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대학 기숙사생활을 한 친구에게서, 기숙사에서 마른 오징어를 구워 먹었다가 그곳 친구들의 시체타는 냄새로 오해하는 바람에 기숙사에서 쫒겨날 뻔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냄새가 구수한 이 오징어 타는 냄새를 사람의 살이 타는 것으로 오해한 서양인들의 문화가 조금은 이해가 된다.
최근 FIFA의 개고기사건에 대하여 여러가지를 생각하는 가운데 내 이야기를 할까 한다.
개고기 먹어본 캐나다 친구의 반응
캐나다 친구 데이브(Dave. 30. ESL 교사)를 한국에 데려갈 기회가 있었다. 그에게 서울대 사거리 어느 개고기집에 데려가서는 그냥 고기라면서 먹게 할 기회가 있었다. 내가 대접한 것은 개수육이었다. 양념장에 찍어먹어 가며 백세주를 먹는 그는 머리카락만 노랗지 영판 한국인과 별다를 게 없었다.
데이브에게 고기맛이 어떠냐고 물으니 대답이 놀라웠다. "처음 먹는 개고기가 너무 맛있다"였다. "어떻게 개고기라는 것을 알았냐?"는 질문에 소고기와 돼지고기와는 전혀 달랐다는 그의 이야기였다. 그래서 내심 먹으면서 개고기일 거라는 생각을 했다는 것이다.
"미안하다. 속일 생각은 없었다"는 내 말에, "오히려 문화를 알게 되어 기쁘다"는 말을 했다.
문화로 인정하고 공식적인 사육과 유통과정 거쳐야
우리는 캐나다와 한국의 음식문화에 대하여 이것저것 이야기하면서, 내가 말고기를 먹어본 것과 사슴고기 등 다양한 육류를 먹어본 것에 대하여 이야기하자. 그 자신은 말고기를 먹지 않는다고 말하면서 문제는 문화적인 차이인 것 같다는 말을 꺼냈다.
이런 개고기의 경우도 공식적으로 정부가 앞장서서 하나의 문화로 살릴 수 있다면 그보다 더 좋을 수 없다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사실, 데이브는 개고기를 식탁에 올리는 과정이 올바르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고기로서의 문화적 인식과 홍보
웹사이트를 항해하다 보면 일본문화에 대한 영문번역과 동해를 일본해로 표기한 수많은 영문판 지도를 보곤 하면서 한국인의 한국문화와 한국에 대한 홍보가 얼마나 부족한 것인가를 알았다.
우리들의 경제력이 성장할 동안 우리들을 타인에게 알리는 작업을 너무나 소홀히 하지 않았나 생각해 본다.
일본음식에 대한 개인적 관심으로 도서관에서 일본스시(Sushi)에 대한 책을 검열했을 때 이 스시에 대한 책만 약 20권이 나왔다. 한국김밥과 한국음식을 검열해 보았으나 단 한 권도 찾을 수 없었다. 안타까운 일이었다.
도서관 직원에 어떻게 일본음식에 관한 책이 많이 수집되었냐고 물었다. 도서관 직원의 말이 일본 및 동양에 관한 책들은 대체로 기부된다는 것이었다. 이 말을 듣고 잡지열람대를 뒤져본 결과 일본, 중국, 대만 등 여러 아시아국가로 부터의 많은 잡지들이 무상으로 공급받고 있었고 이들 책은 자국어와 영어로 동시에 지원이 되거나 영어로 지원되어 자국을 이해시키는 홍보지 역할을 하고 있었다.
월드컵을 맞은 우리들의 자세에 대한 충고로 받아들여야
개고기 사건이 일파만파로 퍼지는 가운데 우리들의 문화를 이해못하는 외국인들을 일방적으로 욕할 일도 아니요, 우리들이 개고기를 먹는 것을 나쁘다고 말할 것도 아니다.
개고기를 문화로 인식하고 정부가 받아들이는 그 활동과 우리들의 문화를 이해시키려는 우리들의 노력을 되돌아 보아야 할 것이다. 월드컵을 치르는 나라에서 우리 것을 전세계에 심어주지 못하고 홍보하지 못한 것이 잘못이라면 잘못이다. 우리들의 안일한 세계축제 준비에 대한 충고로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중국도 일본도 아닌 한국만의 정체성을 홍보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국인만이 개고기를 먹는 것이 아니다. 대만인도 먹고 중국인도 먹는다. 캐나다에서 사귄 친구인 대만출신 킴 역시 개고기는 맛있다며 그가 캐나다 여러 친구에게 공개적으로 먹는다고 말한다. 캐나다인 역시 신기해 할 뿐 개고기 먹는 사람을 미친 취급하진 않는다.
많은 사람들의 한결 같은 질문이 있다. 무엇이 한국을 중국이나 일본과 다르게 설명할 수 있는가이다. 내가 생각해도 설명하기 어렵다. 한국만의 독특한 면을 우리들은 세계에 소개하는 데 소홀한 것 같다. 일본문화와 중국문화 속에서 한국문화를 잃어버린 것은 아닌가 생각하며 개고기사건을 계기로 한국문화를 알리는 데 보다 노력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