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마트에 망상 지장수 막걸리를 사기 위해 매일 간다.
지장수 막걸리는, 황토물을 정제해서 만든, 우리나라 최고의 막걸리로 상을받았다. 그래서 지장수 막걸리는 나에게 보약이다.
계산을 할 때 매일 만나는 캐셔 아줌마가 있다. 나이는 오십대 같은데, 확실히는 모르겠다.
나는 집에서 책읽기와 글쓰기 이외의 시간은 거의 장난이고 농담이다. 집에서의 시간이 너무 진지하고 답답해서일까. 하여간 농담을 잘 한다.
특히, 여자들이 대상이다. 남자에게 농담을 했다가 싸울려고 대들어서 포기했다.
아내의 이름이 이인숙이다. 우리마트 포인트는 여전히 아내의 이름이다.
우리마트 이인숙은 전화 번호를 말하지 않아도 알아서 포인트를 적립해준다.
“아줌마, 탈렌트 해도 되겠다.”
“왜요?”
“너무 이뻐서”
우리마트 이인숙과는 그렇게 농담으로 시작되었다. 내가 이쁘다고 말하자 그녀는 얼굴이 발갛게 되었다. 순진한 중년 여자다.
“왜 사모님은 안와요?”
“죽었어요”
내가 그렇게 말하자 그녀는 잠시 멈칫했다.
중앙시장에 가면, 돼지머리 고기 파는 집이 있다.
그곳도 나의 먹잇감이다.
“아줌마, 왜 소머리는 안 팔아요?”
“소머리 비싸서 안돼요”
“소를 직접 잡으면 되잖아요”
그렇게 말하자 그녀는 황당한지 잠시 나를 쳐다 보았다.
돼지 머리는 나에게 아주 유용한 영양제다.
만원이면 삼 일은 먹는다. 안주도 하고 면을 삶아서 중앙시장에서 사온 콩물을 붓고 돼지 머리 고기를 얹으면 최고의 영양 식품이 된다.
그리고 내가 자연산 미역을 사는 곳도 대상이다. 어달리 잠수부가 직접 따온 미역을 살 수 있다.
나는 양식 미역은 못먹는다. 나도 스쿠버다이빙을 하면서 자연산 미역만 먹다가 양식 미역을 먹으면 입안이 까칠거려서 불편하다.
“낼 날이 안좋아서 미역 안나오겠네요”
“아저씨가 직접 바다 들어가서 따와요”
“파는 사람이 아줌마인데, 아줌마가 들어가야지 왜 나보고 들어가라 그래요”
이 아줌마는 농담을 잘 받아주는데, 전혀 웃지도 않고 무심한 표정으로 말한다.
고수임에 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