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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좌 선 법 장석준 교무 "좌선은 |
좌선이란 기운을 바르게 하고 마음을 지키기 위하여 마음과 기운을 단전에 머물게 하되 단전에 머문다는 그 생각마저도 놓아서 두렷하고 고요하며 이 생각 저 생각 모든 분별을 다 놓아버린 진경(眞境)에 머무는 공부로써 곧 우리의 순연한 근본 정신을 양성하는 공부이다.
좌선의 핵심은 쓸데없는, 그리고 불필요한 모든 생각들을 잠재우고 요란하지도 어리석지도 그르지도 않는 본래 마음을 찾아 기르며(息忘現眞), 우리 몸의 뜨겁고 탁한 불기운을 아래로 내리고 맑고 상쾌한 물기운을 위로 오르게 함으로써(水昇火降) 각종의 잡념과 욕심에 흔들리지 않는 마음의 힘을 기름에 있다. 이는 동시에 우리 육체의 모든 기능을 정상화시켜 건강을 지키는 공부가 되기도 한다. 좌선의 방법은 극히 간단하고 쉬워서 누구라도 행할 수 있으나 약간의 훈련이 필요하다.
우선 앉는 자세를 바르게 하는 훈련이다. 먼저 좌복을 펴고 편안히 앉는다. 다만 허리를 곧게 하고 가부좌를 하되 결가부좌를 할 수 있다면 더욱 좋다. 처음에는 가부좌가 익숙하지 않아서 괴로울 수 있으나 이는 어쩔 수 없으므로 훈련으로 극복해야 한다.
다음은 단전주를 훈련해야 한다. 단전주란 대개 배꼽으로부터 약 4~5㎝ 정도 아래의 단전에 전신의 힘과 기운과 마음을 내려놓아 머물게 하는 것이다. 먼저 전신의 힘을 단전에 툭 부려야 한다. 부린다는 말은 내려놓는다는 말이니 머리에서부터 어깨, 가슴, 배로 훑어 내려오면서 긴장되어 있는 부분이나 힘이 들어있는 부분이 없는지 살피며 모든 긴장과 힘을 단전으로 내려놓는 것이다.
그리고 의식을 단전에 묶어두어야 한다. 처음에는 길 안든 소를 메어두려는 것처럼 힘들고 피곤하여 메어두려는 위치 곧 단전의 위치도 느껴지지 않지만 익숙해지면 주인의 뜻대로 소가 움직이는 것처럼 편안해지며 더 나아가면 소와 내가 하나가 된 심정이 되어 묶어둔다는 그 마음도 없게 되는 것이다.
호흡은 길고 고르게 하되 너무 의식하지 않는 것이 좋다. 간혹 단전호흡을 한다하여 억지로 힘을 주다가 가슴이 답답하여 한동안 좌선을 못하는 경우도 있다. 단전호흡이 좌선에 도움은 되겠으나 이는 전문적으로 훈련을 받아야 한다.
그러나 대종사께서는 굳이 단전호흡을 강조하지는 않으셨다. 대부분의 경험에 의하면 호흡을 크게 의식하지 말고 마음을 가만히 단전에 주하다 보면 마치 흙탕물의 먼지가 아래로 가라앉듯 기운과 호흡도 자연스럽게 단전에 머물게 되어 몸과 마음이 맑아지는 것이다. 처음에는 망념 때문에 괴로워하는 수가 많으나 그럴 때는 다만 망념이구나 하고 망념인 줄만 알아두면 스스로 없어지므로 성가시게 생각하면 안된다.
우선 이런 기초적인 공부에 중점을 두고 출발하여 공부가 익어지면 경전을 참고하고 지도인의 지도를 받아가며 좌선의 진경에 들어보자.
좌선법1
최정풍교무
도대체 휴대전화가 없었을 때는 어떻게 살았을까 싶은 정도로 휴대전화는 우리 삶에 밀착되었습니다. 저도 예외가 아니어서 늘 가지고 다닙니다. 그러다가 가끔 건전지가 방전되면 무척 답답하고 난감합니다. 그런데 방전된 휴대폰을 보면 좌선 같은 정신수양 공부가 생각나곤 합니다. 휴대전화기 건전지도 틈나는 대로 충전을 해야 하듯이 정신 기운도 늘 충전을 해야 하는 것이 서로 비슷하기 때문입니다. 대산 종법사님도 ‘약 떨어진 녹음기 같다’는 표현을 하셨습니다. 삼대력이 부족한 공부인을 이상하게 늘어진 소리를 내는 녹음기에 비유하신 것이지요. 충전이 안된 전화기로는 통화가 어렵듯이 정신수양이 잘 되지 않은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진리와 제대로 소통할 수 없습니다. 전화기를 통해 우리 삶을 돌아봅니다. 열 받은 전화기 같이 뜨끈뜨끈한 머리로 생활하면서도 계속 쓰기만 하고 있지는 않은지, 전화기는 반드시 충전하면서도 그보다 훨씬 소중한 자신의 삶은 늘 방전만 하고 살고 있지는 않은지…. 대종사님은 말씀하십니다.‘대범, 좌선이라 함은 마음에 있어 망념(妄念)을 쉬고 진성(眞性)을 나타내는 공부이며, 몸에 있어 화기(火氣)를 내리게 하고 수기(水氣)를 오르게 하는 방법이니, 망념이 쉰즉 수기가 오르고 수기가 오른즉 망념이 쉬어서 몸과 마음이 한결 같으며 정신과 기운이 상쾌하리라…’(좌선의 요지) 전화기 잡음엔 예민하면서도 내 망념엔 무심하고, 전화기가 뜨거운 것은 바로 알아채면서도 내 머리가 뜨거운 것에는 무디다면 이는 뭔가 잘못된 것이지요. 휴대전화기 충전 시간만큼도 좌선 등으로 재충전하지 않는다면 어찌 우리 삶을 소중하다고 하겠습니까?
좌선법2
최정풍교무
가끔 좌선과 같은 수행도 입으로 하는 사람들을 봅니다. 끝없이 어떤 단체의 수행법이 최고다, 어디가 어떻고 누가 어떻다더라 말을 하는데 그런 이야기 하는 시간이 좀 아깝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 현대인들은 아침에 눈을 떠서 밤에 잠들 때까지 참 바쁘게 지냅니다. 하지만 누가 하루에 5분이라도 차분히 앉아 허리를 펴고 단전에 기운을 주하고, 호흡을 고르며 자신의 본래 면목을 찾아가는 고요한 시간을 갖고 있는지 의심스럽습니다. 좌선은 입으로 하는 것이 아닙니다. 일단 자리에 앉는 것입니다. 위대한 선승의 삶을 이야기하고 뛰어난 수행법을 논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시간에 모든 생각을 비우고 숨이라도 한 번 깊숙이 쉬어보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저는 늘 주변의 인연들에게, 하루에 단 1분 또는 5분이라도 좌선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성철 스님의 8년 장좌불와(長坐不臥)는 그 분의 것입니다. 결코 내 것이 아닙니다. 내가 오늘 이 순간 해내는 수행만이 내 것입니다. 언젠간 8,000m 급 고산에 오르고 말겠다는 이불 속 다짐보다는 아침 일찍 일어나 동네 뒷산을 오르는 것이 더 낫습니다. 1분의 좌선에도, 5분의 좌선에도 반드시 그 공덕이 있습니다. 더구나 매일 정성스럽게 하는 좌선의 공덕은 결코 아무나 가질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교전에는 대종사님께서 밝혀주신 좌선의 공덕 10가지가 있습니다. 경거망동하는 일이 차차 없어지는 것부터 극락을 수용하고 생사에 자유를 얻는다는 내용까지. 이 공덕은 오직 내 몸으로 직접 좌선을 하는 사람의 몫입니다. 그리고 그 공덕의 증거는 멀리 있지 않습니다. 내 몸과 마음이 그 증거 1호입니다.
좌선법3
최정풍교무
손을 잡다가 깜짝 놀랄 정도로 차가운 손을 가진 분들이 꽤 있습니다. 손발이 차갑다는 것은 아랫배도 차다는 것입니다. 물기운은 아래로 내려가려는 차가운 기운인데 아랫배가 차가우면 ‘냉증’에 시달리게 됩니다.
불기운은 위로 솟으려 하는 더운 기운인데 이 기운이 머리로 오르면 두통이 생기고, 입안이 바짝바짝 마르며 맑은 기운이 사라지게 됩니다. 종일토록 컴퓨터 화면에 시선을 집중하며, 몸은 별로 움직이지 않는 현대인들이 머리가 뜨겁고 손발이 차가운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인지도 모릅니다.
주역(周易) 64괘 중 마지막인 ‘화수미제(火水未濟)’괘가 생각납니다. 재밌는 것은 불이 위에 있고, 물이 아래에 있는 모양을 제 위치를 잃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는 것입니다. 물기운과 불기운이 서로 만나지 않아 조화가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이지요. ?
대종사님께서는 마음을 단전(丹田)에 주하면 생각이 잘 동하지 않고, 기운도 잘 내리게 되어 안정을 쉽게 얻을 수 있다고 하시며, ‘이 단전주(丹田住)는 좌선에만 긴요할 뿐 아니라 위생상으로도 극히 긴요한 법이라…, 수화가 잘 조화되어 몸에 병고가 감소되고, 얼굴이 윤활해지며 원기가 충실해지고 심단(心丹)이 되어 능히 수명을 안보하나니, 이 법은 선정상(禪定上)으로나 위생상으로나 실로 일거양득하는 법’이라고 그 중요함을 말씀하십니다.
마음을 단전에 주하면 기운도 돌기 시작하여 아랫배가 따뜻해지고 손발도 따뜻해지며 머리는 맑아집니다. 따뜻한 난로나 보약보다 내 단전에 대한 사랑을 먼저 챙겨보면 어떨까요? 물기운과 불기운의 조화를 잃기 쉬운 우리들이 좀더 행복해질 것 같습니다-단전 사랑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