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레일리아의 시 라이프 시드니 아쿠아리움에서 지내며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게이 펭귄'으로 유명세를 누린 젠투 펭귄 커플의 한 쪽 '스펜'이 죽었다고 영국 BBC가 22일(현지시간) 전했다. 인간의 셈법으로는 11년을 살았다.
스펜과 매직은 2018년 이 수족관에서 만나 동성애를 나누며 두 새끼를 입양해 길러 지구촌의 눈길을 붙들었다. 둘의 로맨스는 마디 그라스 축제 행렬의 풍선인형으로 등장했고, 오스트레일리아의 교육 지침서에도 언급될 정도였으며, 넷플릭스 시리즈 '별나도 괜찮아'(Atypical)에도 소개됐다.
수족관은 스펜이 전 세계에 평등의 상징으로서 "잴 수 없는" 임팩트를 미쳤으며 환경 보호명분을 위한 통로 역할을 했다고 밝혔다.
최근 건강이 나빠져 아쿠아리움의 수의사 팀은 이달 초 스펜의 통증과 불편함을 끝내주기 위해 이달 초 안락사를 하기로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 갑자기 건강이 나빠진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리처드 딜리 수족관 총국장은 성명을 통해 "스펜을 잃은 것은 펭귄 집단(colony), 팀, 스펜과 매직의 얘기에 영감을 얻고 긍정적으로 영향 받은 모든 이들에게 가슴 아픈 일"이라면서 "우리는 스펜의 삶을 돌아보고 축하하며 그가 어떤 우상이었는지 기억하는 기회로 활용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남극 대륙 근처에 사는 젠투 펭귄은 평균 12~13년을 사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평생 일편단심 사랑으로 유명하다.
반려자였던 매직은 인간 나이로 여덟 살인데 수족관 측은 짝이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것이란 점을 알려주기 위해 스펜의 주검을 보여줬는데 매직은 곧바로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차츰 다른 펭귄들이 따라 했다.
딜리 총국장은 "팀의 초점은 이제 매직인데 스펜 없이 새끼들을 양육할 준비를 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두 새끼는 스펜직(일명 라라)와 클랜시다.
매직과 스펜이 짝으로 지낸 것은 6년이었다. 둘이 서로를 향해 고개를 까닥거리는, 젠투 펭귄이 짝을 유혹할 때 전형적인 수법을 해 스태프는 처음 알아챘다.
적지 않은 이들이 아쿠아리움 홈페이지를 찾아 게시판에 추모의 글을 올렸다. 오랜 팬이었다는 마크는 "스펜과 매직은 평등의 아이콘이었다. 관리자들과 시 라이프 시드니 팀 전체 때문에 가슴이 무너졌다"고 적었다. 라크(Rach)란 이름의 이용자는 아랍어로 '공감'을 뜻하는 말을 써 "넌 세상을 많이도 가르쳤어. 우리는 너를 절대 잊지 않을 거야, 하비비"라고 추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