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의 결혼 지참금 ‘다우리(dowry)’ 문화가 그렇다. 5일(현지시간) BBC는 “1961년 ‘지참금 금지법’ 도입에도 불구하고 인도의 농촌에서는 지난 수십년 동안 안정적으로 지참금 제도가 불법적으로 유지돼 왔다”고 보도했다. 최근 발표된 세계은행 리서치그룹의 분석결과를 인용해서다.
지참금은 결혼시 신부 측이 신랑 측에 현금이나 현물을 건네는 풍습으로, 인도는 61년부터 이를 법으로 금지하고 있다. 결혼의 경제적 부담을 신부 측에만 일방적으로 지우기 때문에, 성별 선택에 따른 임신 중절을 부추기고 남아 선호 사상을 강화시킨다는 비판이 있어왔다. BBC는 “그럼에도 사회적 악으로 묘사되는 이 관행은 계속해서 번성하고 있었다”며 “이는 여성을 가정폭력과 심지어 죽음에도 취약하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BBC에 따르면 세계은행 리서치그룹은 1960년부터 2008년까지 인도 17개주의 농촌 결혼 4만 건을 추적했다. 그 결과 이 가운데 95%에서 여전히 지참금을 주고 받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인도 인구의 96%가 17개주, 특히 농촌에 거주하고 있다고 한다.
연구진은 신부의 부모가 신랑 측에 현금ㆍ옷ㆍ보석 등 선물의 가치를 계산해 신부가 건네는 비용에서 신랑이 건네는 비용을 뺀 ‘순지참금’을 산출했다. 신랑 측은 신부 측에 평균 5000루피(약 67달러ㆍ약 7만 5800원)를 지급한 반면, 신부 측은 신랑 가족들에게 3만 2000루피(429달러ㆍ약 48만 5200원)로 7배 넘는 가치를 보냈다. 이에 따라 ‘순지참금’은 2만 7000루피(361달러ㆍ약 40만 8300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2007년 인도 농촌의 평균 순지참금은 그해 연간 가계소득의 14%에 해당하는 금액이었다고 한다.
세계은행 리서치그룹의 아누크리티 박사는 “인도 농촌의 평균 소득이 증가하면서 시간에 따라 지참금의 소득 대비 비중도 감소해왔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