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로 갔다
목포는 전혀 모르니까
신도시 호텔에서 자고
목포역주차장에 차를 세워두고
시티투어버스를 탔다
점심시간 그들이 안내한 목포먹갈치정식을 먹으러 갔다
근데 전혀 모르는 다른 관광객 한팀과
4인용 식탁을 차려놓았다
순간 당황했다
달콤한 갈치찌개는 보골보골 끓고 있었다
상대부부는 70대 중후반으로 보인다
영감님은 건장해보이고 할멈은 힘이 없어보인다
마누라가 찌개를 퍼려고 국자를 드니
할멈께서 당신이 퍼시겠단다
갈치몸통 무우 버섯 파 등등을 골고루 퍼서는 제일 먼저 나를 주고
그다음은 당신 영감님
그담은 우리 마누라
그리고선 할멈 당신이 퍼서 드신다
몸통은 남자 두사람에게 제일 죤걸 주시고
그다음은 우리 마누라, 자신은 제일 후진 조각을 드신듯하다
당신 영감님보다 내가 젊었지만
남의 남정네를 손님으로 대접하신듯하다
우리 마누라가 펐더라면 과연 어떻게 펐을까?
저만큼 교양있고 기품있었을까?
옛날 우리 어머니들의 모습을 본듯해서 감회가 깊더라 저런 어머니 밑에선 절대 버르장머리 없는 애들이 나올수가 없다
영감님은 목포가 고향이신데 서울에 터잡고 일평생 사셨다고 한다
아주 오랫만에 고향 목포에 오셨고
두분은 열차로 여행중인데 다음 행선지는 강진이라고 하셨다
여행중 우리 어머니들의 모습을 보고 잠시 콧잔등이 찡했다
첫댓글 왜 아니겠어요!
요즘같이 각박한 세상에
어머니처럼 편안한 분과 식사 자리를 했으니..
그야말로~꿀맛! ㅎ
저는 정말 오랫동안 남들과 함께
밥 안먹었는데 타인과의 4인상
쫌 당황스러웠어요 근데 그 인품에
반해서 아주 맛있게 먹었어요
하루짜리 목포여행은 옳게 구경도 못했어요
유달산 노적봉만이 감회 깊었답니다^^
요즘 보기 드문 분을 만나셨네요.
나 보다 남을 먼저 생각하고 챙기는 일이
말은 쉬울지 모르지만 실천하기는 만만치 않거든요..
넉넉하고 너무 지혜로우셔서
반하고 배우고 했답니다
동물도 아니고 먹는걸루 욕심내고 야박하고
마음 상하고 글케 살아선 안되겠지요^^
읽는 저도 콧등이 시큰합니다
우리는 모두 어머니의 아들인데
오래전에 떠나시고 안계시네요
한번 가신 어머니는 불러도불러도
대답없습니다 돌아가시고 거하게 제사 모시면
뭐합니까? 살아 생전에 맛있는거 많이 사드리고
했던 말 또 하고 또 하시더라도 모르는척 정답게
들어드려야 했는데 참 죄스러운 마음입니다
당황스러운 식사자리 특히 먹갈치찌게의 분배
한마리를 4등분하는 어려운 배식을 어머니같은 분이 지혜롭게 하셨네요
누가 먼저고 누가 나중이고 누가 큰몸통이고 누가 작은 꼬리부분일까
다른분이라면 어떻게 했을까
궁금합니다
저는 그여자분의 배려심에 큰 감동을 받아서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는걸 새삼 느끼기까지
했어요 누구든 자애롭고 지혜로웠음 좋겠습니다
매일 영화봅니다 음악은 집중 안되고
책은 눈 아픕니다 사실 영화도 집중 안되긴 마찬가집니다 편안한 오후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