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 찬양하며 감격의 눈물 흘려
중국 ‘동북 3성 한인 제1차 꾸르실료’ 참관기
교구 꾸르실료(주간 조부연, 담당 송현석 신부)는 지난 7월 23일부터 26일까지 중국 현지에서 ‘동북 3성 한인 제1차 꾸르실료’를 실시했다. 다음은 꾸르실료 조부연(베네딕토) 주간이 중국 현지에서 진행된 3박4일간의 첫 꾸르실료를 마치며 체험한 소감문을 요약한 것이다.
시작부터 끝까지 기적이라는 느낌으로만 표현할 수 있는 여정이었습니다. 이는 동북 3성 한인공동체 사제협의회 회장이신 현재봉 신부님과 교구 꾸르실료 영성담당 송현석 신부님의 단호한 결의와 시행이 결정적인 요인이었다고 확신합니다. 아울러 교구 모든 꾸르실리스따들의 전폭적인 관심과 많은 영적?물적 봉헌 덕분임을 자부합니다.
이번 3박4일 꾸르실료의 목적은 동북 3성에서 사목하고 계시는 교구 신부님들에게 필요한 봉사지도자 양성, 나아가 동북 3성 주민들과 북한 동포에게 주님의 말씀을 전하는 선교일꾼 양성에 뒀습니다. 제반 여건은 부정적인 면만 대두됐지만 성령께서 인도하여 주신다는 확고한 믿음으로 두려움 없이 나설 수 있었습니다.
올 3월 장춘공동체 현재봉 신부님께서 동북 3성 한인들을 위한 꾸르실료 실시 가능성을 타진한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교구 꾸르실료는 4월 현재봉 신부님께 꾸르실료 실시가 가능함을 알려 드리고 봉사자 구성에 착수했습니다. 소요 예산은 봉사자와 선배 빨랑까로 충당했습니다. 5월 15일 첫 봉사자학교를 시작으로 국내에서 10회 중국 현지에서 2회의 봉사자 학교를 열었습니다.
중국 현지에서 꾸르실료를 실시해야 했기에 많은 어려움이 따랐습니다. 새아침 맞이에 필요한 십자고상의 포장이동이 불가능해 분리해야 했습니다. 현지에서 현 신부님께서 손수 제작하신 십자가에 예수님을 모셨을 때에는 저희가 십자가에 예수님을 다시 못 박았다는 마음에 눈시울을 적시기도 하였습니다. 꾸르실료 참가자 전원에게 성경 한권씩을 제공하려 했으나 통관이 불가능하다는 정보와 전체적으로 많으면 문제가 될 수 있다는 말에 임원이 한권씩 나누어서 열권만을 가져 갈 수밖에 없었던 아쉬움도 있습니다. 묵주는 봉사자 강정호 바오로 형제가 직접 제작하고 미사보도 빨랑까를 받아서 임원이 한두 개씩 분산 소지했습니다.
7월 22일 오전 인천공항을 출발한 일행은 중국 선양공항을 거쳐 버스로 이동해 3시간여 만에 꾸르실료가 열릴 랴오닝성 선양의 한 수녀원에 도착했습니다. 성당에 모여 각자 성체조배를 한 후 준비에 착수해 늦은 저녁 무렵 롤료실이 비슷하게 꾸려짐을 보면서 ‘이 또한 기적이구나’라는 느낌을 가졌습니다. 이동 경로는 너무나 멀고 모든 것 하나도 한국에서 실시하는 것과는 비교도 안 되게 열악한 상황에서 그래도 머리를 맞대고 노력해 하나하나 준비돼 가는 과정을 보며 이유 없이 감사의 눈물이 흘러내렸습니다. 모든 봉사자들은 하나하나 과정이 준비될 때마다 ‘주님 감사 합니다’라고 기도드렸습니다.
드디어 7월 23일 오후 6시 30분경 역사적인 ‘동북 3성 한인 제1차 꾸르실료’ 환영식이 열렸습니다. 중국 현지에서 열리는 꾸르실료라는 감동으로 벅차 눈물 속에 참가자를 소개하고 계획된 과정을 진행했습니다. 주소록을 작성하고 사진을 촬영하고 나누던 일, 그림 빨랑까를 게시하는 일, 그림 요약을 게시하는 일 모두가 기적적으로 이루어졌습니다. 분단성체조배 때는 15명의 기도 빨랑까 팀이 한국에서 응원차 도착해 보다 큰 결실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마냐니따 미사에 신부님 다섯 분을 모셨다는 자체도 기적이 아니면 불가능한 일로 추억이 됩니다. 능평의 유장안 형제는 체험에 참가한 대녀를 위해 직접 현지에 와 희생기도와 마냐니따 끌라우스라에 참석하였으니 그 열정을 무엇으로 표현해야 할까요?
7월 26일 열린 끌라우수라 시간. ‘눈물의 바다가 이런 것이구나! 회개의 자세가 이렇구나!’라는 느낌이었습니다. 세분 수녀님들의 뛰어라 시간은 모든 이를 회개의 마음과 주님 찬양의 분위기로 인도하는데 전혀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기쁨에 넘쳐 성가집을 가지고 나오시어 약간은 불명확한 발음으로 성가를 노래하시던 현지 수녀님의 뛰어라는 압권이었습니다. 이어 진행된 노래잔치. 참가자 33명, 차수 봉사자 15명, 기도 빨랑까 봉사자 14명 그리고 송현석, 최인각, 김유신, 현재봉, 이헌우 신부님이 한데 어울린 데꼴로레스의 우렁찬 노래와 율동이 마련됐습니다. 그리고 참가자 모두가 이별의 노래를 목청 높이 부르며 눈물로 얼룩진 이별의 장을 연출했습니다. 하느님 만세! 예수님 만세! 꾸르실료 만세!를 소리 높여 외치며 3박 4일의 꾸르실료를 마쳤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주님의 역사하심이요 기적이라고 표현할 수밖에 없었던 3박 4일이었습니다. 혹여나 정치적 문제를 야기하지는 않을까 두렵고 조마조마한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오묘하신 주님의 인도로 걱정은 우리의 기우였음을 체험하게 됐고 온전히 주님께 의탁하지 못한 어리석음이었음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교구 꾸르실료 40년, 그리고 현지 참가자 33명. 이 또한 의미 있는 숫자가 아닌가 합니다. 예수님께서 공생을 시작하신 연세가 33세, 그리고 광야에서 40일 동안 악마에게 유혹을 받으셨고 그것을 뿌리치고 성령의 힘을 지니신채 갈릴래아로 돌아가셨습니다.
이는 동북 3성 한인 제1차 꾸르실료 체험자들이 동북 3성에 복음을 전하는 ‘삼삼한’ 사도가 되고, 교구는 지난 40년 동안의 온갖 어려움 속에서 키워 온 꾸르실료가 신앙을 이어받은 중국 땅에 다시 돌려 드리라는 빠라끌리또 성령의 인도하심이 아닐까요?
한국행 비행기가 땅을 박차고 떠오를 때에 저희 30여 봉사자들은 ‘주님께서 부르시면 다시 오겠다’는 다짐을 했습니다. 이번에 보여주신 교구 선배 꾸르실리스따 여러분과 특히 대리구 간사님, 지구 간사님 모든 분들께 이번에 이루어진 영광을 돌려 드립니다.
<수원교구 꾸르실료 주간 조부연 베네딕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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