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카톡싸가지 후임 어쩌나요?”라는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최근 입사한 막내 후임의 업무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토로했다.
팀장인 작성자는 종종 다음날 업무를 퇴근 후
카톡 단체 채팅방에 공지할 때가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막내 후임이 퇴근만 하면 이 같은
메시지를 전혀 읽지 않는다는 것이다.
작성자는 “너무 싫고 재수없어도
가면이 필요한 것이 사회생활 아니냐”며
“막내 후임이 카톡을 확인하지 않아서 일 처리에
문제가 생기는 것은 아니지만 팀 분위기가
애매해진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퇴근 후 상사와 카톡을 주고 받는 것도 사회생활의
영역일까? 영국 신경과학자 데이비드 루이스는
"휴일에 상사로부터 받은 전화·메시지는
번지점프와 배우자와 다툴때 느끼는 것
이상의 스트레스"라고 지적했다.
실제 댓글도
“작성자가 문제이고 꼰대이고 싸가지다”,
“업무가 끝났는데 단톡으로 카톡질하는
직장이라니 무섭다” 등의 반응이 많았다.
◇ ‘퇴근 후 카톡금지법’ 어디까지 도달했나?
최근 이처럼 ‘퇴근 후 연결되지 않을 권리’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면서 기업문화도 변하고 있다.
바로 2016년 6월 더불어민주당 신경민의원이
처음 발의한 ‘퇴근 후 카톡금지법’이다.
퇴근 후 문자메시지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이용한 업무지시를 막는 내용이었다.
신 의원은 “모든 근로자는 퇴근 후
‘연결되지 않을 권리’가 있다.
사생활을 존중해줘야 한다”고 했다.
2017년 3월엔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이
같은 내용의 개정안을 발의했다.
‘퇴근 후 카톡금지법’은 2017년 8월
또 한 번 국회의 문을 두드렸다.
국민의당 이용호 의원은 퇴근 후
업무지시가 정당했을 때는 이를 연장근로로 보고
통상임금의 1.5배를 지급해야 한다는
내용도 추가했다.
같은달 고용노동부는 카카오 본사를 방문해
업무지시 관행 개선을 위해 공동 캠페인을
진행하자고 제안했다.
‘예약전송’ 기능을 추가해
업무 관련 메시지를 늦은 시간에 보내도
다음날 오전 전송이 가도록
해달라는 요구도 함께였다.
하지만 2017년 10월 카카오측은 퇴근 후
연결되지 않을 권리에 대해서는 동의하지만
단순한 서비스 기능으로 해결할 문제가 아니라며
고용노동부와 논의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퇴근 후 카톡금지법’은 여전히 국회를 떠돌고 있다.
하지만 2016년부터 활발히 이루어진
사회적 논의가 수포로 돌아간 것은 아니다.
많은 기업들이 캠페인과 사내 지침을 통해
조직문화를 바꾸고 있다.
◇’퇴근 후 연결되지 않을 권리’ 시행하고 있는 기업
◇LG유플러스
LG유플러스 권영수 부회장은 일할 때 일하고
쉴 때 제대로 쉬는 스마트한 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10시 이후 업무 카톡 금지 등을 포함한
Don’ts & Do’s 캠페인을 시행했다.
2017년 3월부터는 오후 6시 30분에 컴퓨터를
자동으로 끄는 ‘PC오프제’도 시작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출퇴근 시간이 자유로운 ‘시차출퇴근제’,
매주 둘째·셋째 수요일에 오후 5시에 퇴근하는
‘스마트 워킹데이’를 선보였다.
◇이랜드그룹
이랜드그룹은 근무시간 외 업무지시
금지를 독려하며 ‘꿀휴식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휴가나 대체휴가 등 쉬는 날과 퇴근 시간
이후에는 카톡 등 SNS, 이메일, 전화, 문자를
통한 업무 연락을 하지 못한다.
휴일이나 퇴근 후 부당한 업무 지시에 대해서는
익명 제보가 가능하도록 하는 시스템도 개설했다.
◇CJ그룹
CJ는 이재현 회장의 특별 지시로 2017년
6월부터 업무 몰입 문화 캠페인을 진행했다.
조직장들에게는 메일로, 전 직원에게는
팝업창으로 ‘퇴근 후 문자·카톡 금지’와
‘정시 퇴근 독려’ 등의 임직원 행동강령을 알렸다.
한달에 두번 수요일을
‘가정의날’과 ‘문화의날’로 지정했다.
직원들이 평소보다 1시간 일찍 퇴근한다.
한 CJ E&M 사원은 “지금은 캠페인을
강조하고있지 않지만 잘 지켜지고 있다.
하지만 아마 계열사별로
사정은 다를거다”라고 말했다.
◇롯데그룹
롯데도 2018년 퇴근 후 메시지 등을 이용한
업무지시를 금지하는 제도인
‘모바일 오프제’를 도입했다.
또 퇴근시간이 지나고 20분 뒤 컴퓨터가
자동으로 꺼지는 ‘PC 오프제’를 운영한다.
롯데백화점·롯데쇼핑 등
19개 계열사에서 시행했던 이 제도는
2018년부터 전체 그룹에 확대 적용 중이다.
◇JYP엔터테인먼트
JYP엔터테인먼트는 연예기획사 최초로
퇴근 후 업무지시 금지를 시행하고 있다.
엔터테인먼트 업계는 일의 특성상
일반적인 출퇴근 시간 외에도
업무를 계속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럼에도 박진영 대표 프로듀서는 되도록
퇴근 후 업무지시를 하지 말도록 임직원들에게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상호 JYP 홍보이사는
“현장 업무와 돌발 상황으로 긴급한 상황이 많은
업계 특성상 선임과 후임이 서로 연락하여
판단하는 상황은 예외로 두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외에도 JYP는 2018년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서
강동구 성내동으로 이사하며
유기농 구내식당 ‘JYP BOB’을 만들었다.
식당은 유기농 재료만 사용하며 예약만 하면
전직원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구내식당 운영비만 1년에 20억원이다.
박진영 대표는 한 프로그램에 출연해
“한창 클 나이인 연습생 친구들이 인스턴트로
대충 끼니를 때우는 것이 죄책감이 들었다”며
유기농 구내식당을 만든 이유를 설명했다.
글 jobsN 정혜인·최하경 인턴
jobarajob@naver.com
잡스엔
첫댓글 근무시간을 최대한 활용하고
퇴근후에는 마음껏 힐링하는 제도를
그러나 긴급한 일에는 상호 협조하는 체제로..
이제는 자율시대로 운영되어가는 형편이라서요~
나 자신과의 카톡을 하곤 합니다.
하루종일 나와의 싸움에서 지고 이기곤 합니다..
잠들기 전까지.. 퇴근은 없습니다만~
공감이 갑니다~
항상 월급을 받는 입장과 주는 입장의 차이가 있답니다.
월급쟁이였다가 사장이 되었다가..
이럴때마다 생각의 차이가 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