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선 지금까지의 경기력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 봐야 할 것 같은데, 제가 프리뷰글에서 애시당초 주된 논점으로 잡았던 것은 카이리 어빙의 벤치옵션화 였습니다. 플레이오프, 특히나 챔피언십 매치와 같은 경우는 가장 잘하는 것을 해야하는 게임입니다. 이전의 우승팀들이 모두 그러했고, 샌안토니오가 2000년대를 자신들의 리그로 만들고 있는 가장 큰 이유도 폽감독의 오랜 지도하에 팀이 너무나도 스스로를 잘 알고 있다는 사실에 기인합니다.
그래서 전 델라베도바를 스타팅으로, 르브론이 쉴 때 어빙이 들어서는 것을 골자로 하면 어떨까 싶은 생각을 했었죠. 뭐, 결과는 어빙이 부상으로 ' 또 다시 ' 이탈을 해야만 했지만요. 델리가 스타팅으로 나선 챔피언십 두경기에서 팀은 2승입니다.
- 전 이번 파이널이 마음에 듭니다. 비단 캐벌리어스스가 진출해서일 뿐만 아니라, 경기장에서 내뿜는 열기와, 열정과, 에너지가 근 몇년간의 파이널 중 단연코 최고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이토록 볼에 몸을 내던지는 파이널은 본적이 없네요. 제 기억을 1990년대 밑으로 되돌리지 않는 이상은 말이죠,
- 어쨌든, 캐벌리어스가 골스에게 힘겹게나마 2경기를 가져올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블랫 감독의 게임플랜이 좋았습니다. 게임 1차전에서 골든 스테이트 워리어스는 르브론에게 득점을 주는 대신, 나머지 선수를 꽁꽁 묶는 전법을 택했습니다. 팀이 승리했으니 그것을 성공이라고 봐야 했을까요? 아니요, 그렇진 않을 겁니다. 쉽게 가져갈 수 있는 경기를 골스는 연장까지 가는 접전끝에서야 승리했고, 결국 스티브 커 감독은 2차전 부터 전술을 바꿨습니다. 적극적인 더블팀을 진행하지는 않지만, 르브론이 포스트업시 페인트존 안으로 들어서게 될 경우엔 가장 가까운 빅맨이 르브론에게 달라붙기로 한거죠. 하지만, 이 조차도 경기중 왔다갔다 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확실히 르브론을 버린다 아니다라고 할만한 게임플랜이 아니었던거죠.
반면 블랫은 고집스럽게 똑같은 패턴으로 밀고 나가고 있습니다.
시리즈 전 이었나요? 블랫 감독의 인터뷰 중에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꽤나 있었습니다. NBA파이널에 진출한 것은 처음인데, 떨리지 않냐는 질문에 지금 농담하냐는 표정으로 ' 내가 큰 경기를 얼마나 많이 겪어봤는 줄 아느냐? 나는 결코 떨리지 않는다. ' 라고 말했죠. 실제로 블랫은 전혀 떨리는 느낌이 아니었고, 시즌 한경기 한경기를 치루는 것처럼. 아니 어쩌면 시즌보다 좀 더 편하게 시리즈를 맞이하고 있는 느낌입니다. 그리고 비로소야 선수들이 블랫을 리스펙트 한다는 느낌이 드는 부분도 있군요.
시즌 초반 블랫이 폭격을 맞을 때에도 그를 옹호했던 한 사람으로써는 기쁠 따름입니다.
- 그리고 르브론.
저는 차라리 파이널이 이런식으로 진행되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게 무슨 이야기냐면 어빙과 러브가 빠진 상황을 말하는 겁니다. 여러분들은 ' 아니 이게 무슨 개소리야? ' 라고 하실 수도 있겠지만, 르브론의 팬이 아닌 클리블랜드의 팬으로 바라본 올 시즌을 가장 완벽하게 마무리하는 일임과 동시에, 르브론이 과거 이루지 못한 업적을 완료하는 길이 될 겁니다.
올 시즌, 골스가 NBA역사를 통틀어 가장 강력한 팀 중 하나였던 것은 부정하기 어렵습니다.
정규시즌 67승이라는 숫자가 그냥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죠.
그러한 강팀을 맞이하여 르브론은 파이널 2차전부터, 그가 겪었던 최약체의 라인업으로 파이널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뭐, 디트로이트 침공때 있었던 즉, 산왕에게 4-0으로 떡실신 당했던 그 때를 제외한다면 말이죠.
캐벌리어스는 지금 공격 옵션이 너무 없습니다. 아마 제 기억이 틀리지 않다면 08시즌인가 09시즌에 It' all Lebron이라는 글을 적었던 적이 있습니다. 그 글의 골자는 캐벌리어스가 지금 잘 나가는 이유는, 르브론으로 부터 파생되는 공격의 영향이다. 라는 것이 주된 골자였는데 최소한 당시의 캐벌리어스의 공격 라인업은 지금보다 훨씬 뛰어납니다. 벤치도 지금보다는 두텁고 말이죠. 물론 어디까지나 어빙과 러브가 빠진 것을 골자로 합니다.
어쨌든!
캐벌리어스의 현재 에너지는 수비에서 나옵니다. 그들은 시즌 내내 수비에서 지적을 받았고, 많은 칼럼니스트들은 캐벌리어스의 현재 수비지표로 우승을 한 구단은 역대에 없었다고 말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캐벌리어스는 여기에 또 다른 이야깃거리를 추가했는데, 팀내 득점 2,3위팀이 부상으로 이탈한 팀 또한 우승한 적이 없습니다.
아직 시즌은 끝나지 않았고, 4차전부터 그대로 3-0 리버스 스윕을 당해도 이상하지 않을 상대이긴 하지만, 3차전 현재 2-1로 우위를 점했고, 만에 하나라도 4차전을 잡는다면 어쩌면 우리는 첫번째 NBA 우승 트로피를 오하이오로 가져오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저는 이러한 시나리오가 너무 완벽하다는 겁니다. 몇몇 분들이 르브론은 드라마가 없다고 말씀하시곤 하는데, 제 머릿속에서 아예 삭제시켜버린 마이애미시절의 르브론은 모르겠지만, The Decision ' SHOW ' 이전 르브론이 보여주었던 드라마는 제법 됩니다. 아직도 제 기억속에 선명하게 새겨져 있는 것들 말이죠. 이는 단순히 디트로이트 침공을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니라, It's your fault 사건 Vol. 1,2라던가 스파이크 리를 향한 Fifry, 밀워키와의 4쿼터 중반에 터져나온 자유투라인 덩크, 그리고 마찬가지로 밀워키를 상대로 터졌던 르브론의 득점 세례 같은.
르브론을 스몰포워드 포지션 역대 No.2로 논함에 있어서 부족했던 한가지는, 그가 우승을 너무 쉽게했다는 지적을 받는다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마이애미 프랜차이즈의 우승 경험을 폄하할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 그들 또한 힘겹게 싸웠고, 어려운 서부의 팀을 상대로 챔피언십에서 4승을 거둔 팀 입니다. 르브론이 그런 시선을 받아야 했던 가장 큰 이유는 역시나 Decision SHOW를 함으로써 좀 더 쉬운길을 가려고 한다는 인상이 남아있기 때문이죠.
만약, 올 해 캐벌리어스가 우승한다면 르브론은 자신을 향했던 그러한 시선을 불식시킬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내년시즌 첫경기를 ' 반드시 ' 캐벌리어스 유니폼을 입고 뛰고 싶다던 케빈러브와, 건강하게 돌아올 카이리 어빙, 앤더슨 바레쟝. 아마도 높은 확률로 캐벌리어스에 남게 될 JR과 제임스 존스, 마이크 밀러. 좋던 싫던 남을 수 밖에 없는 모즈고프와 셤퍼트. 남아주길 바라는 TT. 그리고 꼭 잡아야할 선수로 급 탈바꿈한 델라베도바. 그러고보니, 우리는 여기에 26번째로 신인을 지명할 권리도 가지고 있었죠.
지난 번 글에도 밝힌 것 처럼, 캐벌리어스가 내년 시즌 올 시즌보다 나쁠 것이라는 보장은 그 어디에도 없습니다. 누차 이야기하지만 케빈 러브는 내년시즌 캐벌리어스 유니폼을 입게 될 겁니다. 내 후년은? 그것은 잘 모르겠구요. 물론 저는 여전히 앤드류 위긴스를 그리워 합니다만.
- 이야기가 길었는데, 결국 이번 파이널은 누가 가장 잘 하는 것을 계속해서 유지하느냐가 관건이 될 겁니다.
데이비드 블랫의 게임 플랜에 없었던 선수는 데이비드 리였고, 블랫은 아마도 이제 머릿속에 데이비드 리를 봉쇄할 수 있는 게임플랜을 준비할 겁니다. 제 예상이 그렇게 나쁘지 않다면 4차전에는 마이크 밀러와 파이널에 한번도 모습을 내비치지 않은 션 매리언이 5분 이상의 출전시간은 얻어내지 않을까 합니다. 제가 정규시즌과 현재까지 바라보면서 느낀 데이비드 블랫이라면 아마도 그렇게 할 것 같습니다.
- 모르겠습니다. 우승이라는 것이 어떠한 감정인지. 특히나 이 곳 NBA에서 응원하는 팀이 우승을 했던 것은 90년대 후반의 시카고 불스를 제외하면 전혀 없군요. 항상 염원했던 야구는 2002년을 시작으로 여러번이나 우승하고 있는데 말입니다. 이젠, 그것도 썩 많이 기쁘지 않은 것을 보면 저도 약아빠진 인간이긴 한가 봅니다.
오늘과 같은 게임에 대한 세세한 부분을 지적하는 것은 올바르지 않습니다.
캐벌리어스는 단지 좀 더 승리를 많이 원했을 뿐이고, 골든 스테이트 워리어스는 그것을 조금 늦게 깨달았을 뿐 입니다.
4쿼터 커리는 어떻게 될까요? 델리가 계속해서 그를 막아낼 수 있을까요?
예상이라는 것은 어디까지나 재미있는 것이기는 합니다만.
다른이에게 불쾌감을 주는 확신섞인 표현은 자제히는 것이 어떨까 합니다.
- 진이 다 빠지네요. 모처럼 평일에 집에서 쉬면서, 와이프 될 사람은 한가로이 네일을 하러 가서 돌아올 생각을 하지도 않고. 모처럼 대낮부터 느긋하게 맥주나 한잔 마시면서 바라본 파이널의 소감입니다.
오후엔 와이프 될 사람하고 같이 광안리 바닷가나 사알 걸어야 겠네요.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4차전때 뵙죠.
첫댓글 이 글의 핵심은 "오후엔 와이프 될 사람하고 같이 광안리 바닷가나 사알 걸어야 겠네요." 였군요.
이런... 들켰군요. 기-승-전-그깟 공놀이 입니다.
ㅋㅋㅋ잘 읽었습니다
블렛이 파이널 들어서 팀장악력이 많이 올라간 느낌이 듭니다 게임전/후 인터뷰하는거나 순간적인 작전이나 라인업 운용이나... 타이론 루나 코치들에서 좀 자유로워 졌다고 할까요... 부상때문에 선택할게 별로 없기도하지만 블렛의 괴팍할 정도로 고집스럽고 약점을 공략하는 스타일이 잘나오고 있는거 같습니다
항상 고생 하십니다. :-) 요즘도 활약 잘 보고 있습니다. ㅎ
말씀처럼 플레이오프를 거치면서, 블랫의 장악력이 확실히 뻗어나간 느낌입니다. 블랫은 스스로 가장 잘하는 것을 활용하고 있고, 상대방이 약점이 생기면 끈질기게 파고드는 성격이 어빙-러브가 빠진 지금 상황에서는 가장 최고의 전술이 되어가는 느낌입니다.
열기와 열정 에너지는 정말 몇년만에 최고 수준인거 같아요 진짜 진흙탕 싸움의 끝을 보는듯한...
정말 이번에 우승한다면 르브론은 디시젼쇼 이후에 걸어야 했던 기나긴 감정적 여정의 종착지에 도착하는 거라 봅니다.
이제 한국나이로 32살. 지난 르브론의 10년은 보통 인간으로서는 감당할 수조차 없는 압박의 연속이였죠. 모든 인간이 완벽하진 않고 르브론도 마찬가지지만, 그래도 정말 존경스럽습니다.
좋은글 잘 봤습니다 :) 저도 캐브스 팬이지만 르브론을 지웠던 입장에서 이번 파이널의 르브론은 그동안의 감정을 차치하고라도 박수쳐줄 수 있는 훌륭한 모습이라고 생각되네요
하나의 팀이 된 것 같아서 더 만족스럽네요 __) 남은 경기들도 잘해줬으면 좋겠어요!!
꿈을 꾸고 있습니다.
글기다리고있었습니다 4차전때뵈요~^^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오랜만이네요 체다님... 아 정말 뭉클한 그순간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체다케이님 좋은글 잘 봤습니다...
디시즌쇼 전부터 마이애미때.
현재 클블까지 쭉
10년동안 르브론팬이었습니다.
이번 시리즈가 르브론뿐 만이 아니라 클블의 입장에서도 기대되는 바라던 결말로 가고있다니. 가슴이 뭉클해지네요.
클리블랜드팬분들 모두 마지막까지 힘내시구요
감사합니다.
삼성 라이온스 팬이신가요?
부산이면 롯데팬이시겠죠^^
아, 아뇨 삼성팬이 맞습니다. (__)
최강 삼성팬이시죠^^
진짜 블랫감독은 뚝심인지 고집인지...정규 시즌에도 그렇게 욕먹던 스위칭도 드디어 빛을 보는 것 같네요. 2차전에서도 모즈코프 과감히 빼는 결정을...주변에서 루키감독이니 NBA는 다르다느니 아무리 얘기해도 전혀 흔들리지 않는 모습이 멋지다고 해야 하나요....뭔가 차갑고 단단한 것이 푸틴을 생각나게 합니다.외모 말고도...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말씀하신것처럼 사소한것에 논쟁하느라 힘빼지말고 다같이 즐기면 좋겠네요
이대로 정말 우승을 하는건가?? 이게 말이 되는건가?? 어리둥절 합니다. 오랜만에 글 보니 반갑네요.. 자주 좀 써 주세요
체다님 글 기다렸어요
전 히트시절까진 르브론 안티에 가까운 사람이였지만.
이번 플옵때부터는.. 뭐랄까 감동받았습니다
이번 파이널에거 모습은.. 진짜.. 온몸을 불살르는 농구는 이런것이다라는걸. 르브론과 팀원들이 보여주네요.
디시즌쇼 이후에 갠적으로 르브론에 대한 좋은 감정은 다사라져버린 사람인데 이번 플옵서부터는 그런 악감정이 사라지고 있네요 08시즌의 코비를 보며 느꼈던 감정을 느끼고 있습니다 그해 파이널을 보며 코비가 호감으로 바꼈거든요 하지만 올 파이널을 골스 응원할랍니다 ㅎㅎ
2009년 기아우승이후 가장 감격적인 순간이 오길....
제발 꿈이 현실로 다가오길 바라고 있습니다.
우리 선수들 믿습니다.^^
오늘승리도 정말 감격적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