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부님 저희들은 집에서 아기를 낳아 보려고 했지만
만일에 어떤 피치못할 일이 생기면 이 깊은 산골에서 힘들것 같아
신부님에게 부탁하여
신자들 집에 방이 하나 남는 곳이 있으면
한달만 빌려 달라고 하려고 여기까지 왔어요."
라고 내가 말 하자, 방안에 계시던 할머니가 갑자기
"우리집으로 갑시다"
라고 하시는게 아닌가?
할머니는 연세가 70이 넘으신 분인데 혼자 살고 있다고 합니다.
사람들은그 할머니를 `연도 할머니` 라고 부른다고 합니다.
이는 신자들이 죽으면 바로 달려가서 시신을 씻어주시고
시신에 새옷을 입히고 장례절차를 준비하는 고마운 분이십니다.
그는 북한에서 내려오신 분으로 남한에서 결혼하였지만 슬하에 자식이 없습니다.
남편이 돌아가시자 성당에서 봉사활동을 하시는 분이십니다.
신자들을 불러 모아 돌아가신 분을 위해 연도(죽은 이들을 위한 기도)를 한다고 하여
`연도 할머니`로 불리워 진다고 합니다.
우리는 그날로 할머니를 따라 성당에서 20분 거리인 남양동 집으로 갑니다.
할머니 집에는 방이 3개인데 둘은 세를 주고
큰 안방을 혼자 쓰십니다.
할머니가 아내에게
"여기서 나와 함께 지내지 뭐 어때?"
"네 좋아요"
나는 아내를 여기에 남겨두고 덕풍계곡 집으로 가야 합니다.
우리 두 아들들은 대전 살레시오 돈 보스코 수도원에서 신부님과 수사님들이
중학생들 24명을 보호하며 키우고 있습니다.
학교는 일반학교에 다닙니다.
이곳을 잘 아시는 분이 우리집에 왔을때
우리 어린 두 아들이 왕복 12km를 걸어 풍곡 초등학교에 다니는 것을 보고
"대전 살레시오 수도원으로 가세요"
라고 소개해 주었던 것입니다.
그 수도원은 엄청 규모가 큰 곳이고 사회 여러 단체들이와서 수련을 하는 곳이기도 합니다.
내가 이제 집으로 돌아가려고 밖으로 나오자
아내가 따라 나오며 버스 타는 길목까지 오면서 눈물을 찔금찔끔 짜는게 아닌가?
후에 아내는
"그때 저는 꼭 무인고도에 혼자 버려진 느낌이었어요"
라고 그때의 심정을 말하였습니다.
내가 버스를 타고 떠나자 아내가 손을 흔듭니다
그것도 잠깐 아내가 보이지 않자 나야말로 무인고도에 혼자 남겨진 기분입니다.
나는 다음 정류장에서 \내릴까 라고 생각하다가 집에 까지 돌아옵니다.
무인고도의 우리집은 아무도 없습니다.
아내가 보이지 않자 나는 집에 아내가 없는 것을 알면서도 아내를 찾아다닙니다.
벽에 걸려있는 아내의 옷을 만져보고 아내의 향기를 맡아보며
아내가 무척 그리워 지는데 이런 느낌은 처음입니다.
(계속)
첫댓글 형광등등님~
착한 할머니의 모습이 그려지네요.
두 아들을 선물 받으심 축하드립니다.
아네가 없는 빈 자리는 허전 할것입니다.
즐겁고 행복한 날 되세요.
어서오세요 샛별사랑님 감사합니다.
제 상황을 이해 해 주시니 감사합니다.
아내가 얼마나 그리운지 모릅니다 하하하 부끄
선배님 신앙으로
힘든 고비 넘기시고
하느님 사랑
많이 받으셨군요.
연도는 우리 아버님 연령회장님이셔서
저도 따라다녀서
지금도 연도 잘 한다소리
듣습니다.
다음 호 에서
아유 비비안나님 신앙심이 대단하신가봐요,
그 연도할머니는 삼척에서 명사로 통합니다.
누가 돌아가시면 신자고 아니고 간에 가서 장례를 도와주니 모두 좋아합니다.
연도 할머니랑 시장엘 한 번 다녀왔는데 많은 사람들이 인사하는 것을 봤어요 하하하
임신한 아내를 두고 와야 하는 아픔
그리고 남겨진 아내의 아픔이 느껴지네요
임신과 출산 시 남편이 함께 있어야 하는데.......
나는 일에 쫏겨 그렇게 하지 못했어요
많이 미안할 뿐이죠
항상 건강하신 사랑이 가득하시길 빌어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베르나르도님 감사합니다.
언제난 님의 착한 마음과 굳은 신앙을 느끼며
참 좋은 분이 제글에 댓글을 달아주심에 늘 감사해 합니다.
님도 아래에게 그런 마음이 있었나봐요
매일매일이 좋은 날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