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물실. 수진은 아버지 생각을 하면서 그림을 그리지만 계속 눈물이 나와 더 이상 못 그린
다. 민석 하모니카를 불며 들어온다.
민석:수진아. 왜 그래? 무슨 일 있어?
수진:...
민석:말해 봐.
수진:아니야.
민석:나한테 말해... 말해.
수진:아버지가 지방으로 가신데 회사도 더 이상은 힘들고 집도 넘겨주고 지방으로 가신데.
민석:그럼 넌?
수진:난 큰집으로 가기로 했어. (사이)
민석:수진아 내가 있잖아 기운내.(그림을 보면서)어 이거 나야? 멋진데..
수진:우리 아빠야. 지방가실 때 드릴꺼야.
민석:와! 잘 그렸다.수진아, 잠깐 앉아봐.(하모니카로 자신이 만든곡을 들려준다.)
수진:이게 뭐야?
민석:응 이곡 내가 만들었다.(다시 하모니카를 분다.)
수진:노래 좋다.
민석:이 노래, 내가 널 처음 봤을 때 니가 수돗가에서 파레트 씻으면서 혼자 물방울 튀기며
놀떄 생각하면서 만들었어
수진:한번 더 들려줘.
민석: 그럼 이번에 내가 가르쳐준 장구 장단하고 맞춰봐.
곡을 연주하다 멈춘다.
민석:그만.
수진:왜?
민석:아직 미완성이야. 나중에 멋지게 녹음해서 테이프로 줄꼐.
수진:(이어폰을 꽂아주며) 이거 어제 밤에 너에게 들려주려고 녹음했다.
민석:수진아 나도 줄께 있어.(반지를 꺼낸다)
수진:이게 뭐야?
민석:너 내일이 무슨 날인지 알아?
수진:내일?
민석:내가 너를 처음 본 지 300일째가 되는 날이야. 끼워줄게. 손 줘.
민석 수진에게 반지 끼워주고 민석도 오른손을 내민다.
수진:왼쪽이야, 바보야.
민석:(반지낀 두손을 잡으며)수진아 넌 우는 것보다 웃는게 더 이뻐. 너 내가 항상 웃게해
줄게. 울지마.
수진과 민석 서로의 손을 잡는다.
조명 아웃.
2장 : 수진이와 민석--풍물실에서
수진 체육복 차림으로 등장하여 민석이 장고를 치는 모습을 보고 있다.
수진:유민석(민석의 대답 없다.민석의 눈을 가리며) 누구게?
민석:울보 정수진.
수진:바보 유민석.너 자꾸 수업 빠지면 어떻게 해?
민석:화요일 4교시,목요일 5교시!정수진 체육시간이 유민석 풍물시간이다.
수진:너 이러다가 들켜서 벌점 받으면 어떻게 하려고 그래?
수진이 옆에서 장구를 들고와 꺼내려는데 민석 담배를 문다.
민석:그래,알았어.
수진:유민석 내가 이거 끊으라고 했지.(담배를 뺏으며)압수!
수진 다시 장구집에서 장구를 꺼내려고 한다.
민석:(인형을 주며)수진아! 축하해. 게시판에 성적표 붙은거 봤어. 너! 경희만 잡으면 다시
1등이더라.
수진:응, 운이 좋았지 뭐. 하지만 경쟁 하고 싶은 마음은 없어. 경희랑 경쟁하고 싶은 마음
도 없고. 작년 내내 얼마나 괴롭고 힘들었다구...난 지금이 너무너무 좋아.
수진 장고집에서 장고 꺼낸다. 궁편 채편에 소년과 소녀의 그림이 그려져 있고 이름이 써있
다.
수진:이게 뭐야? 유민석? 정수진? 유민석.이게 뭐야?
민석:보면 몰라?
수진:무슨 뜻이야?
민석:(입을 맞추려 하며)맨입으로?
수진:(눈치를 보다 민석의 뺨에 뽀뽀한다.)
민석:이런 것 말고.
수진:유민석! 너 자꾸 이러면 나 갈꺼야.
민석:그래 알았어! 수진아, 너 야자 끝나고 빨리 좀 나와!
민석:(장고매고 불림)수진이 체육시간!
수진:민석이 풍물시간!
민석 장단에 수진 따라 들어간다. 멋드러진 짧은 소리의 데이트. 민석이 장고소리 사이로
소리친다.
민석:그거 널 사랑한다는 뜻이야.
수진:뭐라고?
민석:니가 무지무지하게 좋다고!
수진:나도.
민석:수진아 난 너하고 계속 장고치고 싶어.
수진:나도.
민석:약속!
수진:약속!
학주:(아이1에게)이 지갑 맞아?
아이1:네 그지갑 맞아요.
학주:정수진. 이 지갑이 니 가방에서 나왔어. 어떻게 된건지 설명해 봐.
수진:전 모르는 일이에요.
학주:거기서 지갑에 나왔다니까.
수진:아니예요, 선생님. 그럴 리가 없어요.
아이2:선생님, 정수진은 체육시간 중간에 없어졌어요.
아이3:양호실에도 없었어요.
수진:제가 그런게 아니에요.
학주:그럼 체육시간에 뭐했어? 뭐했냐니까?
학주:알리바이를 대.(사이) 엄마 모시고 와.
아이4:선생님 수진이 엄마 돌아가셨어요.
학주:아버지 모시고 와!
수진:선생님 제가 그랬어요. 제발 집에는 알리지 말아주세요.
학주:절도는 퇴학인 거 몰라?
담임:학생주임 선생님.수진이 담임으로 요청합니다.수진이 그런애 아니예요.
다시 조사해주세요.
학주:2학년 1반 학생들 모두가 증인이에요.알리바이도 못대고 본인이 자백을 했다고요.
민석 들어온다.
민석:선생님, 제가 같이 있었습니다. 5교시 제가 정수진하고 같이 풍물실에서 장고를 쳤습
니다.
수진:민석아.
아이2:선생님 유민석하고 정수진 둘이 좀 수상한 사이래요.
아이3:왜 그렇고 그런 사이 있잖아요. 소문이 그래요.
학주:유민석. 정수진 좋아하지! 정수진이 가방에서 지갑이 나왔어.
민석:이건 누가 고의적으로 수진이에게 도둑 누명을 씌운거라구요. 수진인 저와 함께 있었
다니까요. 수진이한테 잘못이 있다면 수업시간 빼먹고 저랑 같이 장고 친 것밖에
없어요. 저도 똑같은 잘못을 했으니까 똑같이 처벌해주세요.
학주:두놈다 부모님 모시고 와!
조명 아웃
민석의 집. 조명 인.
민석부:민석이 너이놈. 애비 얼굴에 먹칠할래? 뭘 잘했다고 나서. 선생님 말씀 들어.
민석:아버지 수진인 누명...
민석부:아니 그래도 이놈이.
민석:엄마.
민석모:민석아 너 이러는거 수진이에게 아무 도움도 안돼. 선생님하고 엄마가 잘 의논해서
처리하마. 약속할게. 민석아, 엄마 믿지?
조명 아웃.
민석:수진아 다 잘될꺼야.그리고 풍물실 장고 네꺼야.처음부터 너 주려고 산거야.
집에 가지고 가.오늘은 먼저 갈께.이따가 다시 음성녹음 할께.안녕.
조명 인.
수진 백지 앞에서 쓴다.뒤에 학주 의자에 앉아있다.
수진:나는 체육시간에 몰래
학주:야 몇일쨴데 그모양이야. 크게 써 큰소리로 읽으면서.
수진:교실에 들어가 친구돈
학주:큰 소리로 읽으라고 그랬다.
수진:5만원을 훔쳤습니다. 잘못했습니다.
용서해 주세요.(고개들며) 선생님, 민석이 왜 학교 안 나와요?
학주:넌 니 걱정이나해.
민석:(밝은 목소리로)수진아 집에 잘 갔어? 지금 뭐해? 그림 그려? 엄마 아빠한테 니 얘기
다 했어. 너 나 믿지? 난 어디서든 영원한 니편이야. 내일은 고수부지에서 한판 치자.
잘자. 울보야.
민석이 만든 수진의 음악이 나온다.
4장 : 민석이 처음 전학 온 날.
교실
화상으로 교장선생님 훈화가 들려온다.
교장:다시말해 나라에는 법이 있고 학교에는 교칙이 있습니다. 엄격한 교칙속에서 최고의
면학 풍토가 조성되고 최고의 인재가 양성된다는 우리 학교의 교육 철하이 바로 1998
년 대학 합격률을 89%라는 기적적인 합격룰을 낸것을 명심하고 학교의 방침에 절대
복종할 것을 당부합니다. 알았나요? 이상.
소리:교장선생님에 대해 경례.
아이들: 썩쎄스.
담임 등장한다.
미자:선생님 안녕하세요.
담임:서동편 안들어왔지? 이자식 빨리 와야 할텐데.이거 대학을 갈꺼야 말꺼야....
(홍미자에게 시선)선희야.
선희:네301 이선희.
담임:선희는 어제밤에 뭐했니?
선희:예.가족들하고 외식하고 영어 시험 준비 했습니다.
답임:부모님은 안녕하시지?재구는?
재구:네 302 손재구.
만화 페스티발에 다녀왔습니다.
담임:만화도 좋지만 너 성적 떨어지면 안된다. 홍미자씨는?
미자:304 홍미자.모자라는 수면 보충했습니다.
담임:확실해?
미자:네.계속 잤는데요.
담임:나이트 같은데 간건 아니고?
미자:요즘같은 이임에프 시대에 나이트라뇨?
담임:그래? (팩스를 읽는다)귀교의 c-3반 홍미자양 강남의 줄리아나 나이트에서 적발하여
부모님께 인계. 적발당시 음주상태. 홍양이 가르쳐준 번호가 팩스 번호이기에 이를
전송합니다. 강남구 청소년 선도 위원회 위원장.
미자:선생님 용서해 주세요.
담임:야, 임마.갔으면 들키지를 말아야지. 학교교칙 엄한거 알면서 일을 이따위로 처리해?
미자:선생님 다시는 안그럴꼐요 한번만 봐주세요.
담임:이게 교무실 팩스로 왔어 내 권한 밖이야. 내일 아침 규율 선생님한테 가봐.
미자:선생님.
담임:너희 문제 일으키면 내 입장이 어떻게 되는지 알지? 나도 말씀드릴 테니까, 가서 잘못
했다고 싹싹 빌어. 들어와.(민석 들어온다) 전학 학생이 있다. 인사해라.
민석:난 유민석이야. 잘 지내자.
담임:너는 c-305이다. 여기는 엄격한 규칙 사회야.절대 학교 규칙을 어기는 일이 없도록.
통신장비 있나?
민석:네?
담임:삐삐나 핸드폰.
민석:없는데요.
담임:재구가 기숙사로 안내하고 모르는게 있으면.... 이선희.잘 가르쳐줘! 책상하나 가져다
주고. 서동평 들어오면 숙직실로 오라고해.
규율 선생님 등장.
규율:홍미자.
미자:네 304 홍미자.
규율:왜 물렀는지 아나?
미자:네?
규율:301. 학교교칙 7조 복창.
선희:7조 외출금지. 1항. 학교의 명예를 손상시키거나 학생의 신분을 망각한 파렴치한 행위
를 한 자! 2항..
규율:됐어.
미자:선생님 용서해 주세요.
규율:그러고 싶지만 학교는 교칙이 생명이야.한놈 두놈 봐주면 걷잡을수 없이 일이 커져.
우수 모범학교의 명예를 더럽혀도 분수가 있지.(서동평 자리를 보며) 너하고 서동평
은 이번달 외출 금지야.(머리카락을 잡고)너 다시는 그런곳에 못가게 해줄께. 따라와.
규율선생이 미자를 데리고 나간다.
민석:외출이 한달에 한번이야?
아이들:몰랐어?
조명 아웃.
5장 : 전학 다음날
교실
선희, 재구는 책상에 고개박고 열심히 무언가에 열중해 있고 민석은 손장단. 동평이 들어온
다.
동평:야 멍재구. 의리라고는...형을 깨워야지.
재구:형 깨우다가 옆반 짱돌에게 맞을뻔 했잖아.(민석을 보며) 형 어제 전학왔다.
동평:who are you? 난 부라더 서야.
민서:나는 유민석이야.
동평:그런데 신고식은 했냐? 멍재구 형님이 안계시면 니가 좀 알아서 해야지.
미자 들어온다.
미자:서동평 비켜.
동평:오빠라니까.
미자:재수한게 자랑이냐?
동평:홍미자 너 그머리...
재구:너 어제 짤린거야?
동평:무슨 일 있었냐?
재구:나이트 갔다가 들켰대.
동평:홍미자. 다 그러면서 크는거지.
미자:넌 니 걱정이나 해. 넌 담탱이한테 죽었어.
동평:야. 담탱이가 어떻게 알았어?
선희:어제 당직인거 몰라?
재구:내가 어제 새벽 1시까지 졸면서 기다렸단 말이야.
동평:오 마이 갓!
담임 들어온다.
선희:차려, 경례.
아이들:썩세스.
담임:홍미자. 머리 스타일 좋은데.
미자:선생님.
담임:외출의 휴유중이 D반으로 갈수록 크다. 심기일전해서 학업에 지장이 없도록.
알았나?
아이들:네
담임:유민석.
민석:네.
담임:이선희.
선희:301.이선희.
미자:(민석에게)305붙여.
담임:유민석.
민석:305,유민석.
담임:학생증 나왔다. 받아가. 그리고 내일 자율 학습 시간에 상당이다.
민석:네,
담임:좋아 서동평.
동평:예 303서동평.
담임:어제 몇시에 들어왔나?
동평:11시오
담임:11시?
동평:12신가?
담임:서동평, 자꾸 거짓말 할테야? 내가 새벽 1시에 너희 방 확인했어.
동평:죄송합니다. 2시에 들어 왔습니다.
담임:왜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요리조리 거짓말을 해. 그게 더 나빠. 도대체 뭐가 되려고
그러니?
동평:열심히 하겠습니다.
담임:어디로 들어왔나?
동평:네?
담임:어떻게 들어왔냐구.
동평:그러니까. 학교 앞에까지 오긴 왔는데요. 어디로 들어올 데가 있어야죠. 담탱이 기다릴
거...학교를 빙빙 돌다 구멍이 있길래 겨우 들어 왔는데...
담임:그게 무슨 구멍이야?
동평:개구멍.
아이들 웃는다.
담임:조용히 해. 학교 교칙은 약속이야. 사내 자식이 약속을 어기고 개구멍으로 기어다녀?
웬만하면 봐주겠는데 너희 집에 연락해야겠다.
동평:선생님. 저 집에 연락하시면 안되요. 제가 잘못한 거니까 제 선에서 끝내주세요. 어떤
벌이라도 받겠습니다.
담임:그래? 좋아! 어떤 벌을 받을래?
동평:맞겠습니다.
담임:그건 안돼.
동평;왜요?
담임:그건 네가 제일 좋아하는 벌이잖아. 몸으로 떄우는거! 너 개구멍으로 들어왔다고 했지?
손재구 앞으로 나와 다리 벌려. (동평에게) 기어. (재구가 긴다.) 임마. 너말고.
동평:선생님. 그건...
담임:빨리! (동평 소리없이 긴다.) 그 개 벙어리냐? 다시! (동평 작은 소리로) 나는 갭니다.
멍멍 큰 소리로 복창하면서.
동평:(하려고 하다) 선생님, 다시는 개구멍으로 안 다니겠습니다.
담임:다닐 수도 없지. 오늘로 규율선생님이 다 막아버릴 테니까.
동평:선생님! 그냥 떄려주세요, 부탁입니다.
재구:선생님! 앉아도 됩니까?
담임:앉아. 몇 대 맞을래?
동평:5, 아니 10대.
담임:10대?
동평:네 10대 맞겠습니다.
담임:모두 일어서! 손바닥 앞으로. (아이들 한 대씩 떄린다.) 왜 맞는지 아나?
아이들:모르겠습니다.
담임:너희들 모두 너무 개인적이고 이기적이야. 앞으로 관심과 애정을 갖고 친구가 학업에
열중할 수 있도록 도와주길 바란다. 그 약속으로 서동평에게 모두 사랑의 매를 3대씩
때린다. 서동평 엎드려!
동평:선생님, 4*3=12. 12댄데요?
담임:2대는 보너스다. 이선희 너부터.
선희:선생님. 뭘로 떄려요?
담임:자.
담임:이왕 명문고에 적을 둔 이상 목표를 높이 잡고 도전해봐. 우리학교 교육은 확실하니까.
굳이 너를 이 학교로 전학시킨 부모님을 생각해서라도 열심히 해. 그리고 난 거짓말은
용서 안한다. 힘든 일 있으면 찾아오고, 가봐.
민석:(신청서를 내밀며) 선생님 여기.
담임:삐삐는 안돼.
민석:음성 확인만 할께요.
담임:안돼. 학교 방침이야. (신청서를 보며) 집에다 하려고? 792-1125 (학생 주소록을 뒤진
다.) 764-1654 유민석! (신청서를 흔들며) 어디야?
민석:친구.
담임:(전화걸며) 너 벌써 두 번쨰야. 세 번쨰는 용서 안한다. 아, 여보세요, 여기 명문고등학
교입니다. 유민석군 집이죠. 아, 민석이 어머님 잠시만 기다리십쇼.
민석:죄송하지만 자리 좀...(담임 나간다.) 엄마, 얘기가 다르잖아. 외출이 일주일 한번이 아
니라 한 달에 한번인 거 알고 있었지? 됐어. 수진이 한테 연락 없었어? (사이) 왜 엄
마가 울어? 정말 통곡이라고 하고 싶은 사람은 나라구... 수진이 한테 전화해 줘. 전화
번호 알잖아. 여기 주소 가르쳐주고 한달 후에 외출나가 만나자고 전해 줘. 이사간단
말이야, 오늘 꼭해. (민석 전화 끊는다. 수진을 향한 시선)
6-2장 : 민석집으로 전화
민석의 행방을 모르는 수진은 용기를 내어 민석의 집으로 전화한다.
수진:여보세요. 민석이네 집이죠? 안녕하세요. 저.. 민석이 같은 학교 친구 수진이라고 하는
데요. 민석이가 전학간 학교... 여보세요. 여보세요.
상대방이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는다.
민석의 시선과 만난다.
조명 아웃
7장 : 국사와 손장단
교실
국사 선생님 들어온다. 미자는 이어폰을 끼고 흥얼거리고 재구는 무언가 열심히 그리고 있
다. 동평은 자고 있다. 국사 선생 보고 다가간다.
국사:(학생 흉내를 내며) 야, 선생님 오신다.
동평:(잠이 덜 깬 목소리로) 무슨 시간인데?
국사:(계속 흉내를 내며) 응. 예쁜 국사.
동평 얼른 필기하는 척 한다. 아이들이 키득키득 웃는다. 선생은 동평을 뚫어지게 쳐다본다.
동평, 잠이 덜 깬 얼굴을 하다 선생님을 확인하고 늘 그랬듯이 책상 위에 무릎을 끓는다.
국사: 쯧쯧, 한심한 놈. 넌 인생의 목표가 뭐야?
동평:(쭈빗거리며) 그게 저...
국사:대학 안가?
동평:(생각난 듯이) 네. 대학가는 겁니다.
국사:대학은 왜 가는데?
동평:(잠시 생각하다가) 네. 인생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요.
국사:인생의 목표가 뭔데?
동평:네. 대학가는 겁니다.
국사:그러니까 대학은 왜가냐구?
동평:네. 열심히 하겠습니다.
국사:(동평을 가리키며) 너같이 꿈이 없는 학생들의 아이덴티티를 확립해 주기 위해 국사가
필요한 거야. (선희에게 손짓)
동평:감사합니다.
선희:차렷. 경례.
아이들:썩쎼쓰.
국사:지난 시간 복습.
국사 선생 라디오를 튼다. 라디오에서 국사 선생님이 심수봉노래 부르는 것이 나오자 당황
하며 황급히 테이프를 빨리 돌린다.
국사:조용히 해!
라디오를 다시 틀고 않아서 손톱 손질, 거울보기 등 딴청.
라디오:(빠르게) 고구려의 변천과정. 동명성왕이 나라를 세워 태조왕이 옥저를 공격하고
왕위세습을 실시하여 고대 왕국의 기틀 마련.( 아이들 따라한다.) 고국천왕은 부자
상속실시와 을파소의 건의로 진대법 실시. 동천왕 중국의 분열을 이용하여 위 견제.
미천왕, 고국원왕 지나 소수림왕. 소수림왕 부분은 시험에 자주 출제되므로 별표 3
개 (아이들: 별표3개) 4세기의 소수림왕은 전진으로부터 불교를 수용하고 국립대학
인 태학을 설립, 율령 반포. 다음은 광개토대왕 후 연을 공격하여 요동을 확보하고
한강선 까지 진출. 신라에 침공한 왜구까지 격퇴.
국사:확인.
동평:사살.
국사:서동평! 호태왕이 누구야?
동평:선생님! 호태왕은 아직 안 배웠는데요,
국사:악! (히스테리적으로 소리지른다.) 지난 시간에 광개토대왕을 호태왕이라고 부른다고
가르쳐 줬잖아. 가르쳐준 것도 모르면 어떻게 하니?
동평:호태왕. 후연을 공격하고...
민석:요동.
동평:요동성을 확보한 후 한강선 까지 진출. 신라에 침공한 왜구까지 격퇴.
국사:너 선생님 놀리면 못 써. 손재구! 소수림왕.
재구:(자신 있다는 듯이) 네, 별표 3개입니다.
국사:그러니까 왜 별표 3개 냐구?
재구:시험에 자주 출제되서 그렇습니다.
국사:소수림왕의 업적이 뭐냐구,
재구;소수림왕은 전진으로부터 불교를 수용하셔서 우리가 기도하게끔 하셨고, 국립대학인
태학을 설립하여 현 입시제도의 기틀을 마련하셨고, 율령을 반포하셔서 법치국가의 기
초를 다지셨습니다.
국사:잘했는데, 뒤에 말한건 시험에 안 나온다. 홍미자!
미자:(책상 위로 뛰어 올라가며) 악!
국사:왜그래?
미자:쥐.
국사 선생 놀라서 동평에게 안긴다.
미자:선생님, 갔어요. 선생님, 뭐하세요?
국사:(학생한테 안겨있는 것을 확인하고 더 놀라서 비명) 왜 니네 반에만 주가 있니? 그럼
오늘 배울 진도 나가자. P.54
교과서 수업은 광개토왕비 영역. 장군총등이 나온다. 미자와 동평 틈을 타서 장난친다. 동평
이 먼저 재구에게 장난을 치고 미자 차례가 되어 재구 자리까지 갔을 때.
동평:선생님 질문있는데요.
미자 재구를 밀어내고 재구 자리에 앉는다.
국사:(재구에게) 얘! 너 뭐해? 제자리로 돌아가서 앉아.
재구, 미자자리로 가서 앉는다.
민석 이러는 사이 자기도 모르게 습관적으로 손장단을 치기 시작한다.
국사:니네 반은 왜 이렇게 정신이 없니? (민석에게) 또 뭐야? 너 내가 손가지고 장난하지
말라고 했지?
민석: ......
국사:전학온지 열흘밖에 안돼서 군기가 빠져도 아주 단단이 빠졌어. 너 뒤에 나가서 손들고
벽 보고 서있어.
수업 끝나는 종소리 울린다.
국사:아휴, 니네 때문에 또 진도 못나갔잖아. 니네 다음에도 이러면 나, 몽둥이 가지고 들어
온다.
선희 일어나 인사, 선생님 나간다. 선희도 나간다.
동평:멍재구, 이번 시간엔 뭐 그렸냐? (재구 공책을 넘겨본다. 선희의 케리커쳐 그려져 있
다.) 자식. 그림은 잘 그린단 말이야. 어 이게 뭐야? 누구랑 닮았는데?
재구:보지마!
이때 선희 들어오자 동평, 그림을 선희와 비교해 보고 선희에게 준다.
동평:야, 이선희 재구가 너 그렸다. 너 가져.
선희:손재구. (그림을 재구 책상 위에 놓는다.)
한쪽에서는 미자의 노래에 맞춰 민석이 장단을 치고 있다. 미자 장단 소리를 듣는다.
미자:야, 유민석. 너 드럼쳤냐?
민석:드럼?
미자:좆나게 두드리는 게 뭐야?
민석:장고
미자:장고? 나도 가르쳐줘.
민석:관둬. 장고도 없이 어떻게 해.
미자:손바닥으로 두드리는 거 이거 가르쳐주면 되잖아.
민석:또 시끄럽게 하고 싶지 않아.
미자:야 유민석! 쉬는 시간, 노는 시간, 조는 시간, 휴식 시간, 식사 시간 몰래 하면 되잖아.
선희:(혼잣말) 그럼 취침시간만 빼고 24시간 다내.
미자:뭐라구?
선희:아니야, 좀 조용히 하자구.
민석:거봐, 조용히 하래잖아.
미자:야 유민석! 너 생까냐? 나 가수 될 몸이야. (미자 노래하면서 책상을 두드린다.) 어때?
민석:정말 배우고 싶어?
미자:야, 하고 싶은 것도 좀 하면서 살자. 사부 한 수 부탁해. (마자 손 내민다. 민석 악수
한다.)
민석:좋아.
재구:(어느새 옆으로 와서 손뼉으로 장단 친다.)
민석:너도 할래?
재구:고마워.
미자:야! 넌 가서 만화나 그려.
민석:왜그래? 많이 할수록 좋아.
미자:유민석. 시작해봐!
민석:지금?
미자:쇠뿔도 단김에 빼랬다고, 빨리!
민석:그래! (가방에서 컵으로 만든 장고와 장고 채 꺼낸다.) 이거 내가 만든거다. 그리고 이
게 장고채야.
미자:와. 그런데 이건 뭐야?
민석:응, 이건 땅의 소리를 내는거야. 땅. (열채를 가리키며) 이건 하늘의 소리. 하늘. 땅
과 하늘이 만나면 벼락이 치지. 그걸 우리 음악에서는 합이라고 해. (무릎을 치며) 땅,
하늘, 합 (세게) 땅의 소리를 쿵. 하늘의 소리는 따. 합, 쿵, 따 장고가 없으니까 손
으로 하자. 자, 따라 해봐. 합 따다 쿵따쿵.
미자:그건 뭐야?
민석:진 오방진이라는 장단의 앞부분인데. 따쿵쿵따 쿵따쿵과 짝을 이루는 장단이야.
아이들 모두 같이 장단을 따라한다. 소리 점점 커진다.
선희:미자야. 너 저번에 빌려간 작문노트 돌려줘.
미자:(노트주며) 잘 봤다.
선희:그리고 니네 이제 그만 해. 너무 시끄럽잖아.
미자:알았어.
아이들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입장단을 하고 선희 자가 자리로 가다가 다시 아이들을 쳐다
본다. 조명 아웃
8장 : 자율 학습- 선희의 문제재기
교실
아이들 공부하고 있다.
규율:(위의 스피커에서 소리) 전국 모의고사 3일 전이다. 시험의 성패는 자율학습시간에 어
떻게 하느냐에 달려있다. 최선을 다하도록.
미자: 휴, 지겨워.
미자 혼자서 장단 한다.
민석:미자야, 합따다 쿵따쿵 재미없지?
미자;왜?
민석:우리 다르게 해볼까?
미자:멍재구! 빨리와 빨리!
민석:내가 합을 할게 니네는 따따만 해. 땅은 무겁고 하늘은 가볍게
아이들 입장단 하는데 재구는 박자를 맞추지 못한다.
미자:멍재구. 박자좀 맞춰봐.
민석:왜그래. 일주일도 안됐잖아.
동평:이 새끼... 이걸 못하냐 (동평은 젓가락을 흔들며 제법 따라한다.)
미자:서동평. 젓가락은 왜 가지고 다니냐?
동평:니들은 몰라도 돼. 니네들 식당에서 밥먹고 젓가락 나한테 반납해.
민석;동평아. 너도 같이 하자.
동평:관둬라. 내가 애냐?
미자:그래 넌 젓가락이나 가지고 놀아라.
다시 연습. 이들 장단 연습에 선희 짜증나서 귀막고 공부, 동평은 도색잡지를 보다 잠을 잔
다. 민석 신이나자 영어선생을 빗대어 노래하고 아이들 일어나서 춤춘다.
아이들: (진 오방진 장단맞춰) 영어 숙제 안 하면 몽둥이가 열대다.
선희:니네 미쳤어?
미자: 뭐?
선희:왜 교실을 헤집고 다니면서 떠들고 그래.
미자:수업시간도 아닌데 니가 뭔 상관이야.
선희:그래서, 지금이 노는 시간이야? 지금은 공부하는 자율학습 시간이야.
미자:자율? 아침 7시부터 지금 밤 9시야. 지겨우면 이럴 수도 있지.
선희:공부하기 싫고 지겨우면 나가서해.
미자:범생이! 나도 좇나 나가고 싶어. 나갔다가 이사도라한테 걸리면 니가 책임 질거야?
동평:씨발. 잠 제일 잘오는 시간에 떠들고 그래.
선희:니네 그렇게 자고 싶은 잠 다 자고 하고 싶은 거 다 하고 대학 갈 수 있을 것 같아?
미자:야! 대학소리 너한테 안 들어도 좇나 듣고 살아. 내가 대학 가던 말던 니가 무슨 상관
이야. 너나 잘해. 집중만 해봐라. 그 소리가 들리나.
재구:우리가 시끄럽게 한 건 사실이잖아.
선희:니네 이 학교 왜 왔어? 대학 가려고 온 거 아니야? 난 여기서 공부 잘해서 좋은 대학
가야 하니까 내 공부 방해하지마.
민석:선희야, 미안해.
동평:내가 범생이처럼 공부했으면 대학 열 두 번도 더 갔겠다.
학주:(스피커소리) C-3반 정숙!
아이들 모두 제자리로 간다.
조명 아웃.
9-1장 : 편지
교실.
동평, 미자 재구가 남아 있고 동평이 민석의 편지를 발견한다. 동평이가 편지를 읽는 중간
에 민석 들어온다.
동평:국어 숙제 한사람. 홍미자, 국어 숙제했냐? 민석이는 했나? (공책에서 편지 떨어진
다.) 이게 뭐야? 보고싶은 수진에게.. 야, 민석이 연애 편지다. 지난번 학교로 보낸 편
지는 잘 받았니?
미자:야 읽지마! 남의 편질 왜 읽어?
동평:상관마. 네 일이나 잘 해. 니가 어떻게 지내는지 생각하면 궁금하고 걱정돼서 숨이 막
히고 심장이 터질 것 같다. 부모님에게 개처럼 끌려서 이리로 올 때 왜 창 밖으로 뛰
어 내리지 못했는지. 야, 이새끼 개처럼 끌려왔대. 네가 생각날떄면 장고를 친다. 장
고 없이 장고를 친다. 그러면 니 목소리, 웃음소리가 들린다.
민석:야, 하지마.
민석, 동평에게 덤벼 둘이 싸운다. 미자는 동평을 말리고 재구는 민석을 잡고 자리에 않힌
다. 미자는 편지를 주워 민석에게 갖다 준다.
미자:유민석. 너 이런 편지 못부쳐.
재구:편지 검열해. 이런 편지 안부쳐줘. (사이)외출 나가서 만나면 되겠다. 민석아, 기운 내.
민석:이사갔어, 전화번호도 바뀌고.
전체 조명 아웃. 민석 조명만 희미하게 남아있다.
9-2장 : 수진이의 음성녹음
민석 집 앞
수진 민석을 기다리다 전화를 건다.
수진:민석아. 나야. 너 어떻게 된거야? 왜 삐삐 안 쳐줘. 여기 지금 니네 집 앞이야. 자율학
습 끝나고 지금까지 3시간이나 기다렸어. 너 왜 집에도 안들어와. 너 전학 간 학교는
아무것도 안 가르쳐 줘. 너한테 삐삐 얼마나 많이 쳤는데 왜 연락 안 해? 빨리 연락
좀 해. 우리 큰집 전화번호 남길게. 전화해. (별표 누르고) 나는 잘지내. 안녕.
민석과 수진 시선으로 만난다.
조명 아웃
10장 : 영어 수업
수업시간 종소리 들리고 영어 선생님 들어온다.
선희:차려! 경례!
아이들:썩쎄쓰.
영어:조장. 지난 시간 숙제 뭐야?
선희:IMF에 관한 영작해오기입니다.
영어:30....3
동평:넷, 303, 서동평.
영어:숙제 해온 것 발표해봐. (동평이 겨우 주제 발표를 한다.) 너 단어 100개 아냐? 언제
고2 수준으로 올릴래?
동평:열심히 하겠습니다.
영어:그래도 맞으니까 해오긴 해오는군. 다음은 30...2.
재구:예, 302. 손재구...
영어:숙제한 거 발표해 봐.
재구:(만화에 대사를 영어로 써온 것을 자신있게 발표한다.)
영어:너 내가 IMF에 관해서 영작해 오랬지. 만화그려 오랬어? 니네들 영어가 뭔 줄이나 알
아, 니네 밥줄이야. 생명줄, 요즘같은 세계화 무한경쟁시대에 영어 못하면 사람 취급도
못받는 거 몰라? 위치로.
재구:다...다음에는 잘 해오겠습니다.
영어:다음에? 너 대학도 다음에 들어가래?
재구:서선희가. 코피가 막 나요.
민석:선생님, 양호실에 데려가겠습니다.
영어:너 숙제 안 해왔지?
민석:네?
영어:이선희. 네가 피해가 많다. 양호실에 다녀와. 위치로!
재구:다음부터는 잘해오겠습니다. 선생님 용서해주세요.
영어:임마, 내가 너 용서해주면 다음부터 (동평을 가르키며) 저런 놈이 숙제를 해올 것 같아?
(재구 세대째 맞고 선생님 다리에 매달려 용서해달라고 애원한다)
일곱대 더!
민석:선생님. A반은 3댄데 왜 저희 반은 10댑니까?
영어:왜 열대냐구? 내가 열대라도 때리니까 이런 놈들이 숙제라도 해오는거 아니야. 열대맞
기 억울하면 열심히 해서 A반으로 가!
민석:같은 학생인데, 너무 하십.
영어:같은 학생? 야 임마, 평균차가 얼만데 같은 학생이야? 걔네들 숙제 못한데는 불가피
한 이유가 있어. 305,
민석:네. 305, 유민석.
영어:네가 한번 발표해 봐. (재구에게) 너 지난 시험 몇 점 받았어? 내 과목 숙제 안해온 놈
들은 다른 과목은 더 뻔해.
민석:발표하려다 반발심에 주먹을 불끈)
영어:너희들, 뭐하느라고 시킨 공부를 안해. 한심하다. 한심해. 그래도 입은 살아가지고. 뭐
가 어째?
민석:(숙제한 것을 찢는다)
영어:너, 이자식. (숙제한 것 확인) 이게 어디다. 선생앞에서 숙제한 걸 찢어? (외출금지 처
분서 작성) 넌 이번 달 외출 금지야.
민석:죄송합니다. 외출금지 만큼은.
영어:305. 앞으로 내 수업시간에 들어오지마! 301. 발표해봐. (선희 발표한다) 305. 나가!
선희 발표를 하고 민석은 나가려다가 다시 한번 돌아본다. 민석 흐느끼며 팬플륫을 분다.
민석 조명만 희미하게 남는다. 수진의 음악 흐른다.
10-1장 : 수진 메시지 확인, 아빠의 전화
수진은 공부를 하고 있다. 민석 생각에 삐삐음성녹음을 확인한다.
소리:수신된 메시지가 없습니다.
수진 다시 공부를 하려고 책을 잡는다. 전화기를 멀리 옮겨 놓는다. 전화벨이 울린다.
수진:여보세요. (실망한듯) 아빠. 아빠. 이번 주엔 오지? 또? 지난주에도 못왔잖아. 아냐, 다음
주에 시험이라 공부하고 있었어. 아빠, 식사는 꼭 챙겨드세요. 아빠, 다음주에는 꼭 와
야돼.
전화 끊고 다시 메시지 확인을 해보지만 민석의 음성은 들리지 않는다.
소리:수신된 메시지가 없습니다. (반복)
민석과 수진 시선으로 만난다.
조명 아웃.
11장 : 오해
교실
조명 들어오면 수업 끝나는 종소리.
동평:점심시간이다.
아이들 퇴장. 재구 선희에게 들꽃을 준다. 담임 들어온다.
담임:밥 먹으러 안가고 뭐해?
선희:저는 괜찮은데.
담임:빨리 가!
재구는 담임 선생님에게 뭔가 말을 하려다 선희와 같이 나간다.
담임은 가방검사를 시작한다. 민석 가방에서 장고채와 민석이 만든 악기를 발견한다.
담임:외출금지를 당하고도 정신을 못차렸네.
이번엔 미자 가방을 뒤진다. 카세트와 다이어리 안에 교묘하게 숨겨진 담배 발견.
담임:이 정성으로 공부를 하지.
담임 들고 나간다. 잠시 후 재구 들어와 민석과 미자의 자리를 살펴보다 아이들 들어오는 소리에 자기
자리로 간다.
미자:어? 내 담배!
민석:장고채가 없어졌어.
동평:(놀라며) 뭐야? 내 책. (가방을 허겁지겁 뒤진다. 도색잡지를 꺼내며) 아휴, 다행이다. 내
책은 있는데.
스피커에서 담임이 민석과 미자를 호출하는 소리 들리고 선희는 등장한다.
미자:야! 이선희.
민석:미자야!
민석과 미자 퇴장한다.
동평:홍미자 성질 드러운데 이제 범생이는 죽었다. 쉬는 시간에 그것 좀 친거 가지고. 이젠
조용해 질테니까 같이 공부 열심히 하자.
선희:무슨 말이야?
동평:너, 그런 식으로 살지 마라. 내가 공부는 못하지만 너처럼 그렇게 치사하게는 안해.
재구:동평이형 어떻게 된건지도 모르면서.
동평:야, 병신새끼. 분위기 파악 좆나 못하네. 범생이가 점심시간에 식당에 오는 거 봤어? 줄
서서 기다리는 시간 아깝다고 교실에서 빵 먹는 애야. 배가 고프긴 개뿔이 고파?
선희:서동평!
민석이와 미자 들어온다.
미자:야! 이선희 너 나와.
선희: .
동평:떴다. 홍미자.
미자:나와.
미자 선희의 뺨을 때린다.
선희:(이를 악다물고 미자를 쏘아보며) 왜 이러는 거야?
미자:시치미 떼지마. 우리가 니 공부 그렇게 방해했어? 그래,한자라도 더 공부해서 대학가야
되는데 우리 때문에 못했다 이거지? 그래서 스파이 노릇 한거 아냐? 씨발년아!!
재구:미자야, 그만해.
선희:넌 빠져. 아까부터 니네들 무슨 소리를 하는거야? 잘 알아 보고 이야기해.
미자:너한테 공부가 중요하면 나한텐 노래가 중요해. 시끄럽다고 그걸 꼰질러? 그래, 저번에
우리방 뒤진것도 담배연기 때문에 캑캑대더니 니가 꼰질렀지? 말해봐. 최소한의 양심은
있나보지?
선희:가방 검사 하 두 번해? 왜 이러는 거야?
미자:재하고 내 것만 없어졌잖아. 뻔한 거 아냐?
민석:미자야, 그만해.
미자:왜 그만해? 나 담탱이한테 완전히 직혔단 말야.
민석:그만 하라니까.
미자:(울면서) 그래, 이선희 너 얼마나 좋은 대학가나 두고 보자!
재구:선희가 아니야.
동평:그럼?
재구:나야. 내가 그랬어.
선희:너, 똑바로 말해봐. 뭐라고 그랬어?
재구:내가 그랬어. 선희 일기장을 봤어. 장단소리 때문에 수업시간에 집중이 안된다고, 괴로워
하길래 선희를 선희를 도와주고 싶어서. 난 그냥 교실에서만 안치게 하려고 했는데 일
이 이렇게 커질 줄은 몰랐어. 미안해 선희야.
재구 무릎을 꿇고, 선희 재구를 보며 울음을 터뜨린다.
조명 아웃.
12장 : 외출-동평의 데이트
교실
동평은 가방을 챙기고 있다.
동평:야, 외출이다. 소희야 기다려라. 오빠가 간다. 홍미자 자비좀 베풀어라.
미자:피클이라고 그래. 니 집 부자잖아?
동평:카드다 빵구나서 그래. (미자의 몸을 뒤지며) 가진 거 좀 내놔봐.
미자:(신경질적으로) 어딜 만져.
미자 자리에서 일어나 선희 자리 쪽에서 서성인다.
동평:(멋적은듯이) 유민석 돈 좀 빌려줘라.
담임:(스피커 작동) 이선희, 손재구 외출증 받아가. 서동평, 홍미자, 유민석 시청각실에서
비디오 교육이 있다. 시청각실로 집합.
동평:선생님, 특별한 경우에 특별 외출증 발급 신청합니다.
담임:사유가 뭔가?
동평:부모님이 편찮으십니다. 꼭 가봐야 합니다.
담임:너희 부모님하고 방금 통화했어. 골프장에 계시더라. 너 여기서 얌전히 공부하게
해달라고 신신당부 하시더라.
동평:부모님하고 전화통화 하는 것도 선생님이 하시고, 한달에 한 번 외출결정도
선생님 맘대로고 이거 너무 합니다.
담임:자업자득 아니야? 나도 어쩔 수 없다. 학교 교칙이다. C-3반 외출증 2장.
동평:(카메라가Out 된줄 알고) 씨발 여기가 학교야? 교도소지.
담임:싫으면 나가. 니부모 동의서 받아와. 전국 모의고사 코앞에 닥쳤는데 지금 이래도
되는거야? A반은 모두 외출증 반납했어. 외출 2명, 귀교시간 복창!
재구, 선희:귀교시간 8시! (선희 외출증 받으러간다)
담임:그래, 잘 다녀와라
동평:(담배) 으유, 재수없어.(테잎을 건네며)이선희 이거 내가 제일 좋아하는 노래야. 들어봐.
미자:멍! 나 소희 만나야되는거 알지. 외출증 한번만 쓰자.
재구:그러구싶지만 나 이거 내야돼. 만화? 내가 내줄게.
나, 실은?. 안돼. 우리엄마 한테 혼나.
동평:이새끼, 왜 이랬다 저랬다야? 관둬.
미자:서동평 개구멍 있잖아, 참 거기 막혔지. (선희, 외출증 나눠준다)
동평:뚫으면 되지. (젓가락 사다리를 펴보인다.)
미자:어? 젓가락
선희:서동평.
재구:형, 나 사랑의 매 때리기 싫어.
동평:지난번엔 내가 점호시간 전에 늦어서 그렇지. 이번에도 내가 제시간에 안오면 엄창이다.
민석:나도가자.
동평:안돼, 나혼자도 힘들어. 너 누구 퇴학시킬 일있냐? 나 여기서 졸업장 딸거야.
민석:들켜도 이름 안불게. 나 못믿어?
동평:들키면 같이 들키지, 임마.
민석:모든 책임 내가 질게. 가자
동평: ?
미자:가려면 빨리가.
재구:우린 모르는 일이다. 조심해. 가자 선희야.(나간다)
동평: 너 후회 안하지?
재구소리:선생님, 선생님은 안 나가세요?
선희:선생님 오셔.
동평 숨는다.
선생:응, 곧 나간다.
재구:선생님 잠깐만요.담임 들어온다. 선생 니들 시청각실로 안오고 뭐해
미자:네 지금 갈려고 그러는데요.
선생:서동평 어디 갔어?
미자:동평이 먼저 갔어요.
선생:빨리 와!
미자:선생님 오늘은 무슨비디오 봐요?
선생:아마 서울대학교일걸?
미자:또요?
민석 나가다가 다시 숨어있는 동평에게 편지를 전해주려 한다.
조명 아웃.
13-1장 : 혼자 풍물실에서-수진
창고 장면(13-2)과 동시에 일어난다.
민석과 미자가 창고에 등장하기 전 수진이 먼저 풍물실에들어온다.
13-2장 : 미자의 초대-창고
무대 왼쪽으로는 수진(13-1). 무대 오른족으로는 밖으로 통하는 문이 있고 민석이와 미자
라이타를 켜고 들어온다.
미자:유민석! 이쪽이야, 조심해.
민석:항상 저학교 테잎만 보니?
미자:아니sky에 가끔 수입품도 있어. 야! 내가 저 비디오 보고 범생이 된 날나리 있으면
엄창이다.
미자는 라이타를 들고 그뒤로 민석 등장. 미자가 능숙한 솜씨로 스위치를 찾아 불을 켠다.
조명 IN
민석:우와!
미자:짜식, 놀라긴.
민석:이런 곳을 어떻게 알았어?
미자:고양이가 생선 못 찾냐?
민석:무슨 창고가 이렇게 커?
미자:원래는 본관건물이었데, 그런데 어던 기집애가 대학 떨어졌다고 목매달고 죽었댄다.
그뒤로 사람들도 안 오고 얼마나 좋냐.
민석:그럼 크게 소리 질러도 괜찮아?
미자:(큰소리로) 당근이지.
민석, 수진과 함께 했던 장단을 치며 마구 뛰어 다닌다. 멀리서 후레쉬 빛이 보이고 개짖는
소리가 들리자 미자가 민석의 입을 막는다.
민석:왜그래?
미자:(작은 목소리로) 이사도라.
민석:그런데 왜 이사도라는 학교마다 있냐?
미자:학교마다 24시간 돌아다니면서 우릴 지켜주시니까 그렇지.
민석:매일이러냐?
미자:이 시간만 조심하면 돼.(담배 꺼낸다. 민석에게도 주지만 민석은 거부) 밖에 나간 애들
은 좋겠다.
민석:동평이 잘 갔을까?
미자:그쪽으로는 박사학위감이야. 유민석, 니 걱정이나 해.
미자:정수진이라고 했나? 매일 아침부터 저녁까지 같이 있다가 한달 이상 못 봐서 되게 보고
싶겠다.
민석:피클, 나 한달만 범생이 노릇해도 봐줘라.
미자:외출금지 안 당하게?
민석:응.
미자:좋아, 다음 외출 땐 외출증 받아서 손 꼭 잡고 교문으로 나가자.
밖에서 손전등 빛, 개짖는 소리 멀어 진다.
미자:(먼저 일어나며) 갔다.
미자의 하늘색 꿈 부른다. 민석은 주변의 도구를 두드리며 리듬에 맞춰 장단을 치다가
멋드러진 휘모리로 넘어간다. 민석과 수진의 짝드름. 미자 노래 멈추고 민석 쳐다본다.
미자:유 민석! 너 나랑 그룹만들자.
민석:?.
미자:너 그 친구 많이 좋아하냐?
미자 사랑하기 때문에 부른다. 미자 노래 중간 준간의 수진의 장단과 만난다.
조명 D.O
14장 : 선희와 재구의 선물
기숙사방
미자와 민석, 자신들이 만든 악기를 가지고 있다.
미자:진짜 장고도 이런 소리가 나는 거야?
민석:응
미자:정말 잘 만들었다.(민석 팬풀륫을 분다.) 유민석, 너 그 노래 언제 완성 할꺼야?
(노래) 작은새가 있었지
듭따따로 장단 맞추고 있을 때 동평이가 문을 두드린다. 미자 이불 안으로 숨는다.
민석:누구세요?
동평:나다. 문열어라.
민석 문을 연다.
미자:(이불 안에서 나오며) 씹탱이, 놀랬잖아.
동평:놀랬잖아. 야! 니네 둘이 한 방에서 뭐해?
미자:연습했다.
동평:남녀가 한방에서 금지된 장난하면 퇴학인 거 몰라?
미자:그게 소원이다.
동평:야, A,B반 놈들 진짜 반납했나봐! 오는데 버스 안에 C반하고 D반 꼴통들만 우글우글
하더라.
미자:꼴통대장.
민석:편지 부쳤어
동평:응 편지? 우체국이 문을 닫았잖아. 그래서 우체통을 찾았는데 우체통도?
미자:야, 서동평, 그러고도 니가 의리의 사나이냐?
동평:내일 붙여주면 될꺼 아니야.
미자: 뭔 수로?
동평:식당 아줌마. 이것 좀 드리고 부탁하면 서울 가서 답장도 받아준다.
민석:이리줘.
동평:야 장사 한두번 하냐? 걱정마.
민석:다시쓸게. 그때 부탁해.
동평:그래 그럼,(분위기 바꾸며) 빨리써.
문을 두드리는 소리 들린다. 미자 숨는다.
동평:수학.
재구:울트라 메뚜기.
동평:야 멍! 민석 잘다녀 왔냐?
재구:잘 있었어? 누가 왔거든. 잠깐만. (문밖에다) 미자 여기 있어, 들어와
선희 들어온다.
민석:선희야
동평:웬일이냐? 범생이가 우리 방엘다오고.
선희 미자와 민석에게 선물을 주고 나가려고 한다.
민석:선희야 잠깐만. 피클, 선희야 니네 정식으로 사과해.
미자:그 때 미안하다고 했잖아!
재구:그런 형식적인 거 말고. 너희 둘다 착하잖아. 너희들 화해하고 우리 반 모두 친하게
지내자.부탁이야.
동평:와! 멍재구 옆구리에서 날개나오는거 봐. 거의 천사다.
재구:형
선희:재구야, 내가 애기할게 난 니네들이 날 그런애로 생각하는줄 몰랐어. 사실 나 집에서
숨도 크게 못 쉬어. 우리집 식구들 다 일류대거든. 그래서 나도 보란듯ㅇ이 좋은 대
학가서 큰소리치면서 살고 싶었어. 그래서 공부밖엔 생각할 수 없었고 너희들이 공부
에 방해된다는 생각에. 미안해.
민석:아니야 선희야. 우리도 미안해
선희:아냐 오히려 너희들에게 고마워. 이번 일로 날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됐거든
미자:이선희 미안하다. 좆나 아팠지?
재구:너희 둘이 화해한거다.
아이들 모두 웃으며 화기애애해진다.
동평:이럴땐 한잔 해야 하는데. 야, 컵 가지고 오고 넌 수돗물 떠와.
선희:잠깐만! 이거 선생님 드리라고 한건데 그냥 우리가 마시자.
선희가:쇼핑백에서 포도주 한 병을 꺼낸다.
동평:오 마이 주!
선희:쉿!
동평:그런데 범생이 니가 웬일이냐?
선희:서동평! 그 범생이란 말 좀 안 할 수 없어?
동평:그럼 뭐라고 불러?
선희:선희.
동평:오! 선희.
선희:손재구. 어제 배운 공식 외워봐.
재구:싸인 제곱... 수학은 너무 어려워.
미자:이거 배우면 어디에 써먹냐?
선희:시험.
미자:시험.
선희:다시. 싸인 제곱 쎄타 플러스 코싸인 제곱 쎄타는 일.
민석이 자리에서 일어나 공식에 리듬을 붙여 부른다. 아이들 따라서 금방 외우고 자고 있던
동평이도 깨운다.
아이들:어긔야 어강 어강 됴리 아으 다롱 다롱 디리(후렴이 된다.)
민석:펄펄 나는 저 꾀꼬리 뉘와 함께 돌아갈꼬.
아이들:후렴
동평:오등은 자에 아 조선의 독립국임과 서동평이 자주민임을 선언하노라.
아이들 후렴을 하다가 점점 지쳐 느려진다.
남자:(아주 느리게 지친 듯이) 어긔야
여자:어강
수진:아빠, 힘들어. 이제 그만 돌아와.
아이들:어강
수진:아줌마. 저 민석이 대학 가는데 절대 방해 안돼요. 민석이 전학간 학교 알려주세요.
아이들:됴리
수진:유민석. 너 죽었어 살았어?
너 어디 있는거야?
너 나랑 약속한 거 잊었어?
아이들:아흐. (쓰러진다.)
수진:(무너지며) 엄마.
조명 아웃
16장 : 아이들의 소망-해방창고
아이들. 민석의 지시에 따라 노래와 만든 악기로 연주한다.
작은새가 있었지 아주 작고 예쁜새
새야새야 작은새야 황금 날개 달아줄게
새야새야 예쁜새야 새장속에 들어오렴
새장속의 작은새 한 뼘밖에 날수 없고
새야새야 작은새야 한뼘은 너무 멀다.
새야새야 예쁜새야 새장 밖을 보지마라.
작고 지친 외로운 새 새장 밖을 스쳐가네.
새야새야 작은새야 날개 꽁꽁 묶어보자.
새야새야 예쁜새야 눈도 칭칭 감아보자.
날수 없고 볼수 없는 작은 새들 모였네
새야새야 작은새야 생각조차 하지마라.
새야새야 예쁜새야 뿌조차도 꾸지마라.
작은 새들 모였네. 서로 끈을 풀어주네.
새야새야 작은새야 밖은 너무 위험하다.
새야새야 예쁜새야 새장속이 안전하다.
16-1장 : 수진
아이들 노래 시작하면 수진 공간 IN. 아이들 노래를 배경으로 혼자 남은 아이의 외로운 상
태가 보여진다. -장고분해, 본드 흡입. 자신의 얼굴에 그림을 그리는 등 분열된 내면.
조명 아웃.
17장 : 종례--민석의 편지 사건
교실.
아이들 외출해서의 계획을 세우고 있다.
선희:얘들아, 우리 영화보러 갈까?
재구:만화 보러 가자.
미자:(규율 선생님 흉내내며) C-3반 도서관에서 만납시다.
동평:오 마이 갓.
미자:야 유민석. 같이 가자.
선희:우리 수진이도 불러서 같이 만나자.
민석:안돼. 나 수진이 만나서 장고 칠거야.
동평:같이 만나서 듬 따다 하면 되잖아.
아이들 모두 장단하고 있을 때 담임 들어온다.
동평:안녕하세요?
선희:차렷, 경례.
담임:다시.
선희:차렷, 경례.
아이들:썩쎄쓰.
담임:여러분, 모의고사 준비는 잘하고 있지? 이번 모의고사에서 전국 석차 10% 밖으로 떨
어지는 사람 다 자퇴서 낼 각오해. 알았나?
유민석, 왜 불렀는지 아나?
민석:모르겠는데요.
담임:몰라? 내가 가르쳐주지. 주방 아줌마는 왜 만났나? (편지, 내놓는다.) (사이)
민석:?!
담임:대한고등학교 2학년 1반 정수진이가 누구야? 누구냐구?
민석:.....친굽니다.
담임:친구한테 보내는 편지를 왜 몰래 부쳐?
민석:검열 받고 싶지 않았습니다.
담임:검열은 너희들을 위한 교칙이야. 검열에 걸릴 말을 쓰지 말았어야지. 아예 검열에 걸
리는 생각부터 없애버려. 읽어!
민석:이건 사생활입니다.
담임:여기는 학교다. 너희들은 입시생이고. 학교는 교칙이 우선이야. 안 읽어?
그럼 내가 읽지.
미자:선생님 저 화장실 좀 다녀오겠습니다.
담임:앉어, 이리 내.
민석:아닙니다. 제가 읽겠습니다.
담임:읽어!
'수진아. 학교 친구들과는 잘 지내니? 수진공간 IN
아버지는 돌아오셨는지.
동평:선생님. 편지요. 죄송합니다.
선생:앉아.
동평:그게 아니구요, 그....
선생:(강하게) 앉아.
민석:(편지) 니생각을 하면 난 무기력하게 감옥에 갇혀 온몸이 꽁꽁 묶여있는듯한 심정이
다. 너에게 주고 싶은게 이 수용소에 있다는 사실이 나를 위로한다. 서울서는 볼 수 없
었던 저 맑은 별빛, 저 별을 차별없이 안고 있는 밤하늘 네게 보여주고 싶다. 여긴 나
한텐 학교가 아니다. 입시병에 걸린 정신병자들이 지배하는 수용소다. 정신병자가 운전
하는 버스에 나의 청춘이 실려가는 걸 보고만 있는 나는 누구인지----저 운전대를 뺏어
야 한다는 생각과 이 버스에서 내려야 한다는 생각이 부질없이 싸우고 있다.' (담임 편
지 뺏는다.)
담임:입시생놈이 이게 할 소리야? 이편지 때문에 학교가 발칵 뒤집혔어. 너 힘든일 있으면
나 찾아오라고 그랬지? 그런데 일을 이 지경으로 만들면 어떻게 해. 뭐? 정수진?
민석:수진이 얘긴 꺼내지 마십시오.
재구 자기도 모르게 손장단을 친다
담임:손재구! 너 내가 그 짓 하지 말랬지? 유민석! 너 이번 달에도 외출금지. 외출증 4장!
동평:선생님. 그 편지는 제가 부쳤어요. 민석이 외출 내보내 주십시오.
민석:아니예요. 제가 부쳤어요.
담임:이 편지 사건 규율선생님이 맡으셨다. 민석이 부모님이랑 다 상의된 일이야.
선희:선생님. 민석이 꼭 나가야돼요. 사실 편지 검열은 너무 한 거잖아요. 민석이 보내주세
요.
아이들:맞아요.
담임:내 말 못 알아들어? 이 일은 내 권한 밖이라니까.
담임 퇴장. 아이들 모두 외출증을 교탁 위에 놓는다. 동평이 먼저 컵을 꺼내 장단을 치
기 시작한다. 아이들 모두 따라 친다.
17-1장 : 분열되는 내면--수진
수진 다트를 던진다. 나중에는 자기 초상화에 던진다. 아이들 장단 치기 시작하면 줄을 꺼
내 무대에 횡으로 걸고 인형을 줄타기 시킨다. 인형이 자꾸 떨어지자 집게로 자신이 묶은
머리를 집어 자동인형처럼 왔다갔다 한다. 빙그르 돈다. 움직이다가 줄에 목이 감긴다.
18장 : 학교 탈출
창고.
미자, 선희, 동평 건의서에 넣을 내용을 만들고 있다.
미자:편지, 공중전화, 삐삐
선희:통신의 자유.
동평:맞는 것도 공부 잘하는 놈이나 못하는 놈이나 똑같이 맞아야지.
선희:그래. 체벌 평등.
미자:특별활동.
선희:그래 이정도면 됐다. 이거 복사해서 A반은 내가 가고. 미자야, B반은 네가 가.
동평:C, D반은 내가 다 받아올께.
재구 들어온다.
재구:민석이가 없어. 누구 못봤어?
동평:야자 끝나고 먼저 가 있으라고 했는데. 지금 몇시야?
미자:11시.
동평:1시간 씩이나 안보인다? 이새끼 튀었다. (아이들 반응)
선희:찾아보자.
미자:너하고 재구는 여기 있어. 혹시 이리로 올지 모르니까. 동평아 가자.
동평 무대 한편에 있는 막대기를 든다.
미자:빨리와!
재구:무슨 일 있으면 불러.
개짖는 소리 가까워진다.
아이들:민석이다.
재구:(막대기를 들고 아이들을 따라 가려한다.)
선희:재구야. 넌 그냥 여기 있어.
재구:너 무서워?
선희:아니, 너 괜찮겠어?
재구:너 괜찮으면 나도 괜찮아. (나간다)
선희:(초조하게 서성이다 기도.)
아이들이 민석이를 부축하고 들어온다.
선희:다쳤어?
미자:넘어졌어
선희:어디야? 어디 좀 봐.
민석:괜찮아.
아이들 응급조치 하는 동안 민석, 이를 악물고 참는다.
재구:(화가 나) 야! 이병신 새끼야!
선희:유민석! 니 맘 알아. 하지만 어떻게 이럴 수가 있어?
미자:차라리 개한테 콱 물려 버리지. 꼼짝 못하고 누워있게.
동평:너 니네 엄마 너 때문에 기절하는거 본 적 없지?
민석:잘있어. 너희들 못잊을거야.
미자:치사한 놈.
민석:(가방든다.)
선희:그럼 학교는?
민석:그만 둘래.
재구:한달만 참아.
동평:나중 일 생각해 봤어? 일 저지르긴 쉬워. 그 뒷감당이 얼마나 끔찍한지 알아?
너 지금 나가면 누가 너 받아줄 것 같아? 누가 어서 오너라 하고 기다릴 것 같냐구!
민석:어디가서 무얼하든 지금보단 나아.
동평:난지 안 난지 나가 봤어? 그냥 시키면 시키는 대로 개겨. 그게 더 나아.
재구:민석아 가지마. 우리 같이 공부해서 대학가자. 수진이 대학가서 매일 만나면 되잖아.
민석:인간대접 받을려면 대학가라고 그러지? 지금 수진이는 혼자야. 곤경에 빠진 친구 혼
자 내버려두고 난 대학갈 궁리나하면서 치욕스럽게 살라고? 그렇게 대학가서 인간 취
급 해 주면 인간되는거야? 19살까진 로봇으로 살다가 대학만 가면 인간되는거냐구?
지금 안 나가면 나 평생 후회할 것 같아.
미자:얘들아, 우리 민석이 보내주자. 동평아, 니 비밀통로 가르쳐줘.
동평:후회만 해봐라.
선희:안돼! 유민석. (외출증 내민다.) 이거!
미자:특별 출입증? 이게 뭐야?
선희:과외갈 때 쓰는 거야. 민석아, 너 이거 가지고 내일 나가. 하루만 참았다가 내일 가. 그
리고 돌아와. 민석아 부탁이야.
민석:선희야 고맙다. 하지만 내일 하루 나가서 수진이 얼굴보고 오는 그런 문제가 아니야.
학교는 나와 맞질 않아.
동평:그럼 다 때려 치워. 잘났다. 임마.
민석:생활기록부에 우리 장래 희망이라는 말 쓰지? 이 학교엔 나한테 생활도 없고 장래도
없어. 나는 장고를 칠거고 내 장래는 판사나 의사가 돼 있는 10년후가 아니라 바로 지
금 18살 오늘이라고.
미자:너만 꿈이 있는거 아니잖아. 우리 모두 똑같잖아.
재구:우리가 힘을 합쳐서 우리 반을 그렇게 만들면 되잖아.
선희:그래 민석아, 우리 건의서 만들기로 했어. 외출도 일주일에 한 번씩하고 장고도 치고,
공부도 열심히 하고. 숙제검사 체벌도 A반하고 똑같이 만들고....그리고 우리 당당하게
졸업하는 거야.(사이) 너 오기전에 우린 따로따로 잘 놀았어. 하지만 너 오고나서 우린
모든 걸 함께하기 시작했어. 이제 정말 뭔가 해보려고 하는데 너만 빠져나가겠다는 거
야? 말이 돼냐고? 말해봐. 우리는 아무도 너를 잃고 싶지 않아.
동평:유민석! 가지마.
재구:민석아, 가지마. (사이)
민석:어? 재구야. 내발이 말을 안들어. (아이들 반은) 발이 안 떨어져! 내 발좀 떼어봐.
(민석 한바퀴돌고) 발이 안떨어져서 못나가겠어.
아이들:뭐야? 놀랬잖아.
재구:민석아! 내일 나가서 수진이 만나면 수진이도 이리로 전학 오라고 하면 되겠다.
동평:야, 멍! 학교에서 쌍쌍파티 할 일 있냐?
민석:얘들아, 합 따 쿵 합 따 쿵.....
아이들 입장단으로 시작하여 자신들이 만든 악기를 들어 친다.
엇모리로 치다가 진오방진 중간에 노래.
아이들 노래: 영어 숙제 안하면 몽둥이가 열대다.
영어 숙제 안하면 몽둥이가 열대다.
ABCDEFG ENGLISH 뽕뽕뽕.
국사 숙제 안하면 백만송이 꽃은 없다.
태정태세 문단세 용의 눈물 찔찔찔
아이들 즐겁게 장단 친다. 손전등 불빛 보인다. 규율선생 들어와 재구의 귀를 잡아 당 긴
다.
규율:C-3반. 아니, 301. 너까지. 지금 제정신이야? 다른반 놈들은 눈에 쌍심지를 켜고 죽기
살기로 공부하는데 이게 뭐하는 짓들이야? 유민석, 넌 복장이 왜 그래? 저 가방은 뭐
야? 이선희 가방 가지고 와! 빨리. 그거 말고. (옷가방을 가리키며) 저거. (가방을 열어
학생증을 확인한다.) 유민석? 무슨 사고를 치려고 이밤중에 나가?
미자:선생님 그게 아니예요.
규율:그게 아니면 뭔지 301 얘기해봐!
선희:민석이가 오늘 나가....아니 이제 내일....아니, 선생님 민석이 안 나가고 잘하기로 했어
요.
규율:사실대로 못 말해?
재구:선희 말 사실이얘요.
규율:횡설수설하면서 뭐가 사실이란 말이야? 외출증도 없이 부모 동의서도 없이 학교밖에
나갔다가 사고치면 누가 책임져야하는지 알아? 니들 장난에 다치는 사람들 생각해 봤
어? 너처럼 학교 교칙 무시하고 자기 생각만하는 이기적인 놈은 도저히 용서할 수
없다. 유민석. 앉아, 일어서. (반복)
동평:선생님 민석이 발목 다쳤어요.
규율:뭐야 임마? 그럼 네가 대신 할래?
동평:네.
민석:동평아, 난 괜찮아.
동평 한다. 아이들 같이 따라한다. 규율 선생 놀란다.
규율:이것들이 정말. 모두 일어서. (재구와 동평) 너, 너. (미자와 선희) 너, 너. 서로 마주봐.
서로 때려.
미자:못하겠습니다.
규율:지금 단체로 반항하는거야? (민석에게) 주동자가 너야? 미꾸라지 한 마리가 학교를 어
지럽혀? 그러면 안돼지. 유민석, 엎드려. (막대기 든다.)
선희:선생님 때리겠습니다. 하지 마세요.
동평:재구야 빨리 때려! (재구가 안 때리자 동평이 먼저 때린다.)
민석:안돼 하지마! 여태까지 맞는데 길들여 놓고 이제 친구끼리 때리라구요?
규율:뭐야?
민석:이제 맞는데 익숙해지니까 때리는 걸 가르치시는 겁니까?
규율:뭐야? (민석을 때리려 한다.)
재구:(몸을 날려 규율을 부둥켜 안는다) 동평이 형. 민석이 데려가. 민석이 보내줘.
규율선생 민석을 잡으려고 하지만 역부족. 선희, 미자도 규율선생을 잡는다.
선희, 미자:선생님, 죄송해오.
동평:(민석을 부축하며) 가자!
규율:너희 전부 다 퇴학이야.
조명 아웃.
19장 : 시작
교실.
아이들 무릎꿇고 앉아 반성문을 쓰고 있다.
동평:아휴, 다리 저려. 차라리 맞는게 낫지. (반성문을 보며) 어떤 벌이라도 달게 받겠습니
다. 나라에 큰 일꾼이 되겠습니다. 끝. 다 썼다.
선희:서동평, 똑바로 앉아.
동평:너도 이렇게 앉아.
규율선생 들어온다.
규율:오늘도 변함없이 내일도 변함없이 반성문 잘 쓰고 있겠지? 힘들지?
미자:네.
규율:마지막으로 기회를 주겠다. 힘든데 자퇴서 내.
미자:선생님, 저는 대학가서 대학가요제 나가야해요.
규율:(동평에게) 넌?
동평:열심히 하겠습니다.
규율:(재구에게) 넌?
재구:대학가야 만화 허락하신대요.
선희:전 선생님 될건데요.
규율:선생님? 해봐라, 얼마나 힘든지. (주머니에서 편지 꺼내며) 편지왔다.
미자:민석이 편지다.
아이들 한 곳으로 모여 편지를 읽는다. 민석, 수진의 공간에서 홀로 팬플륫을 불고 있다. 수
진의 음악 흐른다. (사이) 수진은 환자복을 입고 앉아 있을 때 민석 팬플륫을 불며 찾아간
다. 둘은 만난다. 민석은 수진에게 부는 법을 가르쳐주기도 하고 자신이 노래는 불러주기도
한다. 노래 점점 빨라진다. 편지를 다 읽은 아이들은 그 소리에 맞춰 완성된 노래를 부른다.
노래: 작은 새가 있었지.
아주 작고 예쁜 새.
작고 지친 외로운 새.
새장 밖을 스쳐가네.
작은 새가 날아가네.
우리 꿈도 피어나네.
노래와 노래 사이에는 팬플륫 소리와 구음으로 메워지고 아이들은 즐겁다.
담임 선생님 음료수를 들고 등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