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 33억 산내면 장금 신규마을, 20세대 중 달랑 한 세대만 입주
겨우 한 채 입주 불구 누구도 책임 안져, 현 담당자만 죽을 맛
-사진은 33억을 들여 조성했지만 한 세대만 입주해 있는 산내 장금지구 신규마을
“입주해달라” 사정하는 상황, 잘못된 시책 판단과 현실 무시한 결과
정읍시가 2014년 농림축산식품부 주관 일반농산어촌개발사업의 신규마을 조성사업 공모에 선정돼 추진했던 산내면 장금신규마을이 총 20세대 중 달랑 한 세대만 입주한 것으로 확인돼 충격을 주고 있다.
산내 장금리 신규마을 공모사업 참여에 앞서 정읍시는 2013년 7월 26일 용역 중간보고회를 열고 ‘옥정호에 반할 수 있는 주거지로 만들자’며, 20호 규모의 공공주도형 마을을 만들어 지역경제 활성화 계층이 입주토록 하자고 한 곳이다.
신규마을 조성 20세대 사업 규모는 당시 공모사업의 참여 조건이었다.
(유)용성엔지니어링이 맡은 당시 용역 중간보고회에는 최영만 부시장을 비롯한 간부 공무원들이 참석해 점검했다.
최영만 부시장 등 시 관계자들은 “도시민의 귀촌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이에 발빠르게 대처하여 실질적인 귀촌인의 농촌유입을 유도하겠다”며, “자연경관이 수려하고 청정한 지역에 특색있는 전원마을을 조성함으로써 도시민의 정주여건 마련을 통해 인구증가와 지역의 경쟁력을 높이겠다”고 다짐했다.
그러자 당시 김생기 정읍시장은 “옥정호와 구절초 테마공원이 있는 지역에 귀촌자 전원마을을 조성함으로써 관광지와 연계한 다양한 소득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제2의 인생을 설계하기 위한 귀촌자들의 주거환경 여건이 전국에서 가장 좋은 모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과연 그랬을까? 정읍시가 산내 장금리 신규마을 조성계획을 밝히자 본보를 비롯해 본보 편집위원들은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되는 사업”이라고 꼬집었다.
산내 장금 신규마을은 특정인들의 별장을 만들어주기 위한 것으로, 기업적인 마인드로 볼때 상상을 초월하는 관 주도의 퍼주기 정책으로 볼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아무리 전원마을이라해도 도심과 너무 멀리 떨어져 있어 생활용품 구입이나 응급환자 발생시 대처가 늦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결과는 분양에서 그대로 나타났다.
정읍시는 2020년 9월 25일 국비와 시비 등 33억원을 들여 ‘산내 장금지구 신규마을’ 조성을 완료했다.
2014년 공모사업 선정 이후 마을정비 기본 및 시행계획을 수립하고, 마을정비구역 지정, 기반시설 정비 절차 등을 거쳐 2017년 착공했다.
2020년 9월 이 사업이 완료된 때는 유진섭 시장 때였다. 당시 유진섭 시장은 “장금지구 신규마을은 섬진강 옥정호에 위치해 주변 경관이 수려하고 생활여건이 우수해 도시민들의 호응이 컸다”면서 “앞으로도 대민 적극 행정으로 쾌적한 조거공간을 조성해 농촌에 활력을 불어 놓겠다”고 다짐했다. 전임부터 이어온 사업이니 불가피한 발언일 수 있다.
하지만 이때부터 분양이 순조롭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컸다.
이유는 2014년 사업시작 당시 신청자들이 모두 일반분양 재공고에 신청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정읍시의 기대와 달리 신청자가 0명이었다.
정읍시는 2021년 9월 초 분양가를 재조정해 재분양에 나섰다.
당시 산내 장금 신규마을 분양가는 3.3㎡당 최저 51만6천450원에서 최고 53만9천450원이었다.
이후 2021년 10월 6일 일반분양 재공고 결과 20필지 가운데 10필지가 분양돼 정읍시 관계자들은 고무적인 반응을 보였다.
당시 분양 받은 10세대 외에도 문의가 계속되고 있어 향후 건축과정을 통해 재분양을 추진하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분양에 대한 우선순위도 정했다. 1순위는 산내면 장금리로 주민등록이 되어 있는 실거주 세대주 또는 농촌거주 희망 도시민 세대주(도시민 50%이상 비율로 정함), 2순위는 정읍시 읍면지역에 주민등록이 되어 있는 실거주 세대주, 3순위는 정읍시 동지역에 주민등록이 되어 있는 실거주 세대주, 4순위는 정읍시 외 지역 거주자로 정했다.
▷지난 8월 28일 열린 본보 제1685호 편집위원회에서는 ‘실패한 시정 돌아볼 수 있는 정읍시 자체 점검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가칭 ‘실패시정백서’를 만들어 앞선 시장들이 잘못해 예산을 낭비하고 흉물로 방치된 각종 사업 결과물에 대한 평가와 이같은 잘못된 시정에 재발하지 않도록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산내 장금 신규마을 조성 사업도 그 대표적인 사례중 하나로 꼽힌다.
2020년 사업을 완료하고 분양에 나섰고 총 20필지 중 10필지가 분양되는 등의 성과를 거두는 듯 했지만 이들 대부분이 분양을 포기하면서 예산 투자액 33억만 날린 꼴이 됐다.
문제는 겨우 한 채 입주에도 불구하고 누구하나 책임질 사람이 없다는 점이다.
예산을 들여 사업을 추진한 산내 장금 신규마을 조성사업은 현 담당자들이 “제발 입주해달라” 고 사정하는 상황으로 변했기 때문이다.
정읍시 도시과 관계자는 “2024년 9월 현재 산내 장금 신규마을에 입주한 필지는 1세대 뿐이다. 주변 환경은 좋지만 아무래도 도심과 생활권이 멀다는 것이 입주를 꺼리는 이유같다”며 “현재 입주한 세대도 홀로 생활하기 어려워 주변에게 입주를 권하고 있지만 쉽지 않다. 요즘 2-3명에 문의하고 있는데 최선을 다해 잘 협의해 입주토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 사업을 이대로 추진해야 할 것인지, 사업의 방향을 바꿀 것인지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시점에 놓였다.
본보 편집위원들은 “2014년 사업 추진 당시에도 무리가 있었다는 지적이 있었지만 정읍시는 이를 무시했다”면서 “잘못된 시책 판단과 현실을 무시한 사업추진이 어떤 결과를 나타내는지 여실하게 보여준다.”고 꼬집었다.
특히, 주요 사업의 추진과정을 명문화 한 정책실명제를 보다 내실있게 추진하기 위해서는 사업추진 배경과 경과, 결정과정을 명시해 수십억의 손해를 끼친 사업에 대해서는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정읍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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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정읍시 산내면 장금리 “장금 신규마을 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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