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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 속에 갇힌 불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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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으로 가는 글마을 스크랩 수필 아들의 사랑,봄날은 간다
낭만고양이& 추천 0 조회 39 07.05.24 19:31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보리밭,바람이 몹시 부는 도평의 어느 봄날

 

 

 

 

기숙사 경비실에서 연락이 왔다.

 

면회시간이 끝난 늦은 저녁,

 

웬 육군일병이 나를 찾아 불러 달라고 떼를 쓰고 있다고 한다.

 

아저씨가 빨리 내려와 보라고 한다.

 

누굴까?

 

고향 후배가 군대에서 금방 탈영한듯 흐트러진 모습으로 병원 수위실 앞에 서있다.

 

내가  며칠후에 서울을 떠나 몇년은 다시 오지 못할 먼 곳으로

 

떠난다고 육군 일병에게 편지를 썼던 기억이 난다.

 

상사에게 애인이 외국으로 가니 꼭 휴가를 보내 달라고 ,

 

안 보내주면 탈영할것 같다고 하여 허락을 받고

 

먼 강원도 오지에서 달려 왔다고 한다.

 

그 순간, 

 

그 후배 아이가 많이 커 보였다.

 

 

<음악 클릭>

 

 

 

육군 공병부대에 근무 하는

아들이

훈련중 허리에 무리가 가서

병가 휴가를 받고 집에 왔다.

전에 없이 우울하게 보이며

멀 잘 먹지도 않고, 대답도 단답식, 한숨만 내쉬며 자꾸 울먹인다.

아프고 스트레스 때문인가 여겨보다

무슨일이 있냐고 물어 본다.

죽을것 같다고 ....

미칠것 같다고....

3년 동안 좋아하던 누나가 토요일날 결혼을 한단다.

아무것도 할수가 없다고 한다.

 

청춘은 아픈 것이다.

 

우리 부부는 토요일날 비행기를 어렵게 예약해주고

원하는 양복까지 사 주었다.

내일 아침 비행기로 식장에 갈것이다.

왜,이제와서 그곳에 가서 뭐하느냐?

더 상처 입을것이다.

경비 들이면서 왜?

라고 묻지 않았다.

아들이 너무나 원하고 있음을 알기에

처음 몇마디만 건넨후

일찍 병원에 갔다 다녀오라고 하였다.

 

젊음은  

스스로 상처를 받고 ,

또한 스스로 그 상처를 감싸면서 아물기만을 기다려야 함을 알기에.

또한 그것은 우리들이 이젠 다시 갖일수 없는 아름다운 청춘의 특권이기에....

 

 

몇년전에 본 "봄날은 간다" 라는 영화가 떠오른다.

유지태의 지금 과는 다른  순수한 모습과

이영애의 단아하면서도 차거운 이미지가 잘 어우려진 영화였다.

또한 싸운드 콜렉션 이라는 특수한 직업과 가을의 풍광 ,배경음악등.

말을 뒤로 삼킨체

잔잔히 마치 음악처럼 흘러가는 영화였다.

일종의 성장소설이랄까?

 

 

청춘의 사랑은 아픈 것이다.

사랑의 열병에 대해서 ,상처에 대해서.

그 아픔을 견뎌내는 모습.

영원을 믿었던 사랑의 유한성.

그리고 그 가변성까지를

담담히 풀어내는 영화였다.

 

 

봄날은 간다.

"간다" 라는 단어는 여전히 섦은 단어.

 

아들이 보내는 봄날,

 

그 아픔을 같이 해본다.

 

 

그러면서 우리의 봄날들도 갔었으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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