈미인도〉 그림에도
‘신가권’이라는 도장이 찍혀 있습니다.
<아기를 업은 여인>은
그림이 화면 왼쪽에 자리 잡았고,
오른쪽에는 그림에 대한 감상을 적은 부설거사(扶辥居士)의
긴 글이 화폭의 3분의 2나 차지하고 있는데
부설거사가 어떤 인물인지는 알려지지 않지요.
그림은 배경은 없이 여인과 아이의 모습만 그렸는데,
여인은 키가 크고 몸매가 날씬하며,
넓고 풍성한 치마에 당시 유행하던 짧고 꼭 끼는
저고리 밑으로 젖가슴이 드러나기도 했습니다.
또 등에 업힌 아이는 천진스러운 표정으로 해맑게 웃고 있어
따뜻한 어머니의 등을 느끼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