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14일부터 16일까지 캘리포니아 산타 바바라에 있는 마리아의 집 피정센터에서 우주의 군사화에 반대하는 글로벌 네트워크 총회가 열리고 있습니다. 글로벌 네트워크는 창립 22년이 된 국제평화운동단체로서, 이번 자리에는 일본, 인도, 노르웨이, 캐나다, 미국, 한국 등에서 온 수십명의 평화활동가들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2012년 글로벌 네트워크 총회는 강정마을에서 열렸었죠. 세계 각국의 활동가들이 철조망이 쳐진 구럼비 바위로 카약을 타고 들어가 총회를 가진 뒤, 불법 제주해군기지 공사에 항의하는 의미로 철조망을 넘어가서 연행되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올해 총회는 먼저 캘리포니아주 반덴버그 미공군기지 정문 앞에서 반전-평화-비폭력-탈군사화촉구 집회를 여는 것으로 시작했습니다. 태평양 연안이 바라보이는 광활한 대치에 서있는 반덴버그 공군기지는 공군우주사령부와 여러 예하부대가 위치한 미군의 핵심군부대로서, 우주를 통제하기 위한 각종 미사일과 핵무기를 포함한 무기체계를 실험하고 발사하는 곳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미국은 핵미사일을 태평양 남부의 비키니섬에서 발사하고, 반덴버그 공군기지에서 격추미사일을 발사해 태평양 한가운데서 서로 부딪혀 폭발시키는 실험을 한다고도 합니다. 미국은 자신이 보유한 2만여발의 핵탄두를 우주 전체를 지배하기 위한 핵심무기체계로 사용하는데, 우주를 지배하면 그 아래에 있는 하늘, 바다, 육지를 모두 장악할 수 있게 되니 정말 놀라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와 같은 미국 우주지배계획이 마련되고 실행되는 곳이 바로 이 반덴버그 공군기지입니다. 세계평화활동가들이 이곳에 모여 평화집회를 여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3월 14일 오후 집회에서는 데니스 애펄과 맥그레거 에디 등 두 명의 평화활동가들이 공군헌병에 연행되었습니다. 이들은 미공군이 법원을 통해 반덴버그 공군부대 접근금지 가처분신청을 하고 이것이 받아들여진 상태였습니다. 그러나 데니스와 맥그레거는 제한선(길바닥에 그어놓은 녹색선으로 넘어가면 연행됩니다)을 넘지 않고 집회허가구역에 평화롭게 서있었음에도 바로 공군에 의해 연행되어 손목에 수갑이 채워져 부대안으로 끌려갔습니다. 남은 사람들은 계속 그 자리에서 집회를 이어갔고, 저는 막아 막아 막아를 모인 사람들과 함께 부르며 강정의 평화! 군사기지 반대를 외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