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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pellitteri - Stand in line (1988) 1. Stand in line 2. Since you've been gone 3. Secret lover 4. Somewhere over the rainbow 5. Tonight I fly 6. White and perfect 7. Leviathan 8. Goodnight and goodbye 9. Playing with fire |
락/메틀 매니아들에게 있어서 무엇보다도 화려하고 아름다웠던 시절로 기억되는 80년대 , 특히 그 중에서도 86년과 88년은 잊을 수 없는 연도로 기억되는 해이다. 86년은 바로 다름아닌 스래쉬메틀의 전설을 탄생시킨 공룡밴드 메탈리카(Metallica)의 진정한 전설, [Master of Puppet] 이 탄생한 해이고, 그를 위시하여 슬레이어(Slayer)나 메탈처치(Metal Church)같은 동기들(?)도 우후죽순 명반들을 탄생시키며 스래쉬 부흥의 한 해로 만든 역사적인 해이다.
그럼 88년은 뭐냐고?? 쌍팔년도, 이름만 들어도 추억의 아름다움(물론 본인은 그때 애기였지만)이 물씬 풍겨오는 단어가 아닌가!! 정말 헤비메틀의 전성기인 80년대 중에서도 88년은 전성기의 몰락 직전을 보여주었던 가장 화려한, 즉 화룡정점(畵龍點睛)의 시기였다. 사실 이때 나온 앨범 치고 명반보다 똥반을 찾기가 더 힘들다는 말 만큼, '80년대 후반의 메틀앨범' 이라는 꼬리표처럼 믿을만한 브랜드(?)도 없을 정도다. 그 누가 그랬던가, 촛불은 마지막 심지를 모두 태워버리기 직전에 가장 크고 화려한 불꽃을 태운다고!! 바로 이 말이 그때의 헤비메틀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가장 아름다운 문장이라 하겠다.
그리고 이처럼 우락부락한 헤비메틀도 한떨기 꽃처럼 찬연한 빛을 발하던 이 절정의 시기에서도 단 한송이의 장미같은 앨범을 꼽아보라면 나는 단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바로 이 앨범을 첫손에 올린다. 바로 80년대 끝물에 데뷔한 천재 기타리스트, 크리스 임펠리테리의 역사적인 첫번째 앨범 [Stand in Line] 을 말이다!
아직도 나에게는 지워지지 않을 추억으로 남아있는 고교 학창시절 평화레코드의 기억들... 서진레코드와 함께 가장 많이 다녔던 평화레코드에서 숱한 헤비메틀의 명반들을 구입했었고, 평화레코드에서 나의 의형제(?)인 선조형을 만나 나와 정환이, 선조형이 이렇게 도쿠마루를 결성한 기억도 난다. 무엇보다도 우리 도쿠마루는 평화레코드 대일이형과 함께 모여서 게임도 하고, 밥도 해먹고, 음악이야기도 나누었던, 그런 추억의 장소인 음반가게이자, 이제는 사라져버린, 영원토록 추억으로만 간직해야하는 그런 안타까운 기억이 있는 레코드가게이다. 그리고 이 임펠리테리의 걸작, [Stand in Line] 역시 평화레코드에서 구입한 기억이 아직도 내 머리속에 생생하게 남아있다.
이미 많은 분들이 아시겠지만, 알카트라즈(Alcatrazz)에 얽힌 크리스 임펠리테리의 여러가지 일화(뭐 그러니깐 스티브바이와 엄청난 대결을 펼쳤다는 둥, 그레함보넷이 그의 연주를 보고 사랑(?)에 푹 빠져버렸다는 둥) 는 후세에도 명성이 자자할 만큼, 당시 20대 초반의 젊은, 아니 어린 기타리스트임에도 불구하고 그는 원숙한 절정의 기량을 보여주었다는 단적인 증거가 된다.
사실 앞에서 설명한 부분 중에서 그레함보넷과 임펠리테리의 관계에 대해서는 아직도 설이 분분한다. 원래는 임펠리테리가 아니라 그레함보넷을 중심으로 결성된 밴드 수준이였는데 그가 임펠리테리라는 젊은 기타리스트의 이름을 걸어주었다는 이야기도 있고, 임펠리테리가 알카트라즈에서 그레함보넷을 상콤한(?) 말로 끌어들였다는 이야기도 있다. 허나 이 둘의 절충안인, 둘이 서로 눈맞아서 의기투합했다! 라는 결론이 후대에는 가장 일반적으로 전해져오고 있다.
어쨌든 쓸데없는 사족이 너무 길었는데, 뭐 제목도 그렇고 여태까지의 내용을 크리스 임펠리테리와 그레함 보넷, 즉 신인과 거장의 만남으로 너무 쏠린 경향이 있었다만, 사실 이 앨범의 라인업을 보면 참여한 멤버들이 모두 쟁쟁한 올스타 라인업임을 확인할 수 있다. 훗날 미스터빅(MR.Big)에서 명성을 떨치게 되는 드러머 팻토피라던가, 엄청난 괴물 베이스 테크니션 척라잇 등, 그 누구 하나도 간과해서는 안될 이름들이다.
일반적으로는 이 앨범을 바로크 내지는 네오클래시컬 메틀로 구분하는 경향이 있는데 물론 솔로잉의 양식은 그러한 클래시컬한 스타일이지만, 개인적으로 나는 이 앨범을 Pure 80's Classic Heavy Metal 정도로 정의하고 있다.(무슨 개소리냐...) Pure Neo Classic 은 잉베이에게 더 잘 어울리는 것이고, 밴드 스타일의 격정적인 연주를 펼치던 임펠리테리의 위상에는 이러한 표제가 더 잘 어울리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이런 괴론을 펼쳐본 것 뿐이다. 그리고 어차피 그 후의 임펠리테리의 행보는 그냥 스피드/헤비메틀의 음악을 들려주었기에, 첫앨범의 스타일만으로 아직까지도 임펠리테리를 바로크, 혹은 네오클래시컬 뮤지션으로 분류한다는 것은 참 아이러니한, 어페가 있는 말이라 하겠다.
총 수록곡은 9곡으로써, 채 40분이 안되는 짧은 플레이타임이 유일한 단점이라면 단점으로 작용할 수 있겠다. 하지만 그만큼 본작에 담긴 모든 곡들은 짧은 시간내에 액기스만을 모조리 응축시켜놓은 알짜들로써, 진짜 '전곡이 명곡' 이라는 공식을 심어주는 대표적인 앨범이 아닐까 한다. 물론 본작의 유명넘버인 Stand in line, Secret Lover, Somewhere over the rainbow 같은 경우야 인지도의 차이일테고, 사실 이러한 유명곡들을 제하더라도 나머지 곡들만으로도 전혀 부족함이 없다는게 나의 의견이다.
앨범의 동명 타이틀인 Stand in line 은 키보드와 기타의 유니즌 리프로 합위일체의 정돈된 모습을 보여주며 전형적인 멜로디 좋은 정통메틀 스타일의 곡이다. 앨범의 오프닝으로 전혀 손색이 없고, 깔끔하고 쌈빡한 모습으로 선빵을 날리기엔 최적의 곡. 하지만 그 후의 3곡 연타(Since you've been gone - Secret Lover - Somewhere over the rainbow) 같은 경우는 앨범 내에서도 크리스 임펠리테리의 모든 장기가 이 부분에 농축되어있다.
이 집약적인 부분(?)에 대해 자세히 썰을 함 풀어보자면, 일단 유명한 고전 Since you've been gone 의 리메이크같은 경우는 좀 더 세련된 리프, 그리고 곡 마무리 후에도 이어지는 화려한 솔로 애들립으로 정신을 빼놓는 곡이라 할 수 있겠다. 그런데 참 재미있는것이, 그레함보넷은 이 곡을 각각 레인보우(Rainbow), 알카트라즈에 이어서 임펠리테리에서도 똑같은 노래를 부르고 있다는 것이다. 그에 반하여 기타리스트는 3번 모두 다 각기 다르니 이 얼마나 골때리는 현상인가!!
후에 이어지는 Secret Lover 는 도입부터 크리스와 척라잇의 무서운 기타-베이스의 유니즌으로 기타키드들의 기를 확 죽이며 시작한다. 이 곡은 크게 전반전과 후반전으로 나누어볼 수 있는데, 전반전이 같이 합주를 하면서 달리기를 하고 있다면, 후반전은 역시나 크리스의 솔로타임으로써, 시종일관 클래시컬한 애들립으로 지지고 볶고 달구는 곡이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이어나오는, 개나소나 아는, 목도리도마뱀도 알고, 4미터짜리 비단뱀도 알고있는 불후의 명곡, Somewhere over the rainbow 가 펼쳐지는데, 뭐 이미 이 곡에 대한 구차한 썰은 풀지 않아도 되겠지??
여기까지가 크리스의 독무대에 가까운 수준이였다면, 다음의 2곡(Tonight I fly, White and Perfect)은 그레함보넷의 기인열전(?)이라고 볼 수 있다. 정말 기차화통을 삶아먹었다는 말로밖에는 표현이 안되는 이 아저씨의 폭발적인 성량은 Tonight I fly 의 후렴구에서 쉽게 확인이 가능하며, White and Perfect 의 마지막 부분에서는 이런 중후한 후까의 음색으로도 찌를듯한 고음을 내지르는 경이로운 모습까지 발견하게 된다. 이 앨범에서 너무 힘을 쏟아서일까?? 라이브를 보면 이 아저씨는 그야말로 보컬 날로먹기의 황제라고 할만큼, 자신이 도저히 소화할 수 없는 부분이 다가오면 관객에게 마이크를 슬쩍 돌리는 환상의 스킬을 보여주기도 한다.(-_-)
앞의 곡들이 각 개인들의 진기명기 수준으로 펼쳐진 반면에, 이어지는 Leviathan 은 곡 자체의 구성으로 승부하는 트랙이라 하겠다. 중후하고 진지한 테마로 템포는 느릿하지만 지구력넘치는 척라잇의 베이스를 기반으로 한시도 귀를 뗼 수 없는 긴장감이 끊임없이 이어지는 곡이다. 이렇게 한템포 쉬고 가면 Goodnight and Goodbye 에서는 다시 한박자 경쾌한 질주가 이어진다. 필울프의 화려한 키보드 인트로가 충실히 역할을 하며 그 어느앨범에서보다도 데뷔앨범인 본작에서의 키보드의 다채로운 활용도가 여실히 느껴지며, 마지막곡이자 또하나의 연주곡인 Playing with Fire 에서까지도 스태미나 드럼의 대명사 팻토피는 끊임없이 달려주며 고마운 임무를 완수한다.
본작이 나오기 전에 임펠리테리는 자신의 오래된 절친한 친구 랍락과 함께 발매한 4곡짜리의 ep 앨범을 발매한 바 있다. 물론 개인적으로는 그 앨범도 정말 좋아하는 편이지만, 음악의 완성도나 대중적인 측면, 또한 최소한의 레코딩적인 면면을 보더라도 본작의 훌륭함은 정말 이루 말할 수가 없다. 후에 임펠리테리는 다시 랍락을 불러들여 많은 앨범들을 발매했고, 밴드 지향적인 후의 음반들은 개인적으로는 정말 좋아하는 앨범들이기도 하다. 허나 아직도 많은 팬들은 크리스의 불꽃같은 연주와 그레함보넷의 철혈보컬, 척라잇과 팻토피의 무시무시한 연주가 펼쳐지는 본작을 잊지못하고 있는듯 하다.
너무나도 아름다운 멜로디와 적절히 안배된 힘, 정교한 테크닉 속에서도 절제된 플레이가 묻어나오는 미덕, 그리고 완벽한 감성과 메틀의 정통성까지, 이 앨범은 모든 면에 있어서 너무나도 완벽하다. 가히 멤버들의 기량뿐만이 아니라, 그 어떠한 것으로도 설명할 수 없는 쌍팔년도의 마력이 담긴 앨범.....그래서 나는 명반이라는 칭호를 넘어, '걸작', Masterpeace 로써 이 앨범을 표현하고 싶다. 그리고 그 중심 한가운데에는 젊은 천재 기타리스트, 크리스 임펠리테리의 아름다운 나날들이 모두 담겨있지 않았을까??
첫댓글 좋은글과 천재 기타리스트 Impellitteri~ 의 멋진 연주 감사히 즐감했습니다~ 한가위~~!! 가족들과 풍성함 속에 즐거운 시간들 되세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