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지난 5월 26일 서울남산국악당에서는
이애주한국전통춤회의 ‘법열곡(法悅曲)’ 공연이 열렸습니다.
특히 이날 본 승무는
그동안 많은 무대에서 보아온 모든 승무를 잊게 만든 거대한 춤이었지요.
승무가 느린 염불부터 빠른 당악까지
다양한 장단에 추는 춤과 북놀음까지 담고 있는
전통춤 중의 기본이자 법무이기 때문만은 아니었습니다.
또한 한성준에서 한영숙으로, 한영숙에서 이애주로,
이애주에서 그의 제자들로 이어진 전 과장 춤사위를
모두 담은 완판 승무였기 때문만도 아니었습니다.
이날 승무는
삶의 온갖 몸짓이 함축적으로 표현된 춤일 뿐만이 아니라
하늘과 땅과 그 사이 인간이 추는 춤은
삼재(하늘ㆍ땅ㆍ사람) 사상의 토대 위에
과거ㆍ현재ㆍ미래의 삼세를 연결하는 힘이 있어
춤 자체가 단순히 어떤 행위를 표현하기 위한 몸짓이 아니라,
우주 만물의 원리를 몸소 깨닫는 과정이기 때문이어서
그랬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 마음속에 기쁨을 느끼며 법열을 뿜어내는 승무를 추고 있다.(이애주문화재단 제공)
보통의 승무에서는 짧은 시간 한 사람의 춤꾼이 한삼을 뿌리며,
북채를 들고 북을 두드리면서 무대를 사른다면
이번 무대는 7인의 춤꾼이 긴 시간 진리를 깨달아
마음속에 기쁨을 느끼며 법열을 뿜어내고 있었지요.
흔히 보는 경망스러운 흉내가 아니라
우리춤에서 보여주는 정중동의 깊이를 보여주고 또 보여주었습니다.
따라서 관중들은 시나브로 승무에 빠져들어 꼼짝 못 하고 숨을 죽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