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빗에선 1억원에 거래도…하루 지나 안정세
5대 거래소 앞다퉈 상장…메타 출신 주도
국내 5대 가상자산거래소에 동시 상장된 '수이(SUI)' 코인이 상장 직후 15배 이상 급등하는 등 오랜만에 코인 시장 열풍을 주도하고 있다.
4일 오후 각 거래소에 따르면 수이는 2000원 안팎에서 등락을 반복하며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전날 밤 상장 직후 수이는 최고 1500% 이상 급등하는 등 과열 양상을 띠었다.
전날 자정 상장한 빗썸에서는 기준가 133.6원에서 이날 오전 최고가 2139원까지 올랐고, 코인원에서는 기준가 133.9원에서 전날 밤 10시 상장과 동시에 최고가 3000원을 기록했다.
국내 거래소 중 가장 먼저 상장한 코빗에서는 이상 거래 현상도 나왔다. 전날 밤 9시30분에 상장 후 시초가가 1억원에 형성됐다. 이후 바로 1900원대로 급락해 현재는 타거래소와 비슷한 가격으로 거래 중이다. 이에 대해 코빗 측은 "매도물량이 적은데 상대적으로 매수의지가 강하게 나타난 것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업계는 수이 코인의 급격한 시세변동이 지속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거래소 한 관계자는 "오랜만에 유망 코인이 등장하면서 시장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지만, 국내는 물론 해외 대다수 거래소에 동시 상장돼 향후 가격 변동성이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상장 초기에는 시세 변동이 있을 수 있어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총 발행량 100억개는 부담...투자 신중해야"
국내외 대형거래소가 경쟁적으로 상장한 수이는 지난해부터 기대를 모으며 시장의 큰 관심을 받았다. 수이는 메타(구 페이스북) 출신들이 주도하는 프로젝트로,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스마트컨트랙트를 작성하고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는 레이어1 플랫폼이다. 거래 기록을 병렬적으로 처리해 거래 처리 속도를 크게 끌어올린 게 특징이다.
수이는 초기부터 기대를 모은 프로젝트로 글로벌 기업들의 투자도 이어졌다. 거래소가 제공하는 정보에 따르면 국내에서는 삼성넥스트, NC소프트 등이 초기 투자를 단행했으며, 바이낸스랩스, 코인베이스벤처스 등 해외 벤처캐피털(VC)도 참여했다. 수이는 지금까지 3억달러(약 4000억원) 이상을 투자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기술과 인지도와는 별개로, 발행량이 많아 투자 측면에서는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다. 백서에 따르면 수이 코인은 최대 발행량이 100억개다. 현재는 최대 발행량의 5.2%정도인 5억여개가 발행됐고, 이중 재단 보유물량 절반을 제외한 2억5000만개 정도가 시장에 풀린 것으로 추정되지만, 향후 재단의 계획에 따라 많은 물량이 시장에 나와 가격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
100억개는 지난해 말 열풍이 불었던 '앱토스(APT)' 최대 발행량 10억개의 10배에 달하는 수치다. 수이와 동일한 레이어1 계열의 앱토스는 지난해 10월 업비트에 상장 후 폭등세를 보였다. 이번에 거래소들이 경쟁적으로 수이 상장에 나섰던 것도 앱토스 전례 때문으로 파악된다.
업계 관계자는 "메타 출신들이 이끄는 수이는 글로벌 프로젝트로 분명 기술적으로 유망하고 발전 가능성이 높아 앱토스 이상으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다"면서도 "하지만 예정된 총 발행량이 100억개로 가치에 대한 신중한 판단과 투자가 필요하다"고 충고했다.
최용순 (cys@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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