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주문체결의 3대 원칙]
신체 건강한 대한민국 남자라면 다들 경험했던 훈련병 시절. 아무리 많이 먹어도 배가 고프고 아무리 껴입어도 추웠던 시절입니다. 오전에 굵은 땀방울 흘려가며 훈련을 받고 점심 식사 시간이 되면 식판을 옆에 끼고 식당 배식구로 열심히 달려가 줄을 섭니다. 훈련할 때는 엉거주춤, 어영부영 하던 고문관들도 식사 시간에는 600만불의 사나이보다 빨리 달려갑니다. 먼저 줄을 서야 먼저 밥을 먹을 수 있다는 엄연한 적자생존(?)의 법칙이 존재하기 때문이죠. 이 법칙은 아쉽게도 자대 배치를 받으면서 깨어 집니다. 왜냐구요? 선임병의 식사를 먼저 챙겨드려야 하기 때문이죠. 지금이야 군대도 민주화 되어 어떤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예전에는 그랬습니다. 그땐 그랬던 거죠.
이렇듯 경쟁이 치열할 때는 그 나름대로의 원칙을 두고 배분을 해야 합니다. 훈련소에선 발 빠른 순, 자대에서는 계급 순… 이런 식으로 말입니다. 주식 투자자들이 낸 주문을 체결할 때도 일정한 원칙이 존재합니다. 수많은 투자자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주문을 내기 때문에 원칙을 세워 놓지 않고 주문을 체결한다면 커다란 혼란이 생길게 뻔하기 때문입니다.
그럼 어떤 원칙에 의해 주식 주문이 체결될까요? 증권사 직원과 개인적 친분이 있다고 먼저 주문을 체결해 줄까요? 아니면 사회적 신분이 높은 사람 순서대로 주식 주문을 체결해 줄까요? 물론, 그건 아니겠죠. 만약 그랬다면 폭동납니다.
거래소에서 주식 주문을 체결할 때 적용하는 원칙은 3가지 입니다. 이를 가격우선, 시간우선, 수량우선의 원칙이라고 하는데 그럼 지금부터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① ‘가격우선의 원칙’ : 같은 주식에 대해 매매 주문을 냈을 때, 매수 주문은 비싸게 주문 낸 것부터, 매도 주문이라면 싸게 주문 낸 것부터 거래를 체결시킵니다. 예를 들어 김씨는 A주식을 4,000원에 팔겠다는 주문을, 이씨는 A주식을 5,000원에 팔겠다는 주문을 냈다고 해보죠. 이런 경우 A주식의 주가가 현재 5,000원에 형성되었다 하더라도 김씨의 주문이 먼저 체결이 되어 5,000원에 팔리게 되는 거죠. 결국 김씨는 낮게 팔겠다고 내놓았기 때문에 자신의 주문가보다 1,000원을 더 받고 판 셈이 된 거죠. 즉, 여러분이 빨리 자신의 주식을 팔고 싶다면 매도호가를 가급적 낮게, 반대일 경우에는 매수호가를 높게 내면 됩니다.
② ‘시간우선의 원칙’ : 같은 주식을 주문할 때 가격이 똑같을 경우, 주문을 낸 시간에 따라 먼저 접수된 것을 먼저 체결한다는 거죠. 이건 훈련소의 점심식사와 같이 당연한 이야기이니 길게 설명 안 해도 되겠죠. 지금 주문을 낸 것과 몇 분 전에 주문을 낸 것과 비교할 순 없지 않겠습니까?
③ ‘수량우선의 원칙’ : 이것은 같은 가격으로 동시에 주문이 들어왔을 때 주문량이 많은 사람에게 우선적으로 주식을 배정하여 주는 것을 말합니다. 주식도 일종의 게임이라 주식시장이 시작되면서 하루 동안의 게임이 시작되고, 장이 끝나면서 게임도 끝나게 됩니다. 그런데 장이 시작되기 전 몇 분과 끝나기 전 몇 분은 일반적인 게임의 원칙을 적용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달리기를 할 때 출발신호가 나기 전에 출발점에서 먼저 준비하고 있었다고 해서 특혜를 줄 수 없듯이 말입니다. 그래서 이때 들어온 주문은 호가의 시간적 선후를 구분하지 않고 모두 동시에 들어왔다고 간주하여 이를 ‘동시호가’라 합니다. 이렇듯 동시호가의 상황에선 주문을 많이 낸 사람을 먼저 체결시켜 주는 거죠.
보통 동시호가는 장이 시작하는 9시로부터 1시간 전인 오전 8시부터 오전 8시 59분 59초까지, 그리고 장이 끝나는 오후 3시 직전, 즉 오후 2시 50분부터 오후 2시 59분 59초까지 접수된 주문에 대해서 적용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