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도 호박을 썰어 빈방에 펼쳐 말린 적이 있는데
내가 여행 간 사이 남편이 빈방 창문을 잘 열지 않아 상태가 좋질 않았다
일단 킵 해놓았는데
어디선가 호박을 세 덩이나 또 모셔왔다
날씨가 더 추워지면 베란다 창을 열어놓기가 어려우니 더 추워지기 전에 호박해체작업하자 했더니
둘 다 스케줄 없는 오늘을 D-day로 하자며 서두른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했으니
호박고지 보다 커피가 먼저랍니다
지인이 주신 신선한 드립커피 한잔 내려 마시고 본격적인 호박 잡기
무아지경으로 호박 껍질 벗기고 있는 숙련공의 뒷모습
호박고지 경력이 꽤 되는 아주 세련된 솜씨를 보여주기에 작목반에서 지급하는 연봉도 높을 것으로 추정됨
호박을 자르기 위해선 강력한 힘을 필요로 한다
반으로 잘라놓으면 나는 속 파내기 돌입
호박 속살은 부드러워 폭실폭실한 감촉이 좋다
전에 내가 없는 사이에 길게 잘라 널어놓고는 흐뭇해하더니
이번에도 길게 자르라 종용한다
한번 해 보지 뭐 하며 사과 껍질 깎듯 돌려 깎기 했더니 제법 옛 어른들이 했던 모양이 나온다
중간에 끊기는 것도 많았지만.
손 다친 경험이 있어 아주 조심조심
작목반의 분주한 현장의 모습
분업으로 착착 이루어지니 속도도 빠르다
몇 번의 위험한 상황에 이르기도 했지만
내 손은 마지막까지 무사했다
부지런히 안방 베란다를 오가며 널기 작업에 들어간 남편이
내가 손을 씻기도 전에 얼른 와서 보라며 나를 베란다로 데려간다
와우!
아주 예쁘게 잘 널었군요
짝짝짝!
햇살이 하루종일 드는 집이라 금방 마를 것이다
12월 초 태국으로 떠나기 전에 호박떡으로 만들어 소분해 넣어두면
짠딸 출근 전에 아침식사용으로 아주 요긴할 것이다
당분간 베란다 창은 열어놓고 지내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