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경기는 제게는 너무나 멋진 역대급 명승부였습니다.
이번 파이널을 지켜보면서 제가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란 팀을 진정으로 응원하고 있음을 알게되었고,
스테판 커리의 팬이 되었다는 것도 깨달았습니다.
커리의 3점은 정말 마약같은 매력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가 3점을 던지는 순간 일단 가슴이 두근거리고
3점이 들어가면 혼자 소리지르고 난리가 납니다. 걍 멋있습니다. 걍 멋져요..
특히 오늘 경기 막판 연속 3개의 3점 릴레이는 정말 짜릿한 수준이었습니다. 코비 브라이언트 이후로 저를
이렇게 흥분시킨 선수가 없었는데 이번 플옵의 커리는 그 기분을 느끼게 해주네요.
그리고 르브론.
전 솔직히 그의 데뷔 후 단 한 번도 르브론을 좋아한 적이 없습니다. 오해할까봐 말씀드리면 그를 싫어하지도
않았습니다. 원래 조던, 코비, 아이버슨 같은 간지나는 스타일을 좋아해서 그의 파워풀하고 투박한 플레이가
눈에 들어오지는 않았을 뿐입니다. 다만 한 가지는 인정했죠. 운동능력과 재능은 역대 탑5 안에 들어간다는 점 말이죠.
그러나 그에게 감동을 느껴본 적은 한 번도 없었습니다. 놀라운 투지로 팀을 우승시킨 2012년, 2013년에도 그냥 너무
강하다는 느낌은 받았지만 왠지 가슴이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빅3의 우승이라도 그 시절 르브론의 공헌도가 절대적이었음을
모르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겁니다. 그럼에도 이상하게 가슴이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하지만 이번 파이널의 르브론은 무언가 그 이전과는 달라보입니다. 보면서 그냥 계속 감탄하고 있습니다.
"아... 와... 진짜..." 이런 감탄사가 계속 나옵니다. 매경기 45분 이상을 뛰고, 공격에서 게임 리딩과 득점의 대부분을
담당하고, 수비에서 인사이드 림프로텍터 역할까지 해냅니다. 그리고 발이 떨어지지 않는 순간까지도 동료들을 독려하며
승리에 대한 열망을 드러냅니다. 지독한 승부였던 2차전을 잡아내고 포효하는 모습은 너무나 너무나도 인상적이었습니다.
매 경기 순간순간마다 느껴지는 그의 승리에 대한 열망과 독기를 보면서 이제 르브론은 정신력에서도 최고의 단계에
들어섰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오늘 그의 인터뷰.
"난 세계최고의 선수라는 자신감이 있다. 어려서부터 꿈꾸던 파이널이다. 정규시즌이든 파이널이든 결과가 나오면 받아들여야 한다. 6차전에 이겨서 다시 여기로 올 것이다. 7차전까지 올 자신이 있다"
역대 최고급 선수에게서 느껴지는 자신감과 여유입니다. 전 이번 시리즈의 승패와 상관없이 5차전까지 보여준 모습만으로도
르브론은 그 이전과 달리 평가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역사상 이런 구성의 팀원들을 데리고 역대급 강팀인 워리어스와
대등한 승부를 할 수 있는 선수가 누가 있을까요? 최전성기 마이클 조던과 압둘자바 정도가 떠오릅니다. 지금 이 순간 르브론
제임스가 그들과 같은 급에 있다고 하더라도 저는 과장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저에겐 그만큼 이번 시리즈의 르브론이 대단합니다.
쓰다보니 르브론에 대한 존경심만 드러내게 되었네요. 전 지금까지 플레이를 보면서 존경심이 들었던 선수가 2명 있었습니다.
마이클 조던과 코비 브라이언트. 식중독에 걸린 몸으로 38점을 넣으며 팀을 승리로 이끈 조던과 무릎에 물빼고 오른쪽 검지
손가락에 깁스를 한 상태로 팀을 우승시켰던 코비를 보며 정말 경이로운 감정을 느꼈죠. 그 시절 그들의 스탯이 문제가 아니라
그들의 투혼이 너무 좋았습니다. 그 모습을.. 그 모습을 르브론에게서 보게되네요.
전 그래서 이번 시리즈로 인해 르브론을 다시 보게 되었습니다. '존경'이라는 단어를 쓸 수 있는 선수로 말이죠. 물론 전 6차전에도
워리어스를 응원할 것이고 앞으로도 커리의 팬이 되려 합니다. 항상 코비의 라이벌이자 적이었던 르브론인데, 이번에도 전 그를
'적'으로 생각할 수밖에 없네요. 하지만 '적장' 중에서도 가장 멋지고 위대한 '적장'으로 대접하고 싶네요.
그리고 이제야 알겠습니다. 조던을 상대했던 닉스, 재즈, 선즈 팬들의 마음을요. 르브론이 조던을 뛰어넘을 가능성은 거의
없겠지만, 르브론이 현 시대의 '마이클 조던'이라고 간주해도 전혀 과장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이제 그런 선수가 되었습니다.
첫댓글 멋진 글이네요!!^^
저도 르브론 별로 좋아하지 않다가 이번에 6차전에 클리블랜드 응원할 사람으로서 참 공감되네요.
커리 팬이지만 올시즌은 유난히 르브론이 새삼 대단하다는 거 느낍니다 ㅎ
저도 여기에.... 르브론이 대단하고 멋지다고 생각합니다
저랑 많이 비슷하네요^^
골스가 강하고 재미나긴하지만, 이번에는 르브론이 우승했으면 좋겠네요...
이런 처절할정도의 원맨팀은 아이버슨의 시대처럼 왠지 마음이 가네요
삭제된 댓글 입니다.
인격이요..?
@KiKi 데뷔 초반에 좋았던 이미지를 디시젼 쇼나 리얼월드 발언, 노비츠키 모킹등으로 많이 날려먹긴 했죠.
@KiKi 리얼월드 발언이랑 잘하는 선수로 리그축소를 꾸리자는등 아쉬운 점이 많았죠
제가 느바를 보게해준건 조던이엿고...그의은퇴와 맛물리면서 계속 볼수 있엇던건 코비...그리고 카터...제임스까지...이제 코비와 빈스는 볼날이 얼마안남았고...르브론 마저 떠난다면...아마 커리를 응원할꺼같은 생각이 조심스레 드네요...
르브론과 커리가 3년정도밖에 나이차이가 안나서.. 거의동시대선수라보면될듯요.. 르브론이나 커리나 35살까진 전성기 유지해줄거같음
코비를 가장 좋아하는 저는 왠지 모르게 커리가 너무 매력적이더라고요. 둘이 분명 다른데, 커리에게서 왠지 모를 코비가 느껴져요.
커리 너무 멋지고 응원합니다.
저도 오늘 경기 정말 역대급이었다고 생각합니다. 1쿼터부터 너무 재미있는 경기였어요~ 양팀 다 스몰볼이라 미칠듯이 스피디 한것도 그랬구요
저도 코비-커리 테크를 타게됐네요;; 참 팬이되는과정은 절대 억지로 되는게 아닌거같아요 그리고 릅론 대단합니다
우리의 기대치를 하늘 끝까지 높여놓은 르브론의 계속되는 진화는 존경스럽지 않을 수 없죠.
저랑 거의 같은 생각이시네요...저도 현재 골스의 팬이 되어가고있고 커리의 팬이 되었으며, 아이버슨, 로즈를 좋아했던 저는 르브론은 데뷔때부터 정감이 가지 않는 마냥 싫은 상대였습니다. 허나 지금 파이널을 보고있자면 경이롭기 그지없으며 한편으로는 불쌍하기까지 합니다. 정말 멋진 적장입니다. 하지만 커리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