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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설의 흐름을 흐뜨리는 부분을 수정했습니다. 약간의 문체수정도있습니다.
나를 마르게하는 너의 혀끝, 사랑해 사랑해, 이세글자론 부족한 너의 목소리. 눈만감으면 그려지는 너의 미소
탐닉…
# 001
"아인씨!! 왜이렇게 늦은거야!"
"아!네에!!죄송합니다!!!!"
한손엔 녀석들이 무대에서 입을 의상과 또 한손엔 메이크업박스를 쥐고 숨을 헐떡거리며 쫓아왔다. 어제 의상을갖춰
입고 연습하던 도중 바느질이 꼼꼼하게 되어있지않았던건지, 격한 안무 중 어깨가 터져버렸다. 당장 오늘이
아이들의 컴백일 인지라 급하게 수선집에 맡긴 의상을 시간에 맞춰 찾아온다고 땀이 범벅이 되도록 뛰었다.
하아, 간신히 차오르는 숨을 조금 가라앉힌뒤 메이크업 아티스트에게 죄송하다고 고개를 꾸벅 숙이고는 대기실 문을
박차고들어갔다. 그러자 느긋하게 쇼파에 앉아서 내가 오기만을 기다리고있던 아이들의 인상이 바짝 구겨진다.
그래, 미안하다 미안해. 그 강렬한 10개의 눈동자가 죄다 나를 질책하듯 쏘아보자 괜히 머쓱해진 난 뒷통수를 긁적이며
이마를 타고 흘러내리는 땀방울을 닦아냈다.
그래, 보다시피 난 오늘 ,바로 1시간후에 3집으로 컴백할 아이돌 스타의 코디이자, 그들의 사생활을 책임지고 있는
가정부이다.
어릴적부터 썩 머리가 좋지않아 공부쪽엔 소질이없었고, 그나마 어깨너머로 배운 미용기술과 요리실력을 살려
이 아이들을 맡고있는 중이다. 참 서글프게도 이렇게 힘들게 일하면서도 월급은 쥐꼬리만해, 어딜가나 무시당해,
또 그렇다고 이 다섯놈이 나를 아껴주길하나, 챙겨주길하나. 막상 따지고 보니 나 참 불쌍한 인간이네.
"뭐야- 방송 펑크낼일있냐?"
팀의 리더이자, 제일 성격이 드러운 강준이 발끈하며 몸을 일으켰다. 아직 미성년자 테도 벗지못한 놈이 뭘 먹고 자란건지
185가 훌쩍넘는키로 나에게 그림자를 드리운다. 으윽- 쳐다보기 힘들게 뭣하러 그렇게 큰거야!!!! 구릿빛으로 태닝한
피부와 날렵하게 자리잡은 근육이 움질일때마다 보기좋게 과시되었다, 그 모습을 넋놓고 바라보고있다가 문득 내게 들린
짐을 뺏어가는 손길에 정신을 차렸다. 녀석, 겉으론 저렇게 툴툴 거려도 속은 참 착하다니까. 봐 내가 무거운거 들고있는
꼴을 못보잖아. 항상 내 손에 들린 짐을 대신 옮겨주는 덕택에 팬들에게 괜히 내가 애꿎은 말도 많이 들었다.
난 늘 그렇듯 미안한 표정을 숨기지않으며 준이에게 짐을 넘겨주었고, 묵묵히 그것을 아이들에게 나눠주는 준.
헤헤- 준아 미안해-! 누나가 오늘 저녁에 맛있는거 해줄게, 너 좋아하는 닭백숙어때?
"누나 걱정했잖아요-"
"응?"
"혹시 사고라도 난거아닐까 내내 불안했다구요-"
준이가 사라져 그나마 형광등 빛이라도 쬐겠구나 싶었는데, 이젠 민호녀석이 내앞에 자신의 그림자를 드리웠다.
새하얀 얼굴과 대조되게 빨간입술 그리고 쏘옥 패인 보조개와 호리호리한 몸매.
보다시피 누나들의 심금을 울리는 얼굴이다. 타고난 베이비페이스완 달리 남성미가 느껴지는, 길게 뻗은 손끝으로
내 팔뚝을 잡고선 혹 다친곳이 없나 이리저리 훑어본다.
내가 괜찮다며 고개를 도리질하자 그제서야 하아, 다행이다라며 맑게 웃어보이는 민호. 그 웃음을 보며 나까지
깨끗하게 정화되는 느낌이 들어 헤헤 실없이 웃자, 녀석이 손에 들고있던 빈 우유곽을 내밀었다. 삼시세끼 책임지는
내가 바빳던 터라 간단하게 점심을 떼우라고 우유과 빵을 나눠줬더니 모두 남김없이 먹었나보다. 난 자연스레 그것을
받아들었고, 버리러가는 김에 죄다 쓸어가자싶은 마음에 쇼파앞에 놓여있는 테이블위와 바닥에 널부러진 녀석들이
먹던 우유곽과, 빵봉지를 집어들었다.
이크, 이것봐 먹는것만봐도 누가 누거긴지 다 알수있다니깐, 빨대꽃아서 새초롬하게 빨아먹던건 민호꺼, 입구부분이
헤지도록 거칠게 마신건 준이꺼, 그리고 또 우유한방울 밖으로 흘리지않고 깔끔하게 삼킨건 하현이꺼, 양쪽을 다 뜯어서
네스킥을 태워먹은건 별난 우주꺼 , 그리고 우유를 질색하는덕에 뜯지도앉은 새곽을 바닥에 굴려놓은건 입맛까다로우신
소유꺼.
"어어- 우주야, 그의상 준이꺼야, 니가 입음안되"
"내맘이야-"
"안된다니까! 사이즈부터가 다른걸?"
막 우유곽을 버리고오는데 , 네스킥을 태워먹은 덕에 입가에 초코가루를 잔뜩 묻힌 우주가 준이의 의상이 탐이나는지
맞지도않는걸 몸에 구겨넣으려 애쓰고있었다.
눈에 불을 키며 우주가 달려든 의상은 가슴골이 깊게 패인 브이넥 니트였는데 섹시한 강준의 이미지를 늘 부러워하던
자식이 욕심이 난것이다. 혹 협찬받은 의상에 흠이라도날까 아둥바둥하며 우주에게 매달렸고, 그는 내말은 들은척만척
꿋꿋하게 자신의 팔을 니트에 끼워넣고있었다.
'타앗-'
뒤에서 물끄러미 보고있던 준이가 안되겠다 싶었는지 큰 손바닥으로 우주의 뒷통수를 내리쳤다. 으윽 아프겠다.
장난치다가 언제한번 저손에 한번 맞아본적이 있었는데 멍이 일주일내내 빠지지않았던게 기억났다.
"야, 옷안내놔?"
"아~형!!!내가 입을래요"
"시끄러 내놔"
"형 제발요, 형이 제옷 입으면 되잖아요-!"
준이의 폭력에 쫄면서도, 욕심많은 우주는 자신의 의상인 도트무늬 블라우스를 가리키며 떼를 썼다. 어휴, 저놈의
황소고집. 춤추다가 정말 옷이 튿어져서 망신을 당해야 정신을 차리는걸까? 비딱하게 고개를 틀어, 우주가 가르킨
그 새콤달콤한 느낌의 의상을 보던 준이가 어금니를 꽈악 깨물며 인상을 구겼다.
그러더니 우왁스럽게 우주에게서 옷을 벗겨내려 하는게 아닌가, 그래 사실 내가봐도 저옷은 준이 너에겐 좀 무리다.
넘치는 남성미와, 야수같은 분위기의 남자에게 저런 러블리한 의상이라니, 말도안돼.
문득 준이가 저옷을 입은 모습이 상상이 되자, 간신히 삐져나오려는 웃음을 틀어막으며 우주에게서 의상을 뺏는데
동참하였다.손바닥을 쫙펴서 옷이 빠져나가지못하게 애쓰는 모습이 귀여우면서도, 저게 정말 방송시간 늦을라고하나
싶어, 초조한마음이 들었다. 결국 하현이까지 합세해 우주의 뒷통수를 몇번갈켜주자 뾰롱통한 얼굴로 니트를 내밀었다.
정말 주기싫다는듯이 내미는 손이 꽉 쥐어져있었다. 그모습을 보니 내심 미안해지는게 아닌가. 우주야, 너도 섹시포스를
뿜고싶은맘은 이해한다만..너 생긴게 기생오래비같은걸 어떻하니,
앞으론 누나가 애써볼께.
"애들 메이크업좀 잘부탁할게요, 소년에서 남자로! 컨셉염두해주시구요, 아이라인도 좀 두껍게 부탁드릴게요"
메이크업을 담당하시는 선생님께 이번 3집앨범의 컨셉과, 느낌에대해 간략하게 설명한후 이미지가 비슷한 외국 가수들의
사진을 몇개 늘어놓으며 잘부탁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가수에게 있어서 이미지변신이란 참 어려우면서도, 필수적인
과정이라 아이들의 변신후 모습이 기대되면서도, 아무리봐도 쟤들은 생얼이 제일 이쁜데 꼭 화장으로 덮어씌워야겠나
하는 죄책감이들었다.
그러다 이도저도 멋있을거같다는 생각에 체념하고는 , 앞머리를 깐채 살포시 눈을 감고있는 아이들의 모습을
하나씩 새기며 숨을 돌렸다. 그러다 문득 소유가 자리를 비우고있단걸 깨달을수있었다.어디간거야, 소유는 애가
까탈스러워서 메이크업을 받는데도 시간이 한참걸리는데....이 부분이 맘에안든다, 저부분이 맘에안든다. 그렇게
하나하나 고치다보면 어느새 화장을 새로하게 된다.
대기실 내를 두리번두리번 거리다가 , 초조하게 시계를 보며 기다려봐도 나타나지않는 녀석이 걱정되어 결국은 소유를
찾기위해 방송국복도를 헤집고다니는 꼴이되고말았다. 다른 연예인들 대기실에 틀어박혀있나 싶어, 친분이있는
가수녀석들의 대기실을 뒤져봤지만없었고 간간히 지나가는 사람을 붙잡고 물어봐도 다 모른다할뿐이였다. 점점 초초해지는 마음에 손톱을 잘근잘근 뜯으며 빈 대기실앞에 다달았다. 설마 이곳에있겠나 싶어 등을 돌리려는 찰나 꽤 거친손길이
내 팔을 잡아당기는것이 느껴졌다.
"아악!"
간략한 비명과 함께 난 희미하게 어둠이새들어오는 문틈 새로 빨려들어갔고, 앞이 캄캄한 와중에 입술위로 물컹한
무언가가 겹쳐졌다. 어느새 깊게 아랫입술을 빨아들이며 벽으로 나를 몰아붙이는 낯익은 체온에 피식 웃음이
비져나왔다.
그러다 차갑게 와닿는 등의 느낌에 벗어나려고 발버둥치려는 순간 두손을 결박해 버리더니, 숨도 쉴새없이 내
입안을 헤집어 놓는게아닌가. 달달하게 서로를 타고 넘나드는 타액과, 매끈하면서도 긴 혓바닥이 잇몸을
콕콕 쑤셨다. 이내 혀끝을 말아쥐었다가, 입안 구석구석을 훑었다가 , 그 특유의 매혹적인 향기에 동조되어
시간이 급하단 사실도 잊은채, 녀석의 품안에 몸을 내맡기고 말았다.
"소유야..하아...왜 여기....있는거야.."
"...너 기다렸어.."
"...응?.."
"갑자기 너무 긴장되는거야, 컴백무대 실수하면 어쩌나싶고...너한테 힘내라는말 들으면 잘할수있을거같아"
"..........피식-"
전혀 긴장되지않는 얼굴로 그런 장황한 말을 줄줄이 늘어놓는 너의 언어 테크닉이란, 훌륭하구나.
그냥 키스하고싶었다고 말하면 될것을 참 능청스럽기도하다. 또 그모습이 매력적이고.
난 못말리겠다는듯, 눈꼬리를 동그랗게 접으며 웃어보였고 그의 목에 손을둘렀다. 그리고 뽀송뽀송 솜털이 무성한
귓바퀴에 입술을 가져다되며 입김을 후우- 불었다. 간지러워하며 큭큭 웃는 소유의 모습이 제일 보기좋다.
"힘내 소유야."
"..........장아인"
"응?"
"......어떤 다른 여자연예인들보다 니입술이 제일 달콤해"
".......알아"
내가 달콤하단 말보다, 어떤 다른 여자연예인들이란 말이 귀에 더 거슬리게 박혀왔지만 게의치않은척 고개를 끄덕였다.
하긴- 연예계 내에서도 바람둥이라 소문이 난 소유의 심심풀이 땅콩을 스스로자처한 내가 이것저것 따질 형편은 안되지만,
가끔 저렇게 내뱉는 무심한 말이 내 가슴을 푸욱 찌른다는걸, 넌알까?
알면서도 일부러 날 괴롭혀주고싶은거야?
힘없게 웃으며 그에게 둘렀던 팔을 거뒀다. 그리고 볼록하게 라인을 뽐내는 그의 엉덩이를 톡톡 두드리며, 어서 메이크업
받으러가라고 재촉 했다.
"참 , 이거받아라"
'투욱'
막 문을열고 나서기 전 소유가 나에게 무언가를 던졌다. 어어-하며 손을 내뻗어 받고는 어리둥절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자,
그저 씨익웃으며 발걸음을 마저 뗄 뿐이였다.
"와아."
머리핀이였다. 펴진 손바닥 위에 보기좋게 얹어진 핀. 척보기에도 꽤 비싸보이는 그것은 에펠탑 위에 큐빅이
촘촘하게 박혀있는 디자인이였다. 백화점을 돌며 내 핀을 사기위해 고민했을 소유의 모습의 겹쳐지면서
어느새 입꼬리가 올라가고말았다.장아인 너 참 쉬운여자잖아! 젠장.. 그리고 핀에 끼워져있던 작은 포스트잇한장.
'머리 지저분해-묶고다녀'
"쳇..."
컴백준비로 바쁘게 뛰어다니다보니까 내 관리에 소홀해진걸, 어쩔수없잖아. 괜히 머쓱해져서 뒷통수를 매만지다가
포스트잇을 곱게접어서 바지주머니에 쑤셔놓고, 머리핀이 잘 보이게 머리카락을 높게 묶었다. 긴 흑발의 머리카락이
얼마나긴지 묶었는데도 날개뼈까지 내려왔다.
정말, 언제 날잡고 머리정리좀해야겠다. 그땐 소유가 좋아하는 스타일로 질러야지-! 방송에서 이상형이 누구냐고 물었을때,
한치의 고민도없이 '이혜민요'라고 말했던 그의 얼굴이 떠올랐다. 이혜민으로 말하자면 현재 섹시여가수의 선두자로,
얼마전 일본까지 진출해 당당히 홀로서기에 성공하고 오리콘 차트 1위를 석권하며 아시아의 섹시가수라는 명칭을 빛낸
대단한 여자이다.
그런 이혜민과 얼마가지안아 스캔들이 터졌던 소유. 실제로 짧은 기간이였지만 둘은 두어달 넘게 연애를 했었다.
예고 없이 터진 그의 스캔들로 인해 숙소앞에서 팬들은 난리를 치고, 애들은 애들끼리 분위기가 어수선하고 ,
소유는 계집애들의 함성소리가 지겹다며 숙소를 나가 이혜민의 집에서 한달넘게 동거를 했었다. 그것만은 기자들에게
새어나가지 않게 하기위해 소속에서 갖은 수를 써가며 그들의 눈과 귀를 막았었다.
"자! 드디어, 1년만에 새 앨범을 갖고 우리의 곁으로 찾아온 아이돌 그룹! 탐닉을 모시겠습니다아-!!! "
"꺄아아아악!!!!!!!!!!!!!!!!!!!!!!!!!!!!!!!!!!!"
"안녕하세요. 저희는 탐닉입니다!!"
"꺄아아악!!!!"
발레리나 의상을 입고는 간드러지는 목소리로, 우리아이들을 소개한 mc의 퇴장에 이어 화려한 그들의 컴백무대가
시작되었다.
1년이나 비워뒀던 무대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줄지않은 팬들의 함성과, 그 무대를 쉽게 장악해버리는 그들의 파워.
당연하다는듯이 고개를 치켜들고는 흘러나오는 음악에 맞춰 몸을 움직였다. 확실히 저놈들은 무대체질이다. 연습할때는
설렁설렁 넘기는것같더니만 이렇게 환상적인 퍼포먼스를 선보일줄이야.
아이들의 조그만 손동작에도 꺅꺅 거리며 넘어갈려는 팬들의 모습을 보니 흐뭇할뿐이다. 시끄러운걸 딱 질생하는 소유가
문득 인상을 찡그리려했지만 곧 마이페이스를 되찾았다. 휴..그제서야 뭔가 완성이됬나 싶어서 눈을감으며 그들의 음악에
집중했다.
요즘 아이돌치고는 엄청난 실력을 갖춘 그들이였다. 전부다 노래도 끝내주게 잘하고, 특유의 개성을갖추고있으며, 사람들의 안목을 끄는 패션감각에, 뛰어난 춤실력, 작사작곡까지 할줄아는 아이들이다.
"..... 나를 마르게하는 너의 혀끝, 사랑해 사랑해, 이세글자론 부족한 너의 목소리. 눈만감으면 그려지는 너의 미소, "
준아, 참 이상하지- 너희 노래를 들으면 정말 내가 노래속의 여자가 된기분이야. 세상에서 가장 촉촉한 혀를 가지고있고,
가장 부드러운 목소리에 가장 매력적인 미소를 갖고있는 너희들의 여자말이야. 물론 모든 팬들이 나와같이 느끼고있겠지.
무대에 있는 너희들의 모습은 참 멀어보인다. 장난끼도 없고, 순수함도 없는 평소와는 다른 모습. 낯설지만 그만큼 또 멋있어.
콰앙, 멋지게 점프를 한후 자욱하게 퍼지는 연기와 함께 그들이 스테이지밑으로 사라졌다. 이로써 컴백무대는 완벽하게 끝마친것이다.
넋을 놓고 박수를 치고있다가 문득 정신이 들어서 아이들이 기다리고있을 대기실로 후다닥 뛰어갔다.
'달칵'
"와, 수고했어-!"
수많은 취재진과 팬들의 틈에 이리치이고 저리치여서 간신히 대기실안으로 몸을 들였다.
땀범벅이 된채로 숨을 몰아쉬는 아이들을 보곤, 테이블위에 널부러져있던 수건하나를 집어들어서 준이에게달려갔다.
아무래도 땀이많은 체질인 준이의 땀을 닦아주는게 제일 시급하였다.
"준아 오늘 수고했어!정말 멋진거있지? 너희한테 다시한번 반했다~"
"니가 반해서뭐해, 팬들이 반해야지"
"에이- 팬들 호응도 장난아니였어, 다들 넘어갈려하더라!!!"
"그래?"
"응!! 오늘 먹고싶은거 있어? "
"양장피"
"오므라이스!"
"닭갈비"
"스파게티!!"
"오물렛!!!"
............................굶고싶냐?
요것들이..다 쓰러져가는 와중에도 입은 살아서, 자신들이 먹고싶은걸 하나하나씩 툭툭 내뱉는다. 내가 무슨 전문
요리사도아니고 양장피는 또뭐냐. 그거 어떻게 생긴거냐 ...
".....좋아! 오늘 메뉴는 스파게티다아!!!"
"우우우우--"
"싫어 느끼한거!!!!!! 닭갈비로 가자니까!!!"
"왜 스파게티야!!!!!"
왜냐구?
그거야 소유가, 스파게티가 먹고싶다잖아♡ 꼬우면 너희들도 내 머리에 에펠탑하나씩 달아주던가.
아이들에게 야유를 당하고있는 와중에 소유와 눈이 마주쳤다. 초승달마냥 초롱초롱한 눈동자가 씽긋 가볍게 웃어보인다.
그리곤 도톰한 입술로 뭐라 중얼거리는게 아닌가. 둔한나로써는 그게 쉽게 읽히지않아 미간을 찌푸리며 입모양에 집중하자.
' 잘어울려' 란다...
헤헷- 소유짱.
그래, 그 미소하나면 되- 스펙터클 럭셔리 츄르르릅 스파게티를 만들어내마.
"꺄아아악!!오빠!!오빠!!!!탐니니이이이이익!!!!!!!!!!!!!!!!!!!!!!"
대기실을 벗어난 순간 마치, 손톱으로 칠판을 긁어내리는듯한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몸이 저릿저릿하다 아주.
최대한 아이들의 몸에 손을 대지못하게 난 철저히 그들을 둘러싸고 밖으로 향했다. 국보급 아이돌이란 별명에 맞게
남녀노소, 연령제한없이 몰려든 사람들로인해 벤으로 향하는 길이 천리만리는 되보였다. 피곤한 몸을 이끌고도 애써
웃어보이는 그들을 보며 마음 한구석이 아렸지만 , 그게 녀석들의 직업인걸.
얼굴팔고 목소리팔고 웃음팔아서 사랑받는. 어찌보면 참 안됐다. 어릴때부터 사회에 눈뜨고 돈에 눈뜬 이 아이들말이다.
'드르륵-'
간신히 벤안으로 몸을 구겨놓고, 마지막으로 올라탄 우주가 몸서리를 치며 벤 문을 닫았다. 순식간에 창문으로
검은 커텐이 쳐지고, 차가 출발함과 동시에 팬들의 비명소리가 차츰차츰 잦아들자 아이들은 한숨을 내쉬며 차 시트에
몸을 기댔다. 다들 피곤한 기색이 역력한 얼굴이였다.
"나 귀걸이 뜯겨나갔어 윽-피난다"
"뭐?? 괜찮아??"
마주보고 앉은 소유가 한참이나 귀를 움켜지고있길래 뭐하나 싶었더니, 귀가 뜯겼단다. 세상에-! 어느새 손틈새로 붉은
피가 한줄기씩 새어나오고있었다. 얼마나 아플까, 난 발을 동동구르며 차안에 배치되어있던 구급상자를 열어 반창고를
꺼냈다.
안쓰러워 죽겠다. 살점과함께 튿어져나간 자국이 참담했고, 멈추지않는 출혈때문에 몇분이나 휴지를 말아쥐고있어야
했다. 마침내 피가 멎은것을 확인하고 몇번 호호 불어주다가 약을 바르고 일단 간단하게 데일밴드를 둘러놓았다.
"내일 병원가보자"
"으응-"
"조심하지, 너희도 링 귀걸이는 왠만하면 끼지마"
"알았어"
"아 진짜 계집애들 손아귀 힘이 얼마나 쎈지 징그럽다 어휴"
"다 너희 좋아서 그러는건데 뭐..."
"웩 , "
헛구역질 하는 시늉을 해보이던 우주가 그것마저도 지쳤다는듯 무릎에 얼굴을 묻어버렸다. 어느새 고요해져버린 벤 안.
다들 그저 운전하는데로 몸을 내맡기고선 도살장 끌려가는 소마냥 음울한 표정이였다. 어디 저 모습이 대한민국 탑 아이돌의
모습이라 할수있겠는가. 난 내 어깨에 얼굴을 묻고 곤히 잠든 소유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었다. 손가락새로 빠져나오는 보드라운 결이 참 좋다.
**
" 자자, 다 됐어요-!"
모락모락 김을 피우는 스파게티를 다섯접시에 나눠담고는 아이들이 뒤엉켜 자고있는 거실로 향했다. 저들이 자건말건
돌아가는 티비와, 널부러진 게임기를 대강 걷어차고는 하나하나 흔들어깨웠다. 얼마나 피곤한지, 바닥에 얼굴을 붙이고는
그저 좋다는듯 헤롱거린다. 이럴때보면 영락없는 애기들이라니깐.
"준아 일어나, 현이 너두!!"
"으음...더 잘래.."
"민호야, 으아악."
새우같이 등을 옹크리고 자는 민호를 깨우려 손을 뻗었는데, 내가 무슨 인형이라도 되는마냥 끌어안더니 놔주질않는다.
으윽 숨막혀.
커다란 손이 등허리를 훑고, 긴다리가 내 다리를 휘감았다. 벗어날려고 민호의 가슴팍을 밀어내도 옴짝달싹하지않는다.
이것이 진정 남자의 힘이란 말인가 후우, 얼마나 세게 안은건지 숨쉬기조차 힘이들어 헉헉 거리고있는데,하나둘 스파게티
냄새를 맡고 일어난 아이들이 도와주기는커녕 등허리를 벅벅 긁으며 부엌으로 향하고있는게 아닌가.
으아악. 이 나쁜놈들
"뭐하는거야"
"소유야 ... 나좀 꺼내줘 숨못쉬겠어"
막 잠에서 깬 소유가 살짝 부은눈으로 못마땅하다는듯이 나를 내려보았다. 나는 숨을 헐떡이며 그에게 구원요청을했지만
얼레, 아직도 쓰라린 귓바퀴를 만지작거리며 그냥 스쳐지나가는게 아닌가. 왠지모르게 눈빛이 순간 싸늘해진것만같았다.
순간 알싸한 차가움이 심장을 훑고지나갔다. 결국 두어찰 볼을 내리치자 눈을 뜨는 민호였다.
"어..누나.."
붉게 상기한 볼을 손끝으로 매만지며 꽤나놀란듯 나를쳐다보는 민호. 나는 간신히 아랫입술을 깨물고는 이 변태자식!
이라고 한마뒤 던져준뒤 그마저도 식탁으로 밀어넣었다.
"으윽..나 원래 잠버릇알잖아요 미안요"
"앞으로 그러지마!"
"응응. 이 스파게티 맛있다"
응, 그럼 누가만든건데. 흐뭇하게 웃으며 고양이마냥 생글거리는 민호의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민호는 정말 먹성이
끝내준다. 처음 데뷔했을때는 스트레스와 몸의 노곤함을 이기지못하고 하루에 5~6끼를 먹었다고한다.
그렇게 먹어도 살안찌는 니가 참 부럽긴하다만.
'타앗-!!!'
"으아악!!!"
한손으로 턱을괴며 아이들이 먹는 모습을 하나하나 바라보고있는 와중에 민호의 비명과 함께 그릇이 바닥으로
내동댕이쳐졌다. 소유가 물컵을 잡으려 손을 내뻗다 그의 그릇을 밀어버린것이다. 손과 허벅지에 온통 스파게티를 쏟은
민호가 잔뜩 울상을 지었다.
"미안, "
...아무렇지않은듯 미안이란말을 툭 던져놓고는 다시 젓가락질을 시작하는 소유.그 모습에 모두들 당황스런 표정을
지었고, 나조차도 벙쪄서 그런 소유를 바라보았지만 묵묵히 시선을 내리깔고는 기계적으로 젓가락질을 할뿐이었다.
휴...낮게 한숨을 쉬며 민호를 바라보자 커다란 두눈에 눈물을 그렁달고는 울음을 터뜨릴듯하다.
"민호야 괜찮아?"
"으허엉"
"자 , 가서씻자"
"장아인"
"왜?"
" 니가 코디지 우리 식모냐? 뭣하러 애 뒤치닥거리해. 민호가 어린애도 아니고 "
"그런말이 어딨어!!소유야!"
"민호, 너혼자 씻어라 너도 어린애도 아닌자식이 그만 앵앵거리고"
**
그들은 탐닉 1편입니다.
강준 소유 하현 우주 민호 많이 사랑해주세요 ♡
첫댓글 잼있어 담편이 기대되
wow 재밋ㄴ염
꺄오 ㅋㅋㅋㅋㅋ준이도매력잇고 애들다매력잇네요
기대되는 소설이네요 앞으로 성실연재부탁드려요~
><!!재밌어요~!!!!
ㅋㅋㅋㅋㅋㅋ다음편기대
남주가 소유인가요 소유질투하나봐 ㅋㅋㅋ 첨엔 강준인줄알았드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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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ㅋㅋㅋㅋ
우왕 잼서요!!!! 소유가 일부러 민호한테 햇는가바여
재밌어요ㅋㅋ 담편도 기대할께요!
다음편 기대기대~ 소유 좀 무섭긴 하지만...매력있음ㅋ
재밌는데용?????ㅋㅋㅋㅋㅋㅋ
재밌는데용?????ㅋㅋㅋㅋㅋㅋ
아아재밋당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재미..재미..있어요 기대..기대..되는데요
매우 재미있어요!^^
와우!!! 넘 재밌네요>< ㅎㅎ 아인이가 넘 부러워요ㅠ
재밌어요 ~
재밌어요~~~성실연재 부탁 ㅋㅋㅋㅋㅋㅋ
완전 ㅠㅠ 이런소설 진짜 좋아해요 ㅠㅠ 이런소설 진짜 찾아다녔는데 ㅠㅠㅠ흑흑 오래오래 연재해주세요!!!+_+ 너무 재밌어요!!!!!!!꺆! 그동안찾았던 소설이네요 >_<
ㅋㅋㅋㅋㅋ이효리 ㅋㅋ
'-' 잼있는 소설 발견 ! 담편 기대요 건필하세용 용용
꺆♥소유는 귀여운 질투쟁이 ㅇ.ㅇ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저도 이효리에 뒤집어졋어여 ㅋㅋㅋㅋ
까약 너무 멋져요!ㅋㅋㅋ
흥미진진 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