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당의 주인은 우리’라는 생각이 커서 당내 투쟁을 고민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보수정권을 창출해야 하는 우리의 당면과제에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현실을 이제야 깨달았습니다.
그동안 당내 의원들을 설득하기 위해 나름 열심히 뛰었습니다.
우파 시민들의 지지를 얻어야 21대 총선은 물론 2022년
대선에서 정권 창출 가능성을 기대할 수 있다고 외치고 또 외쳤습니다.
한국당이 보수우익의 중심이 되려면 무엇보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이
부당하다고 저토록 처절히 외치고 있는 우파시민들 마음을 품어야 한다고...
3년여를 폭염이나 혹한에도 아랑곳없이 서울역, 대한문, 동화면세점, 교보문고 등 광화문
일대를 돌면서 태극기를 흔들어왔던 정통우파 시민들의 오랜 외침에 귀 기울여야한다고...
특히 자당의 대통령 불법탄핵에 동참해 보수궤멸의 결정적 역할을 했던 탄핵찬성
의원들의 경우, 저마다의 잘못을 고하고 용서받는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한다고...
이 때 대통령을 제대로 보필하지 못한 우리도 함께 용서를 구하겠다고 까지 했습니다.
또 탄핵이 거대한 정치음모와 촛불쿠데타 등으로 만들어진 거짓의 산에 날조된 정황이 갈수록
기정사실화 되고 있는 만큼 당 차원에서 탄핵백서를 제작하자고, 그래서 탄핵기록의 왜곡을
막자고 반복해서 말해 왔고 황교안 대표께도 이를 당부했으나 별다른 대답을 들은 게 없습니다.
그래서 나선 것입니다.
더 이상 한국당 역할을 기대하기가 쉽지 않다는 판단이 들어 나라도 태극기 세력을 주축으로 하는 정통 지지층을 결집하고 선명한 우파 정책으로 그들의 선택폭을 넓혀주는 방식으로 보수정권 창출을 해야겠다고 나섰습니다.
그러나 돌아오는 건 박근혜(대통령) 팔이‘니 ’보수 분열‘이니 ’공천받기 위한
꼼수‘라느니.. 차마 옮기기 민망할 만큼 상스러운 욕설과 저주성 악담들이었습니다.
그 험한 말들이 제 본의를 왜곡하면서 횡포를 부릴 때 속이 상했지만 감당해야 할 몫이라 생각하며 순응했습니다.
과거 박근혜 정부 당시 ‘동지의 인연’을 나눴던 몇몇 동료 의원들의 ‘처세술’도 상처를 줬습니다.
국회의원이 되기 위해 당시 그들이 박 대통령 앞에서 어떤 처신을 했는지 기억에
생생한데 너무도 달라진 표정으로 세상 인심을 전하고 있는 그들이 그저 놀라웠습니다.
그래도 면전에서는 아무런 내색을 하지 않았습니다.
맞서 싸울 적이 아니라 서로의 정치영역을 품앗이로 확장해 줄 ‘한 식구’라는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그런 와중에도 “장도를 기원한다” “통합의 큰 물길에서 다시
만나자”는 등의 격려 문자로 위안을 준 후배 의원들에게 감사인사 드립니다.
저는 이 순간이 먼 훗날 국가와 민족을 위한 현명한 선택으로 역사에 기록될 것을 확신하고 있습니다.
탈당을 만류하면서 모 의원이 공개적으로 창당의 정치적
대의 명분과 가치 등을 밝혀달라고 요구한 질문에도 답하겠습니다.
“저는 태극기 신당 창당의 가치는 정통우파의 선명한 정치결사체의
구심점이 되어 국민을 바라보는 정치를 실현할 수 있다는 것이고,
3년 동안 태극기를 흔들어 온 정통우파 지지자들의 눈물을
닦아주는 게 우리의 대의명분이자 직면한 당면과제라고 생각합니다”
거듭 말씀 드리지만 신당 창당을 보수 분열로 몰아부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보수정당의 외연 확장으로 평가되는 게 옳습니다.
당장 정의당 민평당 등 여당인 민주당과 뜻을 함께 하는 여야 4당이 하나가 되어
6월 임시국회 소집 요구서를 내니 한국당을 패싱한 채 국회가 열리게 되지 않았습니까?
이런 식으로 앞으로 한국당 혼자 어떻게 보수우파 정책을 국회에서 실현시키겠다는 말입니까?
회자정리 거자필반(會者定離 去者必返)이라고 했습니다.
지금 비록 당을 떠나지만 애국의 길, 보수재건의 길에서 반드시 다시 만나게 되리라 확신합니다.
어떤 경우라도 정치를 개인의 영달이 아닌 역사 앞에
떳떳한 성과로 남을 수 있도록 늘 마음에 새기고 노력하겠습니다.
모쪼록 저의 충심을 혜량해 주시고 격려와 배려의 눈길로 응원해 주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2019.6.18
국회의원 홍문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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