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됨’을 위한 과정의 도구 '명상사진가 민영주' |
‘무엇을 위해 찍으며, 그것으로 무엇을 도울 수 있으며, 그것을 통해 과연 나는 발전할 수 있나’의 의미를 지니는 세 손가락 법칙을 사진을 찍을 때면 항상 기억한다는 그는 사람다운 사람이 되기 위한 ‘됨’을 위한 과정의 도구로 사진을 활용할 수 있도록 바라는 마음으로 성스러운 작업을 해나가는 명상 사진가이다.
글·김수이 (본지 편집부 기자 fine@photoart.co.kr) |
묵상
어떻게 도와 가야 할까 마음 시름 잠시 접어 비워 깊은 묵상 잠깁니다. 펼쳐 안으면 우주도 넉넉하지만 닫아 거두면 바늘 하나 틈 없는
마음 삶파아란 하늘 벗님들에게 살포시 위로 청합니다. 오늘은 그저 세상 아픈 삶들 다독다독 안아 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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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 속에서 인간의 존재가치를 구현하고자 외치는 전인 혁명가, 전인 창조자로 스스로를 소개하는 민영주씨(41)는 강원도 홍천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명상가이다.
그는 매주 수요일 아침 3만명이 넘는 사람들에게 명상 메일을 전달한다. 직접 촬영한 사진을 고르고, 목욕과 명상으로 몸과 마음을 정갈히 한 뒤 글을 쓴다는 그는 일주일에 한번씩 성스러운 의식을 치르는 기분이라고 한다. 지친 이에게 힘과 용기를, 좌절한 이에게 위로와 격려를 주는 명상 메시지는 마음으로 느끼는 영상이다.
오래전부터 사진일기를 꾸준히 써왔던 민영주씨는 디지털 카메라가 우리나라에 보급되기 시작하면서 본격적으로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일상적인 하루의 이야기를 담은 사진과 글이 주변 사람들에게 알려지면서 더 많은 사람들과 감동을 함께 느끼면 좋겠다는 요청이 쇄도해, 지난해 1월 홈페이지(www.hanulmail.net)를 오픈하게 되었다. 개인에 대한 기록으로 작업되었던 사진은 메일을 발송하면서 보여주기 위한 사진으로 바뀌는 계기가 되었다.
민영주씨는 특별한 대상이나 소재에 국한되지는 않지만 용기와 희망, 격려와 사랑 등 삶을 풍요롭게 하고, 마음을 따뜻하게 하는 사진을 주로 많이 찍는다.
“찍은 사진을 메일을 통해 다양한 사람들에게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은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을 충분히 보여주는 것입니다. 사진을 별 의미 없이 그냥 찍으면 단지 과거로 남을 뿐이죠. 시간이라는 것이 당위성을 가지고 존재론적 법칙을 가지는 것은 하나의 룰입니다. 그러나 명상사진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사진을 볼 때마다 새로운 가치를 지니게 하고 재해석됩니다.”
마음을 통해 전달되는 그의 사진 한 장 한 장에는 수 십년, 수 백년의 세월이 지나도 사람들의 마음을 끌어낼 수 있는 영속적이고, 생명력 있는 사진으로 남길 바라는 간절한 그의 소망이 담겨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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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대학교 오상조 교수와 민영주씨 그리고 눈빛출판사 이규상 사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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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일곡갤러리 |
“다양한 장르들이 예술로 발전하는 지금 명상사진도 사진계 내에서 사진의 또 다른 한 장르로서 보다 풍요로운 삶을 추구하는 유력한 매체로 자리매김 했으면 좋겠어요. 자신의 삶을 작품으로 만들어 낼 줄 아는 사람이라면 자신의 삶 또한 충분히 예술로 승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 믿습니다.”
세 손가락을 펼치며 ‘무엇을 위해 찍으며, 그것으로 무엇을 도울 수 있으며, 그것을 통해 과연 나는 발전할 수 있나’의 의미를 지니는 세 손가락 법칙을 사진을 찍을 때면 항상 기억한다는 그는 사람다운 사람이 되기 위한 ‘됨’을 위한 과정의 도구로 사진을 활용할 수 있도록 바라는 마음으로 성스러운 작업을 해나가는 명상 사진가이다.
사진으로 명상의 메세지를 전해
시인, 사진가로 알려져 있는 민영주씨는 현재 전인계발연구소 소장으로 있으며, 학교법인 전인학원 이사장으로 전인교육의 실천에 앞장서고 있다. 자신의 아이를 시작으로 주변의 뜻을 함께하는 사람들의 자녀가 하나둘씩 늘어나며 설립된 대안학교 형식의 전인학원은 현재 학생이 29명이다. 아이들 개개인의 전인성을 드러내도록 돕는다는 취지 하에 전인명상을 계발, 보급하고 인간 스스로의 본성인 ‘근원자아’를 만나 자신의 삶 속에서 자연스레 펼쳐내어 그 존재가치를 구현하도록 돕는다.
10월 광주에서 개인전 ‘인간, 인간... 그리고 생명’전을 연 그는 광주대학교 사진학과 3, 4학년 학생들과 사진에 관심 있는 일반인들에게 ‘사진과 명상’이라는 주제로 세미나를 열어 의미 있는 시간을 갖기도 하였다.
민영주씨가 그동안 보냈던 명상 메시지를 모아 한권으로 엮은 “명상-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는 아니다”는 인간 자신의 근원적인 존재가치를 깨닫고 일상에서 스스로 감동받을 수 있는 생활을 펼쳐나갈 때 비로소 풍요로운 삶이 가능하다는 것을 시와 사진을 통해 잔잔하지만 감동적으로 이야기해 주고 있다. 눈빛 출판사 이규상 사장의 제안으로 만들어진 이 책은 67점의 컬러사진이 그 특유의 색상과 질감으로 독자의 근원자아에 다가가는 부제가 함축해 주듯이 ‘마음으로 느끼는 책’이다. 또한 명상에 관련된 산문 3편을 수록하여 일반 독자들의 이해를 돕고, 명상이 종교나 비전(秘傳)이 아니며, 인간 존재의 참된 라이프스타일이라는 사실을 일깨워 주고있다. ● |
2004년 12월호 98~9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