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미주리주 최고법원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온 사형 집행을 모면할 시간을 벌어주기 위해 사형수 마르셀러스 윌리엄스(55)가 검사와 협의한 알퍼드 양형 거래를 22일(현지시간) 중단시키고 대신 오는 28일 그의 무고 주장을 진지하게 들어보는 청문회를 열라고 명령했다고 AP 통신이 전했다. 앞서 전날 늦게 세인트루이스 카운티 순회법원의 브루스 힐튼 판사는 1998년 리샤 게일을 죽음으로 몰아 넣은 1급 살인 혐의에 대한 양형 거래를 승인했는데 최고법원이 다시 뒤집었다.
미주리주 대법원은 힐튼 판사 앞에서 윌리엄스와 변호인단이 그의 무고함을 입증할 수 있는 주장들을 모두 해보라고 명령했다.
아래는 22일 오후 4시에 올린 '형 집행 4시간 앞두고 중단된 미 사형수 7년 지나도 여전히...' 기사 전문이다.
미국 미주리주의 한 교도소에 수감 중인 사형수 마르셀러스 윌리엄스(55)는 2017년 8월 22일(현지시간) 오후 6시 사형이 집행될 예정이었다. 그런데 4시간을 앞두고 에릭 그레이튼스(공화) 주지사의 집행 중지 명령이 떨어져 목숨을 보전했다. 사형 제도를 찬동하는 공화당 출신 주지사로선 이례적인 행보였다.
당시 그의 무죄를 입증할 결정적인 증거가 새롭게 발견돼 조만간 풀려날 것처럼 보였는데 7년이 지난 지금도 그는 형장의 이슬로 사라질 두려움에 떨고 있다.
윌리엄스는 가석방 없는 종신형으로 재선고 받을 수 있도록 21일 검사들과 양형 거래에 들어갔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하지만 주 법무장관(검찰총장)은 윌리엄스와의 양형 거래에 반대하며 다음달 24일 예정대로 사형을 집행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1998년 세인트루이스 교외의 대문이 딸린 주택단지에 있는 사회복지사 펠리시아 게일의 집에 무단 침입해 그녀를 무참하게 흉기로 살해한 혐의로 유죄 판결과 함께 사형이 언도됐다. 하지만 세인트루이스 포스트디스패치의 기자로 한때 일했던 게일의 몸을 43차례 찌른 흉기에서 다른 누군가의 유전자(DNA)가 발견돼 7년 전 사형 집행 중단 명령을 받아냈다.
그의 변호인 트리시아 부시넬은 AP 통신에 전한 성명을 통해 “마르셀러스 윌리엄스는 무고한 남성이며, 오늘 양형 합의에 대한 어떤 것도 그 사실을 바꾸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가 이날 들어간 알퍼드 양형 거래는 피고가 범죄 행위를 인정하지 않아도 되지만 검찰이 그를 유죄로 판결할 충분한 증거를 확보하고 있음을 인정하는 거래 방식이다. 이번 합의에 따라 22일 공식 선고가 이뤄질 예정이다.
새 DNA 검사 결과가 지난 19일 공개됐는데 문제의 흉기는 경찰 수사관들이 다루는 과정에 오염됐던 것으로 밝혀졌다. 검찰 송무검사 웨슬리 벨은 연초에 법원이 윌리엄스의 유죄 판결을 무효화할 것을 요청하는 소장을 제출했다. 민주당 당원인 벨은 소장에 증거의 "부족함"(paucity)이 판결에 대한 "지울 수 없는 의심을 드리운다"고 적었다.
그는 흑인인 윌리엄스에게 유죄를 평결하고 사형을 언도한 12명의 배심원단을 11명의 백인과 한 명의 흑인으로 구성한 것은 인종 차별이 있었음을 증명한다고도 주장했다. 윌리엄스는 무슬림이었고, 이 점을 그의 아들은 특별히 강조하기도 했다.
그러나 미주리주 법무장관 앤드루 베일리(공화)는 주 대법원에 예정대로 사형을 집행할 수 있게 허락해 달라고 요구했다. 그는 지난 6월 법원에 제출한 소장을 통해 윌리엄스의 유죄를 입증할 증거는 "압도적"이라고 주장했다.
당시 검찰은 윌리엄스의 옛 여자친구와 동료 재소자가 그로부터 여성을 살해한 적이 있다는 말을 들었고, 윌리엄스의 차 안에서 숨진 여성의 노트북 컴퓨터를 봤다고 진술한 것을 근거로 들었다. 윌리엄스의 변호인은 두 사람이 피해 여성의 부모로부터 보상금을 받기 위해 허위 진술을 했다고 맞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