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3.29. 쇠날. 날씨: 미세먼지가 매우 나쁘고 아침나절에는 비가 잠깐 내렸다.
[미세먼지와 협력 몸놀이]
아침 일찍 문자 경보가 왔다. 미세먼지가 최악이라 노약자는 바깥나들이를 자제하라는 알림이다. 우면산 나들이를 가기로 한 날이라 많이 아쉽다. 박경실 선생님이 병원예약으로 오전에 못 오는 참이라 3학년 대체교사 노릇을 했다.
미세먼지 때문에 밖을 못 나가니 안에서 지내야 하니 아이들 소리로 학교가 더 시끌벅적하다. 아침열기 시간에 미세먼지가 무엇인지 물어보았다. 미세라는 한자말을 정확하게 설명하지는 못하지만 아주 작은 먼지라 눈에 보이지 않는 먼지임을 안다. 세 어린이가 입코가리개(마스크)를 쓰고 있다.
과거에도 있던 공기 중 미세먼지가 우리 삶에 크게 영향을 주는 까닭은 역설로 우리 문명 탓이다. 자본과 소비의 편안함과 안락함이 삶의 질이라 생각하도록 만드는 자본주의 체제는 환경의 역습, 인류 생존의 위기를 가져와 당장 우리 어린이들이 밖에 나갈 수 없는 세상을 마주하고 있다. 석유와 우라늄에 의존하는 에너지 생산은 거꾸로 지구 생명을 죽이고 있다는 암울한 현실을 교육에서는 어떻게 담아야 할까. 생태전환교육은 미래교육의 필수가 되었다. 교육이 그 시대를 반영하니 당연하다. 학교에서 해마다 후쿠시마발전소 사고 주기 공부를 하고, 실천대회에 참여하는 공부가 기본이 된 때다. 안타깝고 미안하지만 넘치는 풍요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어린이들에게 인류문명이 마주한 현실과 산에 오르지 못하는 까닭을 줄곧 이야기하며 아나바다 실천이 왜 중요한지 일깨우는 게 날마다 교육이다.
아침나절 공부는 즐거운 협력 몸놀이와 색종이 대칭 이야기수학을 채비했다. 낮은 학년 이끔이 학년이 된 알찬샘 3학년 열 어린이가 3월 서로 적응하는 시기를 거쳐 재미나게 살고 있다. 서로 다름을 인정하며 살아가는 모습은 어린이들이 스승이다. 어른들은 삐지면 말도 않고 무관심 속에 살아가니 비약하면 말만 다름을 인정하지 삶에서는 그렇지 않은 채 대충 그냥 그렇게 외면하며 살아간다. 나도 예외가 아니다. 그러나 우리 어린이들은 날마다 어울림과 함께 살기를 배우러 학교에 온다. 어린이들 세상에서 몸놀이는 가장 즐겁지만 놀이 때문에 속상할 때가 생기고 서로 다툼이 일어난다. 그래서 그 과정을 거치며 성장하는 아이들에게 협력놀이가 충분하도록 놀이 문화가 되도록 교사가 도와야 한다.
호흡과 서로를 살필 수 있는 놀이, 서로 도와 힘을 더해야 할 수 있는 놀이, 놀이감없이도 온 몸으로 놀 수 있는 놀이는 많다. 전래놀이와 마당놀이 가운데 끌어내고, 도구도 쉽게 찾아 할 수 있으면 좋다. 공하나만 있어도 되지만 공 없이도 놀이는 있다. 자연에서 만들 수 있는 놀이는 무궁무진하다. 컴퓨터와 손전화, 게임기가 없어도 잘 놀 수 있다. 막대기와 돌만 있어도 우리 아이들은 잘 논다.
짝을 지어 서로 무등을 태워주기, 서로 달리고 걷고 멈추는 호흡놀이, 작은 탁구공을 서로 힘을 모아 바구니에 넣는 놀이는 그 맥락에 있다.
대칭이란 낱말은 아이들에게 어렵지만 쉽게 다가간다. 낮은 학년부터 좌우대칭, 상하대칭, 도형의 대칭, 문자의 대칭, 숫자의 대칭 들은 자연과 활동 속에 만들어가고 있으니 모두 잘 이해한다.색종이를 접어서 도형을 찾고 오려서 대칭을 확인하는 활동은 1학년부터 6학년까지 단계를 높여서 할 수 있고 풀어내고 끌어내는 교육이 다르다. 문자 대칭과 숫자 대칭은 관찰과 관심을 끌어낸다. 토마토, 기러기, 여보게이게보여, 1991, 2002... 어린이들에 다양한 대칭을 찾아볼 수 있는 이야기다. 자연물은 수없이 많고 우리 몸도 대칭의 산물이다. 그러니 대칭은 수학 과학의 원리이자 자연의 이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