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절과 산천어 축제 준비가 한창인 강원도 화천 읍내 거리에는 오색빛깔의 전구들이 매달리기 시작했다. 연말이 됐음을 실감하면서 한편으로는 사단 홍보문화장교로서 지금껏 다양한 문화예술 활동을 준비하며 본 빛나는 순간들이 떠올랐다.
공연이 끝나는 순간 뿌듯함 보다는 당장의 힘듦이 먼저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하나하나 곱씹어 보면 공연을 준비하면서부터 마무리할 때까지 모든 순간이 빛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장기자랑 무대를 위해 흘린 땀방울의 빛, 깜깜한 공연장에 켜진 첫 번째 형광등 빛, 야외 공연 날 아침 맑은 날씨를 알리는 태양 빛, 공연을 즐기는 장병들의 눈빛까지…. 그 어느 것도 빛나지 않은 것이 없었다. 그리고 이 반짝임 속에는 각고의 노력이 담겨있다.
가장 놀랐던 순간은 힘든 상황에서도 웃으며 즐기는 장병들을 마주했을 때다. 위문열차 장기자랑 무대를 위해 연습실까지 빌린 7명의 장병은 팔다리 각도를 맞춰가며 땀을 흘리고 있었다. 계속 반복되는 연습에 지치고 힘들만도 한데, 다 같이 웃으며 완벽한 무대를 만들어나가는 것을 보니 힘들고 지친 모습을 내보였던 나와 대조돼 많은 반성을 했다.
또 ‘사단을 대표하는 만큼 가장 완벽해야 한다’는 마음을 먹으니 각자의 실력은 좋아지고 끈끈한 우정과 단합력까지 갖춰지는 것을 확인하면서 즐기고 노력하면 얼마나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는지 깨달았다.
이뿐만이 아니다. 공연을 총괄하며 카메라 속 용사들이 공연을 즐기고, 끝난 뒤 이곳저곳에서 웃으며 복귀하는 보습을 볼 때마다 지금껏 힘들었던 것도 잊은 채 그 행복한 순간들을 나도 같이 웃고 즐겼다.
이렇듯 ‘노력이 빛을 발하는 순간’을 직접 경험해보니 긍정적인 마음과 행복한 순간들을 차곡차곡 쌓아나갈 수 있었다.
다가오는 2023년. 앞으로 만들어나갈 문화예술 활동과 홍보문화장교의 업무를 더 즐기며 준비한다면, 군인으로서 공보정훈병과인으로서 지금보다 한 단계 더 발전하고 배울 수 있을 것이다. 더불어 공연을 보는 사람들에게까지 긍정의 힘을 전달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사단에 처음 왔을 때 공보정훈참모님의 말씀이 생각난다. “스스로 고민하는 습관을 통해 업무의 전체적인 방향을 그려보면 앞을 내다볼 수 있다.” 이를 실천한다면 적극적이고 치밀한 태도를 견지한 가운데 업무를 내 것으로 만들고, 그 어떤 어려운 일도 해결해내는 사람이 될 것이다. 이런 다짐들을 소중히 여겨 노력을 실천하고, 그 순간을 즐기는 사람이 되고자 한다.
이 글을 읽는 모두가 2022년 한 해 자신의 노력으로 이뤄낸 빛나는 순간을 되돌아보며, 스스로에게 잘했다고 칭찬해주자. 그리고 이를 원동력 삼아 내년에도 힘차게 도약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