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복선생에 대한 제문 -문인 신집(申楫)
아아 내 맘 슬프고도 애통하구나 / 嗚呼 하느님이 이 세상에 공 나게 한 건 / 天之生公 어찌 괜히 태어나게 한 것이리오 / 夫豈偶然 해와 별의 정기 흠뻑 받은 데다가 / 日星精委 강과 산의 기운 모두 받아 나셨네 / 河岳氣全 뭇사람들 뛰어넘는 식견 지녔고 / 超群達識 세상 드문 영웅스러운 자태 지녔네 / 間世英姿 그리하여 부여받은 임무 컸나니 / 大任於是 문이 우리 선생님께 있지 않겠나 / 文不在玆 아름다운 문장 짓는 업 사양했고 / 業謝詞華 경전 훈계 궁구하는 도 맛 알았네 / 道味經訓 조존 공부 성찰 공부 지극하였고 / 操存省察 박학에다 심문까지 두루 하였네 / 博學審問 이락 연원 거슬러 가 찾아보았고 / 泝源伊洛 도산 서애 수레바퀴 자취 좇았네 / 追軌陶厓 선생께서 중한 임무 안 맡았다면 / 微公任重 끊어졌던 학문 누가 이었으리오 / 絶學誰階 선진들의 예와 악을 따라서 하매 / 禮樂先進 사람들은 종사로다 모두 여겼네 / 士林宗師 궁하여선 홀로 숨어 선을 즐기매 / 窮而獨善 공론들이 의지하여 믿고 기댔네 / 公論依歸 조정으로 나아가선 도를 행하매 / 出而行道 조정 기강 맑은 데다 깨끗해졌네 / 朝著澄淸 지난날 선조 임금 다스릴 적엔 / 往在先朝 나라 운수 아름다운 때를 만났네 / 運際休明 청현직의 반열 두루 거치면서는 / 淸班屢遷 매일 하루 세 차례씩 접견하였네 / 晉晝三接 나라 이에 다스려질 만하였는데 / 國其庶幾 어찌하여 지방으로 내려갔던가 / 胡斂于邑 청승이 흰 비단에 똥 누었지만 / 靑蠅有點 백옥에는 아무 흔적 남지 않았네 / 白玉無痕 성대했던 시절에도 그러했는데 / 盛時尙爾 황차 정사 어지러운 때이겠는가 / 何況政昏 외론 충심 갈수록 더 환히 빛났고 / 孤忠耿耿 만언이나 되는 상소 밝고 밝았네 / 萬言炳炳 한 번 임금 노여움을 촉발시키매 / 一觸主怒 도가 장차 폐해짐이 운명이었네 / 將廢也命 공야장이 죄가 없이 갇히었나니 / 冶長非罪 우리 도가 장차 궁해지려는 거네 / 吾道窮耶 평생토록 참됨만을 쌓아 왔나니 / 平生眞積 단단하여 달리 먹은 마음 없었네 / 斷斷無他 억울함을 신원하는 말 곧았기에 / 雪伸辭直 임금 노염 풀고 은혜 크게 내렸네 / 雷解恩隆 애당초에 먹었던 맘 이루기 위해 / 修吾初服 산속으로 돌아와서 누워 지냈네 / 歸臥山中 세 칸짜리 야트막한 초가집 짓고 / 三椽矮屋 십 년 동안 그 속에서 숨어 살았네 / 十年嘉遯 험난함을 만나 뜻은 더 굳어졌고 / 志堅遇險 곤경 처해 인은 더욱 푹 익었다네 / 仁熟處困 천 년 만에 황하수가 맑아져서는 / 河淸千載 성인께서 임금 자리 오르시었네 / 聖人有作 비괘 운수 끝난 뒤엔 경복되나니 / 否終則傾 물고기와 물이 서로 만나게 됐네 / 魚水相得 경악 자리 있으면서 논사를 하매 / 論思經幄 팔채께서 얼굴빛을 동하시었네 / 八彩動顔 문형 자리 맡아서는 붓을 잡으매 / 秉筆文衡 백료들이 주의 깊게 주시하였네 / 百僚聳觀 덕이 성해질수록 더 겸양하였고 / 德盛愈謙 관작 높아질수록 더 공손하였네 / 爵尊益恭 주선함이 예에 들어맞았거니와 / 周旋中禮 임금 교화 도와주는 태도였었네 / 贊君之容 올린 말들 도리에 딱 맞았거니와 / 言語中倫 임금에게 고해 주는 정성이었네 / 告君之誠 선생님이 아니라면 그 누구리오 / 非公其誰 하늘에서 태평 오게 하려 한 거네 / 天欲治平 불세출의 자질 타고 나시었으니 / 以不世出 큰일 한번 이룩함이 마땅하였네 / 當大有爲 백성에겐 이에 부모 있게 되었고 / 民有父母 나라에는 이에 시귀 있게 되었네 / 國有蓍龜 아름다운 운수 오는 때이었기에 / 時哉時哉 군자의 도 점점 크게 자라났다네 / 君子道長 백성에게 은택 미칠 기약 있어서 / 致澤可期 조야에서 맘 간절히 바랐었다네 / 朝野想望 어찌하여 하늘 우리 아니 도와서 / 何天不佑 선생께서 이런 병에 걸리게 했나 / 而有斯疾 조정에선 돌아가게 해 주길 빌고 / 乞骸公朝 사실에선 손을 꺼내 보이시었네 / 啓手私室 우리 동방 의지할 분 없게 되었고 / 東方無賴 후학들은 어느 누굴 모범 삼을꼬 / 後學安倣 이는 실로 시대 운수 관계된 거로 / 實關時運 도 없어질 운명인데 어찌하리오 / 可奈道喪 아아 내 맘 슬프고도 애통하구나 / 嗚呼哀哉 지난날에 선생께선 상대 접할 때 / 昔公應物 안과 밖의 구분없이 대하시었네 / 無內無外 매섭기는 가을날의 서리와 같아 / 秋霜烈日 사람들이 바라보곤 두려워했네 / 人望而畏 따사로운 기운 마치 봄바람 같아 / 春風和氣 곁에 가면 포근하기 그지없었네 / 卽之也溫 지난날에 자기 자신 검속함에는 / 昔公律己 감히 범접 못할 만큼 엄하였었네 / 且嚴且尊 지푸라기 하나라도 의가 아니면 / 一介非義 어찌 감히 남에게서 취해 오리오 / 何取於人 일호라도 예에 맞지 않는 일이면 / 一毫非禮 자신의 몸에다가 아니 행했네 / 不設於身 화평스러운 모습으로 단정히 앉아 / 雍容端坐 종일토록 해이하게 하지 않았네 / 終日不違 마치 위로 상제 대해 있는 듯했던 / 對越上帝 참된 취미 누가 알 수 있었으리오 / 眞趣誰知 집 가난해 가재도구 하나 없지만 / 家徒四壁 연못에는 큰 거울이 하나 있었네 / 塘有一鑑 한 해 내내 그 주위를 서성였나니 / 卒歲倘佯 그 즐거움 담담하여 끝이 없었네 / 其樂澹澹 자신을 이룬 뒤에 지혜로움으로 / 成己知也 남들까지 또한 이뤄 주시었다네 / 所以成物 어느 누가 보고서는 감동 안 받아 / 孰不觀感 품고 있는 기질 변치 아니하리오 / 變化氣質 어느 누가 훈도되지 아니하여서 / 孰不薰陶 자기 본원 단정하고 맑게 안 하리 / 端本淸源 나와 같이 어리석고 몽매한 자도 / 愚蒙如楫 또한 문하 되어 배울 수가 있었네 / 亦獲登門 나의 나이 겨우 약관 되어서부터 / 自我弱冠 가르치지 아니하는 교회 받았네 / 承不屑誨 나는 비록 호향 사는 동자였으나 / 童雖互鄕 물리치지 아니하고 받아들였네 / 與進不退 아득하니 우곡 골짝 생각해 보니 / 緬懷愚谷 첩첩 산에 겹겹 물이 둘러져 있네 / 水複山重 어쩌다가 한가로워 틈이 날 때면 / 時承燕閒 선생님을 모시고서 소요하였네 / 杖屨陪從 무슨 의심 상고하지 못했겠으며 / 何疑不稽 무슨 의를 강구하지 못하였겠나 / 何義不講 선각자인 선생님이 안 계셨다면 / 噫微先覺 어리석은 나를 누가 틔워 줬으랴 / 孰開愚戇 삼십 년도 넘는 세월 지나는 동안 / 三十餘年 백번 천번 만번도 더 변하여졌네 / 百千萬變 못난 성품 지키면서 분수에 따라 / 守拙安分 사물 이치 순응하여 받아들였네 / 順受理遣 재앙 받지 않은 거를 복으로 삼고 / 無災爲福 욕됨 없는 거를 영광으로 삼았네 / 無辱爲榮 털끝조차 모두 내려 주신 거기에 / 秋毫皆賜 감격스러운 눈물만을 줄줄 흘렸네 / 感涕徒橫 지난해에 겨울이 다 끝나갈 무렵 / 去歲冬抄 병석으로 찾아가서 절을 올렸네 / 來拜床下 병중에도 대궐 계신 임금 그리며 / 病裏戀闕 두 눈에서 눈물 줄줄 쏟으시었네 / 雙淚交瀉 내가 다시 집으로 돌아올 적엔 / 及我辭歸 선생께선 목이 메어 말씀하셨네 / 公語凄咽 네가 지금 떠나가는 그 발걸음이 / 曰汝今行 영결하는 마지막이 될 것이라고 / 便是永訣 그 어찌 알았으랴 그때 이별이 / 那知此別 갑작스레 떠나가는 마지막일 줄 / 奄忽違侍 높고 높은 태산 풀썩 무너진 데다 / 泰山頹矣 튼튼했던 대들보가 꺾이어졌네 / 梁木壞矣 쓸쓸하고 처량해라 나의 그림자 / 涼涼孤影 끊어진 길 위에 홀로 멍하니 섰네 / 獨立窮途 길 더듬어 무턱대고 가야만 하니 / 擿埴冥行 나는 장차 어딜 향해 가야 하는가 / 吾何歸乎 재미없는 벼슬 자리 매인 몸이라 / 酸寒羈宦 아득히 먼 바닷가에 떨어져 있어 / 湖海一涯 운구하는 예조차도 하지 못했고 / 禮違執絚 상복 입는 정조차도 펴지 못했네 / 情闕加麻 세월 흘러 이미 계절 바뀌었으나 / 天時已換 나의 감회 끝이 없이 무궁하구나 / 我懷焉窮 내 이제야 이곳 와서 곡을 하나니 / 我今來哭 만사 모두 부질없는 일이 되었네 / 萬事一空 내 알겠네 우리 선생 품었던 정신 / 知公精爽 올라가서 태청궁에 도달한 뒤에 / 上干太淸 필시 화해 하한으로 되지 않고서 / 不爲河漢 반드시 꼭 열성으로 화하시어서 / 必爲列星 하늘에서 곱고 고운 별빛이 되어 / 爲章于天 아래로 땅 내려 보며 비추리란 걸 / 下土照臨 음산이라 산은 높아 까마득하고 / 陰山巍峨 검지라 못 맑은 데다 깊고 깊구나 / 檢池淸深 마치 집과 같이 생긴 무덤이 있어 / 有封若堂 선비들이 모두 모여 장사 지내네 / 多士會葬 선생이야 이제 마음 편안하여져 / 公心卽安 백 가지의 복을 모두 누릴 것이리 / 百福來享 그렇지만 선생님이 떠나간 뒤로 / 自今以後 누가 있어 우리 사문 일으키리오 / 誰起斯文 한 번 크게 긴 소리로 통곡하자니 / 一聲長慟 오장육부 불에 타듯 마음 쓰리네 / 五內如焚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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