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심고백'통해 드러난 '완주동창생 폭행사건' 무죄→집행유예
동창 모임 중 폭행당한 50대 전치 20주이상 영구 장애
목격자들 폭행사실 부인, 추후 한명의 양심고백으로 피고인 구속기소
재판부의 판단은 징역 7개월, 집행유예 2년 선고
지난 2022년 8월 20일 완주의 한 펜션에 정읍의 한 중학교 동창생 20여 명이 모였다.
동창생들은 고기와 장어 등 음식을 먹고 술을 마시며 피서를 즐겼다. 즐거울 것만 같았던 동창생 여행은 새벽 3시경 악몽으로 돌아왔다. 대부분 동창생들이 잠이 든 상황에서 술을 마시며 화투로 ‘섯다’ 게임을 하던 A씨(50대)와 B씨(50대)는 게임 규칙을 놓고 언성이 높아지기 시작했다.
서로 자신이 알고 있던 규칙이 맞다며 다투기 시작했고, A씨가 B씨에게 ‘이거 먹고 떨어져라’고 말하며 손에 들고 있던 현금 2만 원을 그의 얼굴에 뿌렸다.
이에 격분한 B씨는 주먹으로 A씨를 폭행하기 시작했다. 폭행은 수 분 동안 이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B씨는 싸움을 말리는 다른 동창생들에게도 ‘나를 말리면 가만두지 않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A씨는 쓰러져 머리를 부딪혀 정신을 잃었고, 동창생들은 그가 술에 취했다고만 생각해 펜션 내부의 한 방으로 옮겼놨다.
동창생들은 아침이 되도록 A씨가 깨어나지 않자 그제서야 119에 사람이 쓰러졌다고 신고했다. 약 6시간 가량이 지난 시점이었다. A씨는 이후 경막하출혈 등으로 영구적인 인지장애 진단을 받았다.
당시 A씨의 가족들은 동창생들의 말만 믿고 A씨가 단순히 넘어져 부상을 입은 것으로 알았다. 당시 사건을 목격한 동창생들은 모두 ‘술을 마시고 넘어진 것’이라고 진술했다.
그러나 C씨(50대)만은 A씨의 가족들에게 당시 상황을 ‘양심고백’했다. 이후 A씨의 가족들은 B씨에 대한 고발장을 경찰에 제출했고, 이후 수사를 통해 B씨는 중상해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하지만 1심 법원은 중형을 선고할 것이라는 A씨 가족들의 예상과는 달리 "폭행의 증거가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이에 검찰이 항소했고 2심 법원은 B씨의 죄를 인정, 11일 징역형을 선고했다.
광주고법 전주재판부 제1형사부(재판장 부장판사 양진수)는 이날 중상해 등 혐의로 기소된 B씨의 항소심 재판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징역 7개월과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중상해죄는 무죄로 판단하고 폭행으로 인해 부상을 입을 수 있다는 취지의 상해미수죄만 유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에서 유일한 증거는 범행 현장에 있던 4명 중 1명의 증언인데, 이 증언으로는 피고인이 피해자를 폭행했다는 점만 인정이 되고 폭행을 해 중상해로 이어졌다는 부분은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이 술에 취해 방어능력이 미약한 상태의 피해자를 수 차례 가격한 폭력행위의 정도에 비추어 볼 때 죄책이 가볍지 않다”면서도 “피고인이 벌금형을 초과하는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다는 점 등을 고려해 중상해 부분을 무죄로 판단하고, 공소사실 중 상해 미수에 대해서만 인정해 징역 7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A씨의 가족들은 “2년 여가 지난 지금도 A씨는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고, 자식조차 알아보지 못하는 상황이다”며 “억 단위의 병원비를 감당하기 위해 집을 팔았다. 이러한 처벌에 가족들은 막막하다”고 토로했다.
전북일보
첫댓글 할말이 없네요. ㅠ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