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층인 데다가 좀 시끄럽던,
그러나 누가 세를 내라고 하지도 않고
아랫층에 내려가면
아무 때고 밥을 먹을 수도 있고
좋아하는 커피도 마음껏 마실 수 있는
예배당이기도 하고 명상방이기도 했던 내 둥지는
나한테는 여러 모로 참 아늑한 곳이었습니다.
그런데 내 방에 들어가기 위해 거쳐야 하는
그 동안 비어있던 공간에 피씨방이 들어온다고 했고
그 공사를 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좀 복잡해서
당분간이라고 하지만 한 달 가량은
폐쇄를 시키지 않으면 안 된다고 하는데
한 달 동안 뭘 하나 싶어
전에 건물을 빌려주겠다고 한
증평에서 꽃집을 하는 꽃 못지 않게 마음 예쁜 벗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아직도 건물 빌려준다고 하던 얘기 유효한 거냐는 내 물음에
그러라고 하여 서둘러 짐을 꾸리고
단오풍물굿 뒷탈로 몸도 무겁고 술도 덜 깬 몸으로
어제 이사를 했습니다.
내가 늘 이뻐하는 '생태교육연구소 터'에서
차와 사람을 보내어 더운 날 수고를 아끼지 않았고,
이삿짐 부려놓고 열쇠 수리하고
많지 않은 짐 간단하게 정리하니 이사는 끝이었습니다.
새로운 보금자리가 여러 모로 불편하긴 하지만
이제 또 거기서 사람들과 정 붙이고
풍광에 적응하면서 살림을 꾸려갈 참입니다.
머잖아 마을 분들과 얼굴 익히기 위해
그리고 아는 분들 길이라도 알려드릴 겸 해서
작은 모임 한 번 할까 합니다.
모두들 고맙고
앞으로 또 더 많이 고마워하면서 지낼 듯 싶습니다.
지난 밤 잘 쉬었고,
그래서 개운하게 맞이한 아침
재잘대는 새소리를 들으며 이 글을 씁니다.
첫댓글 엉덩이가 무거운 분(?)들과 강바람 쐬느라 도와 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그 곳 기운도 곧 목사님처럼 자유로워 지겠지요. 조만간 찾아 뵙겠습니다.
근데 형님, 목사가 술 깨지 않을 정도로 마시면 되겠습니까? 모든 것이 과하면 안 한 것만 못하다던데..ㅎㅎ 오늘도 좋은 날.. ^@~
^^* 처음부터 깨지 않을 만큼 마실 작정이 아니라 어울려 마시다보니 그렇게 됐지. 터키도 모두 편안들 하지? 날마다 좋은 날!!! - 들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