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FT 3분기 거래 규모 106억7000만 달러(12조5000억원) 기록
국내 ‘클립드롭스’에선 두달 만에 90억원 거래
“관련 법규가 명확해져야 재테크 수단으로서 가치" 지적도
#A씨는 지난 9월 말 사전예약을 통해 NFT 작품(David Bowie x 33soul (ed.2/5))을 339.54달러(약 40만원, 수수료 제외)에 구매했다. 200개 한정 판매 작품으로 희소성이 높은 만큼 리셀(재판매)로 수익을 볼 수 있다고 판단해서다. A 씨가 구매한 NFT는 SK텔레콤의 ‘버라이어T-방탄소년단’ 광고에 삽입된 ‘디지털 아트(디지털 기술을 사용한 예술 작품)’로 BTS의 브랜드 가치가 더해져 리셀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최근 NFT(Non-Fungible Token·대체불가능토큰)가 신개념 재테크 수단으로 떠올랐다. NFT는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해 고유한 인식 값을 부여, 디지털 세상에서 구매자의 소유권을 증명받을 수 있도록 한 작품이다. NFT거래소에서 자유롭게 사고팔 수 있고, 경매로 값을 높여 리셀하기도 한다.
NFT 시장은 올해 3분기를 기점으로 대폭 성장했다. 블록체인 데이터 플랫폼 댑레이더에 따르면, NFT 올 3분기 거래 규모는 지난 1·2분기 12억 달러에서 10배가 늘어 106억7000만 달러(약 12조5000억원)를 기록했다.
한국에서도 NFT 거래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카카오의 블록체인 전문 계열사 그라운드X가 만든 NFT거래 플랫폼 ‘클립드롭스’에선 지난 7월 말부터 이번 달 8일까지 480만 클레이(암호화폐 단위· 9일 기준 약 90억6000만원) 규모의 거래가 발생했다.
NFT 거래가 활발해진 건 지난 3월 디지털 아티스트 비플(본명 마이크 윈켈만)이 작품 5000개를 모아 만든 ‘나날들: 첫 5000일(Everydays: The First 5000 Days)’이 6934만 달러(약 785억원)에 팔리면서다. 같은 달에는 픽셀이 엉성하게 표현된 NFT 캐릭터 그림인 크립토펑크 3100번이 760만 달러(약 85억원)에, 트위터 CEO 잭 도시의 첫 트윗을 NFT로 만든 작품이 290만 달러(약 34억원)에 거래되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게임과 메타버스 가상세계 속 아이템도 NFT로 제작되면서, NFT 시장은 점점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메타버스 게임 ‘로블록스’나 게임사 위메이드의 ‘미르4’ 글로벌 버전에선 게임 아이템에 NFT를 적용해 판매하고 있다. 또 가상 부동산거래 플랫폼 ‘어스2’에선 NFT가 적용된 메타버스 속 가상건물, 땅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다만 NFT가 재테크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을지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이 많다. 소유권만 부여할 뿐, 실질적 권리 행사에 대한 부분은 법적으로 정해진 바가 없다는 것이다.
김승주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5000만원짜리 명품백의 품질 보증서를 1억원으로 되파는 것과 같은 현상이 지금의 NFT 거래”라며 “제대로 된 재테크 투자라기보다 거품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같은 대학원 김형중 특임교수도 “NFT 상품이 지닌 소유권은 아직 법적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관련 법규가 명확해져야 재테크 수단으로서 NFT가 가치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수민 기자 shin.su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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