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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촛대봉
5월이 지나갑니다. 국가의 소음 도시의 소음에서 도망쳐 지리산 거림골 계곡으로 숨어 듭니다. 그곳은 다툼이 없고, 외침이 없고 그져 물소리, 바람소리, 새소리만 들리는 원시의 세계 입니다. 거림계곡은 지리산 남부능선 산청군 시천면 내대리에서 시작되는 계곡으로 “거대한 수림으로 뒤덮인 골”란 뜻이며 지리산 주능선에 가장 손쉽게 오르는 등산로로, 촛대봉(1704m)과 영신봉(1652m) 사이 세석고원에서 깊은 물줄기와 울창한 원시림을 따라 8km 가량 이어진 수려한 계곡 입니다. 오늘 산행은 즐겁고 배부르게 후배들과 함께 했습니다. 내대리 → 거림계곡주차장 → 길상사 → 세석교 → 세석산장 → 촛대봉에서 거림주차장으로 회귀하는 코스로 6시간(12.5km) 소요되었습니다. ▒ --------------------------------------------------------------------------- ▒ 아침 7시 송천동에서 합류, 이바돔감자탕으로 아침식사와 엄살떠는 말로 출정식을 겸합니다. 출정식 주요내용 속기록... 갑돌이: 무릎이 좋지 않아서리... 을돌이: 오랫만에 산을 찾아서... 병돌이: 어제 잠을 잘 못자서... etc. 보통 고속도로휴게소에서 아침을 해결하곤 했지만 퀄리티가 너무 떨어져 명품 감자탕으로 대신 했습니다. 감자탕이 제 자리를 잡기도 전에... 장수 ↔ 통영 고속도로를 씽씽달려 내대리 주차장에 도착 거림계곡으로 들어 섭니다. 세석고원까지는 6km.... 탐방지원센터를 지나 계곡으로 들어 섭니다. 등산로는 호젓한 오솔길로 부드러운 연초록 새순으로 단장한 나무들이 쭉쭉 뻗어 있고 등로를 따라 흐르는 물소리는 우렁차게 들립니다. 며칠전 내린 비 때문인지 거림계곡은 풍부한 수량이 흐르고 있습니다. 막 돋아난 푸른 나뭇잎들이 눈부신 5월의 햇살에 반사되어 반짝반짝 빛나고 청아한 물소리와 이름모를 새들의 합창... 녹색으로 물들인 쭉쭉 뻗은 노송들 사이를 걷고있는 지금은 질끈 동여맨 머리띠와 티셔츠를 적시는 끈적거리는 땀방울조차 상쾌하게 느껴집니다 등로를 따라 작은 물줄기들이 계속이어져 물이 풍족한 계곡임을 알 수 있습니다. 특이한 나무 입니다. 보통 가지가 하늘로 사선으로 자라지만 이 나무는 수평으로 가지가 자라고 다시 그 곳에서 직각으로 가지가 뻗어나 자라고 있습니다. 지금은 이렇게 울창한 노송과 푸름을 자랑하는 나무들도 일제강점기 때는 군수용으로, 광복후에는 땔감으로 마구 베어져 한때 벌거숭이 계곡이 되기도 했다 합니다. 또한 국군토벌대와 빨치산과의 끊임없이 교전이 이루어졌던 곳으로 근대사의 지리산 최대 비극인 빨치산의 주무대였다 합니다. 지나온 길 2.4km.... 앞으로 2.6km 계속 너덜길로 오름은 이어지고 있으며 우리들의 숨소리도 조금씩 거칠어지고 있습니다. 잠시 휴식중... 샌드위치와 순도 100% 복분자즙으로 부족한 당분을 보충 합니다. 수명을 다한 고목들이 누워있는 곳을 따라 다시 등로에 들어섭니다. 고도가 높지만 수량은 풍부합니다. 무명폭포 입니다. 그럴듯한 전설 하나쯤 가지고 있을 법한 폭포지만 이름을 얻지 못했습니다. 폭포하류의 흐름... 시원한 계곡물에 땀에 젖은 손을 씻고... 그렇게 빛나는 5월의 햇살을 받아 빛나는 초록의 반짝 거림으로 눈이 부셔옵니다. 일본에서도 가장 춥다는 북해도가 지리산에 있습니다. 일명, 북해도교.. 거림마을에서 여기까지는 겨울철에도 그렇게 춥지 않지만 여기만 들어서면 본격적으로 추위기 느껴지기 시작하고 또 주위에 없던 눈들오 이곳에서는 유독 녹지 않고 남아 있어서 [북해도]라 불렀다 합니다. 또한 세석고원 정상부 촛대봉방향에서 내려오는 작은 물줄기들이 합류하는 지점이기도 합니다. 북해도교를 지나면서 등로는 가파르게 변합니다. 人 모양의 고목이 바둑판무늬가 새겨진 바위에 기대어 있습니다. 고목에 기생하는 이끼도 파릇파릇 연초록 새순을 피어내고 있습니다. 지리산에서 남해 삼천포 앞바다가 조망된다 합니다. 밝게 개인 하늘 때문인지 오늘은 삼천포 앞바다를 볼 수 있습니다. 산첩첩 능선뒤로 바다가 보입니다. 내륙 깊숙한 지리산에서 바다를 볼 수 있으니 그 풍광은 신비롭습니다. 세석고원 대피소를 1.3km 남기고 있습니다 세석고원으로 가는 마지막 다리 세석교를 지납니다. 고도 1500m가 되는 곳이지만 계곡으로 흐르는 수량이 너무 풍부합니다. 청학동과 의신에서 오는 등로와 만나는 삼거리 입니다. 세석고원을 0.5km 남기고 있습니다. 수량이 풍부한 계곡과 햇빛이 넉넉하게 비추는 양지에는 야생화가 군락을 이루고 있습니다. 드디어 세석고원에 도착 했습니다. 철쭉은 대부분 지고 몇 개 남은 꽃잎은 흩어져 있습니다. 세석대피소를 지나 촛대봉으로 향합니다. 해발 1500m 넘는 곳에 습지가 있어 야생화 생태공원이 있습니다. 세석대피소와 세석고원(세석평전)입니다. 해발 1400m~1700m에 있는 약 30만평에 달하는 면적과 남향으로 15도 경사를 이루며 완만하게 펼쳐진 지형으로 신라시대에는 화랑도 수령장이었으며, 동학 농민군의 전장, 일본 강점기 때는 징용과 징병 거부자들의 피난처 해방후 파르티잔의 근거지, 6.25전후 화전민들의 보금자리 등 한국현대사의 질곡을 짊어진 장소 입니다 촛대봉에 도착 했습니다. 구상나무와 철쭉꽃 사이로 천왕봉이 조망됩니다, 촛대봉에서 바라보는 천황봉 입니다. 멀리 제석봉의 구상나무 군락지와 여러 봉우리들이 입체적으로 다가 옵니다. 천왕봉까지는 4.4km......아쉬움을 뒤로 하고... 세석대피소에 내려와 샌드위치와 삼각김밥...그리고 세석고원 계곡에 넣어두었던 캔맥주로 만찬을 즐깁니다. 달콤한 휴식과 여유로운 시간을 보낸 후 하산합니다. 다시 출발지인 거림까지는 6.0km로 내려가야 합니다. 등로 초입에 서 있는 노송이 반갑습니다. 만개한 금낭화의 자태를 보며 안전하게 하산 했습니다.
▒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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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오랜만에 지리산 속내 사진을 보게 되네요. 부럽습니다. 거림골왕복 산행 -
천왕봉까지 안 오르고 무리하지 않는 산행을. . .노련한 산꾼 모습이 연상됩니다. 범초.
최근 2개월동안 바위산만 3군데...미인봉,대각산,옥녀봉...이렇듯 낮아도 힘든 산행..오히려 설악산,지리산이 등 지구력을 요하는 산이 그립습니다...정말 잘~ 보고 갑니다 ^^
억수로 오랜만에 지리산 품속에서 땀 흘리고 갑니다^^*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지리산...울컥 그리움에 목이 메입니다. 오랜만에 불루님의 사진과 글로 지리산을 다시 그리워 하며....늘 건강하시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