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숙: 제가 이 질문 나올까 봐 이 자리를 극구 사양했었어요. 다들 아시잖아요? 제가 '여성 캐릭터에 대해서 얘기하세요' 하면 할 말 없는 작가인 거. 다들 아실 거 같아서. 다들 저에 대한 평가를 남주 캐릭터, 남성 캐릭터들을 많이 부각시켜서 드라마를 끌고 가는 사람이잖아요, 제가. 이거를 그냥 그럴 듯하게 돌려서 말하고 치울까 아니면 정공법을 택해볼까 했었는데 기자분들도 있다 그러시지만 방법이 없네요. 저는 여성 캐릭터를 잘 운용을 못하고 잘, 어... 요즘 세상이 변했잖아요. 그래서 주체적인 여성, 남자분에게 도움을 안 청하고 재벌 2세를 안 만나도 되고 본인의 인생을 본인이 잘 가꾸어 가는 여성 캐릭터들을 원하시더라고요. 근데 제가 처음 데뷔할 때까지만 해도 제가 쓰는 글들이 잘, 이렇게까지 세대에 뒤떨어지진 않았었는데 저도 가만히 돌이켜 보니까 그랬던 것들이 맞았고 해서. 저도 공부를 할게요. 세상이 변해가니까 자꾸자꾸 따라가고는 있는데 더 빨리 세상이 변해가는 것 같아요. 그래서 남여주가 동등하게 예쁘게 잘 사랑을 가꾸어가고 하는 이야기들을 잘 꾸릴 수 있도록 저도 공부하고 따라가고 변해보겠습니다. 제가 했던 작업들이 있어서 이렇게까지 밖에는 이 질문에는 대답을 할 수가 없어요. 잘한 게 사실 없거든요. 그래서 아휴, 어렵다 이거.
이동욱: 너무 어렵게 생각하신 거 아닌가요? 저는 정말 그냥 단순히 여쭤본 건데...
김은숙: 근데 어... 많이, 많이 지적받는 부분이에요 제가. 저한테 부족한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찔린 거죠. 스스로 좀 찔려서. 많이 지적받는...
이동욱: 마음 속에 좀 담아둔 얘기를 하신 것 같아요.
김은숙: 완전 많이... 늘 이렇게 하루에 한 열 번씩은 듣는.
이동욱: 그렇군요. 제가 또 괜한 질문을 한 건 아닌가.
김은숙: 아닙니다. 이게 원래 있었어요. 아무튼 잘 할게요! 잘 해보겠습니다!
2017년도 영상인데 요즘 다시 생각나서 찾아옴
인터뷰 보면 아마 저 질문 나올 걸 알고 있었던 거 같은데 사실 본인이 불편하면 대충 '무슨 캐릭터요' 하고 넘어갈 수도 있었음 그런데도 먼저 나서서 저렇게 말한 거야
물론 더 글로리 내에 여혐 요소들도 있었지만 주조연 대부분을 여성으로 채우고 여성주연 원탑물을 만들었다는 것에만 해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함
아무리 여성주연 서사가 이미 유행이라고 해도 업계에서 탑인 작가가 이런 작품 내놓은 거 분명히 영향력 있을 테니까
첫댓글 크.. 변해가는게 중요하지 않겠어
물론 더글로리 아쉬운 부분 있었지만,, 담엔 그것마저 개선돼서 더 좋은 작품 내줄거라 믿음
너무 좋다 오히려 이렇게 말씀해주셔서 감사한데 남작가들은 철저히 무시할 듯
여자들은 다 배우고 발전함
시대흐름 바뀐거 인지하고 변화하려는 태도👍👍 미스터션사인이랑 더글로리 여주원톨 여캐들 과거에 비해 많이 성장해서 응원함
역시 여자들은 멋있어
헐 업계 탑으로서 본인 부족함 인정하기 정말 어려울텐데 저렇게 사람들 비판 수용하는거 대단하다 멋있으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