迂 直 之 計
迂 : 돌아갈 우 / 멀 우
直 : 곧을 직
之 : 갈 지
計 : 꾀 계 / 계략 계
(가까운 길을 돌아가다 / 우회로 이기는 병법의 지혜)
손자(孫子)는 전국시대 제나라의 병법가다.
절도와 규율로 오(吳)나라 군대를 양성했으며, 병서(兵書)‘손자’를 지었다.
손자는 전쟁의 기술만이 아니라 왕의 통치, 외교, 인사 등 다양한 분야의 견해를 담고 있어
무인은 물론 문인도 널리 읽었다.
조선시대에는 한때 역과 초시(譯科初試)의 교재로도 쓰였다.
“손자‘ 군쟁편은 ”가까운 길을 먼 길인 듯 가는 방법을 적보다 먼저 아는 자가 승리한다(先知迂直之計者勝)“고
적고 있다.
가까운 길을 바로 질러가지 않고 돌아갈 줄도 알아야 한다는 우직지계(迂直之計)가 나온 구절이다.
손자의 병법은 이어진다.
”군쟁(軍爭)의 어려움은 돌아가는 길을 직행하는 길인 듯 가고 불리한 우환을 이로움으로 만드는 데 있다.
그 길은 돌기도 하고, 미끼로 적을 유인하기도 하고, 상대보다 늦게 출발해 먼저 도착하기도 한다.
이런 사람이 우직지계를 아는 사람이다.
때로는 빠른(直) 길을 돌아가는 것(迂)이 세상을 사는 지혜(計)다.
적이 한 손에 잡힐 듯하다고 직선으로 돌진하다간 몰살당하기 십상이다.
함정은 늘 급한 마음에 숨어 있다.
장자에 나오는 얘기 중에 일화,
어떤 사람이 자신의 그림자를 싫어했다. 그림자를 자신에게서 떼어내려고 발걸음을 빨리했다.
그림자는 여전히 붙어 다녔다. 자신의 발걸음이 늦기 때문이라고 생각한 그는 뛰기 시작했다.
그래도 그림자는 떨어지지 않았다. 뜀박질이 늦은 탓이라고 여긴 그는 숨이 멎을 때까지 뛰었다.
장자가 안타까워했다.
“그늘에 들어가 좀 쉬면 그림자도 없어지고 지친 몸도 안식을 찾을 텐데.....”
우리는 자주 달린다. 서쪽으로 가는 이유, 동쪽으로 가는 까닭도 모른 채 무리를 쫓고,
남들이 매달아 놓은 욕망에 닿으려 달리고 까치발을 한다.
까닭 모르고 쫓으니 방향을 잃고, 까치발로 서니 내 걸음을 잊는다.
우리는 그렇게 하나 둘 ’나‘를 잃어간다.
속도의 시대다.
기술이 빨라지고, 걸음이 빨라지고, 심지어 사랑조차 빨라진다.
걷는 속도로 보는 세상 풍경이 가장 아름답다고 했다.
가끔은 돌아가자.
모퉁이에 핀 꽃을 볼 수도 있으니.
출처 : 손자(孫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