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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1년 남짓만 기다리면 전 세계는 다시 프랑스 파리로 모일 것입니다. 네, 무슨 일이냐고요? 바로 2024년, 하계 올림픽·패럴림픽을 통해 전 세계의 시선이 프랑스 파리로 모이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제 1년 남짓만 있으면 올림픽·패럴림픽이 열릴 것이니 그 상징물도 당연히 공개되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제가 직접 살펴보니 이것은 우리에게 의미 있는 구성이라는 점이 인상 깊습니다.
과거 올림픽·패럴림픽의 엠블럼과 마스코트는 서로 ‘따로국밥’ 식으로 디자인되었다가 2010년 캐나다 밴쿠버에서 개최된 동계 올림픽·패럴림픽부터는 엠블럼과 마스코트가 함께 발표되었고, 심지어 마스코트의 경우 스토리텔링을 결합하거나 서로가 짝이 되는 구조로 통합의 의미를 잘 살리기 시작했습니다.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서 홍보하였던 2018 평창 동계 올림픽·패럴림픽 공식 마스코트인 수호랑 (왼쪽)과 반다비 (오른쪽). ⓒ장지용 (2018년 촬영)
강원도 평창에서 열린 2018년 동계 올림픽·패럴림픽 때는 엠블럼은 디자인 요소를 비슷하게 만들었고 특히 패럴림픽은 한글의 ㅊ자와 눈송이 모양 등을 잘 활용하여 색깔 구성 원리는 똑같게 하였습니다. 마스코트인 수호랑 (올림픽 마스코트)과 반다비 (패럴림픽 마스코트)는 서로 역할이 달랐음에도 불구하고 수호랑이 낫냐, 반다비가 낫냐 같은 본의 아닌 재미있는 논쟁이 벌어질 정도였고 홍보 활동 시점에는 서로 같이 붙어 다니면서 활동할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2024년 하계 올림픽·패럴림픽은 그 차원을 아예 뛰어넘은 ‘진정한 통합’을 완성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이제는 아예 엠블럼과 마스코트까지 서로 다른 것이 아닌 아예 거의 같은 디자인을 채택하여 진정한 통합을 완성하는 데 성공했다는 점입니다.
2024년 파리 올림픽·패럴림픽 공식 엠블럼. ⓒ2024 파리 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회 공식 트위터
지난 2020년 하계 올림픽 폐막식 과정에서 공개된 짧은 영상이자 문화 프레젠테이션이면서 차기 개최지 예고로 상영된 <Course sur les toits de Paris> (한국어로 제목을 번역하면 ‘파리의 지붕 아래’) 영상 끄트머리에 엠블럼을 공개했었습니다. 그렇게 알게 된 엠블럼을 찾아보니 패럴림픽 엠블럼도 아예 같은 디자인을 채택했습니다.
영광의 상징인 금메달에서 착안한 금빛 색깔에 프랑스 대혁명기를 상징하면서 이제는 프랑스를 의인화한 캐릭터인 ‘마리안느’에서 영감을 얻었고 살짝 다르게 보면 올림픽·패럴림픽의 또 다른 상징인 성화(聖火)를 형상화한, 디자인을 이렇게 보면 사람 얼굴 같고, 저렇게 보면 성화의 불꽃 같은 엠블럼 디자인은 역시 예술이 발전한 프랑스다운 발상이라고 봅니다.
또 대학입학시험인 바칼로레아의 철학 시험 문제는 프랑스 내 주요 언론들도 자세히 보도할 정도로 그 문제가 곧 프랑스 전체의 철학 토론 주제라고 할만한 철학적인 사고를 강조하는 프랑스인의 사고관을 잘 반영한 전형적인 프랑스식 디자인을 보여줬습니다.
유일한 차이는 단지 엠블럼 밑의 올림픽·패럴림픽 마크인 오륜 마크나 아지토스 하나뿐이라는 점이 인상 깊습니다.
2024 파리 올림픽·패럴림픽 공식 마스코트 '프리주' (오른쪽 프랑스 국기를 든 캐릭터가 패럴림픽 판 프리주). ⓒ2024 파리 올림픽·패럴림픽 공식 트위터
새롭게 공개된 마스코트도 매우 중요한 지점에서 보면 매우 통합의 의미를 잘 살렸다고 봅니다. 이름은 ‘프리주’라고 합니다. 올림픽·패럴림픽 마스코트 이름부터 통합해서 지었고, 심지어 디자인마저 같은 문화 콘텐츠인 프랑스 대혁명 시기 자유의 상징으로 유명한 ‘프리기아 모자’를 형상화하였습니다. 우리에게 친숙한 명화 외젠 들라크루아의 <민중을 이끄는 자유의 여신>에서 여신이 쓴 모자도 이 프리기아 모자입니다. 배에는 엠블럼을 부착하였고 유일한 차이는 패럴림픽 판 프리주는 한쪽에 의족을 달았다는 사실 하나만 있습니다.
다만 대회 통합 조직위원회는 성격은 조금 다르게 하여 몇 안 되는 차이점을 만들었는데, 전통적인 올림픽 표어인 "더 빨리, 더 높이, 더 힘차게"에 이어 2021년 이후 올림픽 제4표어로 채택된 “같이”를 반영해서인지 “혼자서는 빨리 가지만, 함께 가면 더 멀리 간다”는 뜻을 담아 만들었다고 합니다. 올림픽 판 프리주는 “계산하는 두뇌를 가진 전술가”이고, 패럴림픽 판 프리주는 “자발적이고 에너지와 열정으로 가득 차 있는” 이미지라고 밝혔습니다.
사실 올림픽·패럴림픽을 완전히 통합하여 치르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문제입니다. 골볼이나 보치아 등 패럴림픽에서만 진행하는 종목 문제도 있고, 장애 간 공정성을 위해 도입되어있는 자체 장애 정도별 경기 제도, 같은 종목이어도 진행 방식이 다른 경기 등 경기 자체가 대회를 통합으로 치르기에는 대단히 어려운 문제가 산적하기 때문입니다.
선수촌이나 경기장 등 관련 시설 준비도 어렵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시설 준비 및 섭외 등의 어려운 점도 살짝 있고, 관련 편의 준비도 대단히 복잡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올림픽·패럴림픽 완전 대회 통합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현행대로 올림픽 이후 며칠 뒤 같은 도시에서 패럴림픽을 진행하는 대안이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 될 것 같습니다.
그래도 통합을 위해서 최근 도입된 조직위원회의 공동 운영과 이번에 완전 통합에 성공한 엠블럼과 마스코트 등 통합적으로 치를 방안은 앞으로도 필요할 것입니다. 어차피 같이 치를 대회, 통합할 수 있는 만큼만이라도 통합해봅시다. 지금 이렇게만 하면 적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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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너무 수고 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