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내일 시간 되는 사람 있어? 내가 옷을 좀 사야 되는데 봐줄 수 있나 해서."
송지원(박은빈) - "옷? 옷이라면 혹시 그 옻나무할 때 옻?"
"면접 보러 오래."
"잘됐다! 잘됐다!"
"축하해!!"
윤진명(한예리) - "아직 면접 남았다니까."
송지원(박은빈) - "축하할 수 있을 때 축하해야지!"
"강언니, 윤선배 면접 본대! 서류, 필기 다 통과했대!"
"어, 잘됐네."
"윤선배 합격을 위하여!!"
정예은(한승연) - "근데 거기 공기업이잖아. 일단 합격하면 정년보장! 부럽다, 연봉 얼마야?"
"3천 5백은 넘을걸? 그때 가서 나 모른 척 하면 안 돼. 승진할 때마다 밥 사줘야 돼~"
"서류 필기 통과됐으면 다 된 거나 마찬가지지 뭐. 맞다, 우리 10년 후에 동창회 같은 거 하자!"
"10년 후면 서른 둘. 그건 좀 곤란한데? 그때쯤엔 내가 기자 출신 작가가 돼서 방송이다, 출판이다 엄청 바쁠 예정이라."
"그럼 방송국에서 만나면 되겠네. 푸드 칼럼니스트 정예은! 넌 뭐 하고 있을 거야?"
"음... 심리 상담사?"
"상담사가 더 낯가리면 되게 웃기겠다! 어..어떻게 오셨어요...?"
"그때면 강언니는..."
"10년 후를 어떻게 아냐?"
"당장 내일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데."
"인생은 언제 어떻게 잘못될지 모른다는 거, 왜 그런 생각을 하게 됐지? 아직 젊은데."
"사실은요. 나 티비에 나온 적 있어요. 신문에도 나고."
"고등학교 때 놀러 갔다가 죽을 뻔했거든요."
"남들은 죽다 살아나면 인생이 소중해진다는데."
"난 아니더라구요? 뭘 해도 현실감이 안 생기고."
"미래니, 장래희망이니... 웃기지도 않고. 공부도 하기 싫고."
"뭐, 공부는 전부터 하기 싫었지만."
"그 사고 때... 어떻게 살아났어?"
"그게 왜 궁금해요?"
"그냥..."
"어떻게고 뭐고 없어요. 그냥 운이죠, 운. 제비뽑기처럼."
"인간성이 좋아서도 아니고. 나이순도 아니고."
"여기가 어디예요?"
"여긴...왜..."
"이거."
"이게 부적이라는 말, 무슨 뜻이야."
"이걸 왜 아저씨가 갖고 있어요?"
"사람을 죽였다는 말, 무슨 뜻이야!"
"아저씨 누구야?"
"원래 이걸 갖고 있던 아이, 그 아이 아버지다. 말해! 네가 우리 소리 팔찌를 왜 가지고 있어!!"
"진짜 윤선배 합격했으면 좋겠어요."
"합격할 거야."
"그렇지? 나도 이번엔 분명해."
"왜요?"
"타이밍상 그렇잖아. 인생이란 게 왜, 오르락내리락 그런다잖아. 윤선배는 이제 올라갈 때가 된 거지."
"여기..."
"현금 디씨 해줘요."
"직원가 할인도 해주세요."
"결제 도와드리겠습니다."
"아줌마!! 여기요, 여기!"
"아, 애들 눈으로 보면 아줌마지, 뭘."
"짜증 나. 언젠간 진짜 아줌마가 될 거 아니야. 그러다 보면 할머니도 될 거고."
"그럼 넌 안 늙으려고 그랬어?"
"아, 그 아저씨는 어떻게 됐어?"
"그러니까 내가... 아저씨 딸 죽였어."
"아저씨, 나도 죽일 거예요?"
"가. 제발 가라고."
"아저씨..."
"꺼지라고!! 내 말 안 들려? 당장 사라져!!"
"잘 해결됐어. 이제 볼 일 없을 거야."
"어디 가?"
"응."
-왜들 그렇게 열심일까, 라고 생각했다.
-삶은 싸구려 장난감보다도 더 쉽게 부서지는데.
-어떻게 그렇게 소중하게 여기는 걸까, 궁금했다.
-왜들 그렇게 앞으로 가려는 걸까, 생각했다.
-거기에 뭐가 있는지도 모르면서.
-저 앞 어딘가에 점을 찍고 그곳으로 가려는 사람들이 이상했다.
"이거. 부적이라며."
"부적으로 써."
"왜요? 아저씨 나 미워하잖아요."
"네가 뭐가 밉냐. 그냥 일이 그렇게 된 거지."
"잘 지내."
"어디 가요?"
"건너 건너 아는 사람이 일을 좀 같이하자고 해서."
"아저씨, 그때 말이에요. 그 날 그때."
"나 대신에 아저씨 딸이 살았더라면.."
"아저씨 뭐라고 할래요? 아저씨 딸한테.."
"..죄송해요."
"살라고."
"죄책감 같은 거 갖지 말고."
"살아남은 건 부끄러운 게 아니니까, 살라고."
"잘 살라고. 그렇게 살아가라고."
-어딘가를 가려고 하니까 길을 잃는 거라고 생각했는데.
-목표 같은걸 세우니까 힘든 거라고 생각했는데.
-너무 오래 같은 자리에 있어도 길을 잃나 보다.
-어쩌면 나는, 지금까지 그 물속에 있었는지도 모른다.
-계속 계속 가라앉으면서.
-나를 잡고 있었던 건 누구였을까.
첫댓글 청춘시대 진짜 명작이야..
눈물나 ㅠㅠ
청시는 진짜ㅠ
와ㅜㅜㅜ여시가 사족달아존 대사 하나도 버릴꺼없는 띵언들이다,,,,나 이거 안봐서 그런데(내용은 대충알아!) 저기서 화영?이가 친구랑 둘이 같이 물에빠졌는데 친구버리고 산거야?아님 정말 우연히 살아남은거야? 그 트라우마로 엇나간거야?ㅜㅜ
정말 우연히 살아남은거고, 저 아저씨 딸은 같이 빠진 사람 중 하나였는데 물 속에서 화영 잡고 발버둥치다가 결국 물에 빠져 죽음... 아마 그 날을 계기로 욜로로 살아간 것 같아
아하ㅜㅜ그런거였구나,,,진짜 명작이다,,,,,하나도 버릴꺼없는 캐릭터ㅜㅜ
대사하나하나 주옥같다
강언니ㅠㅠ 청시 진짜 너무 좋았어........ 다시 봐야지....
진짜 강언니 서사 너무 좋은데 저 아저씨 좋아하는듯한 느낌 나서 너무 싫었었어ㅠ
진짜 청춘시대 명품드라마야..
청시 최고야ㅠㅠㅠ
대사가 문학이다........
좋다,,
내 인생 최고의 작가님 ㅠㅠㅠ
청춘시대 대사며 독백이며 다 너무 좋아ㅜㅜ
잘보구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