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딪치다와 부딪히다의 차이
"댓글로 '매사에 부딪치다'가 아닌가요?"라는 의문점을 제기하신 분들이 있는데요,부딪치다와 부딪히다가 일상 생활에서 구분 지어 사용하기 어려운 만큼 저도 헷갈리기 시작하더라고요. 그래서 믿을만한 '우리말 배움터'를 통해서 여러분에게 확실히 다시 한 번 알려드리려고 합니다.
앞에서도 설명드렸다시피 '부딪히다'에는 피동의 의미가 있습니다. 그리고 '부딪치다'에는 주어의 적극적인 행위가 있는 것으로 강세의 의미가 있죠.
국어평생교육사이트 - 우리말 배움터를 다시 참고해볼게요.
"부딪치다"와 "부딪히다"의 차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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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부딪치다'와 '부딪히다'를 구분하여 쓰기란 쉽지 않습니
다. 다음은 각 단어의 차이를 풀이한 글이니 참고하십시오.
부딪치다:'부딪(어간)+치(강세 선어말어미)+다(종결어미)'의 구
조로 되어 있는 낱말로 '부딪다'의 힘준말입니다. 어
떠한 충돌 현상이 일어났을 때 능동적으로 움직임을
나타냅니다.
예) 그 사나이는 벽에다 자신의 머리를 마구 부딪쳤다.
부딪히다:'부딪(어간)+히(피동 선어말어미)+다(종결어미)'의 구
조로 되어 있는 피동사로 충돌 현상에서 당한 입장을
나타내는 의미로 사용합니다.
예) 어린아이가 노란 자동차에 부딪혔다.
정리하면, '부딪다'는 '마주 닿다, 마주 대다, 마주 닥뜨리
다'의 뜻으로 쓰이는 동사입니다. '부딪히다'는 이 말의 피동형
으로서 '부딪음을 당하다'의 뜻이고, '부딪치다'는 '부딪다'의
힘줌말입니다.
예) 공사장에서 떨어진 나무에 머리를 부딪혔다.
그 배우는 지금까지 별의별 질시와 모함에 부딪혀 왔다.
저기가 그들의 차가 부딪친 곳이다.
마침내 할인 매장에서 그녀와 맞부딪쳤다.
예를 보시면 처음 두 문장은 본인(주어)의 적극적인 행위 없이
일방적으로 '부딪음을 당한' 것입니다. 가만히 있는데 무엇인가
가 와서 부딪는다면 주어는 '부딪힌' 것입니다. 반면 아래 두
문장은 서로 행위가 맞닥뜨린 것으로 서로 '부딪친' 것으로 봅
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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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란을 그릇 모서리에 부딪쳐 깼다.
그가 이 시골 지서에 부임해 와서 부딪힌 가장 크고 난처한 사건이 바로 표 선생 부인의 죽임이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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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작중 인물들은 간단한 문제에 부딪쳐도(-> 부딪혀도) 당황하고 아무런 대책을 세우지 못하는 보잘것없는 일상인이다.
그와는 이 문제를 놓고 언제 부딪히든지(->부딪치든지) 한 번은 부딪혀야 (-> 부딪쳐야) 할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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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본론으로!
'(부부는) 매사에 부딪힌다.'의 경우
'의견이나 생각의 차이로 다른 사람과 대립하는 관계에 놓이다.'는 뜻의 '부딪치다'는 표현이 적합합니다.
아래는 우리말 배움터의 구체적인 설명으로 책에서 잘못 표기되었던 '매사에 부딪힌다'를 설명해주셨습니다.
매사에 부딪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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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사'는 '하나하나의 모든 일'이란 뜻의 명사입니다.
'부딪다'의 피동사인 '부딪히다'는 조사 '에'나 '과'와 함
께 '냉혹한 현실에 부딪히다.', '경제적 난관에 부딪히
다.', '어려운 문제와 부딪히다.' 등과 같이 예상치 못한 일이
나 상황 따위에 직면함을 당하는 것을 말합니다.
그러나 위에 제시한 문장에서는 '상황에 직면함을 당하는 것'으
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모든 일에 대립하는 관계에 놓이게 되는 것으로 봄이 적절합니
다. 즉, '의견이나 생각의 차이로 다른 사람과 대립하는 관계
에 놓이다.'는 뜻의 '부딪치다'의 쓰임이 적절해 보입니다. 상
황에 직면하는 것을 억지로 당하는 것으로 보기보다는, 성격 차
이로 대립하게 되는 것으로 봄이 적절할 듯합니다.
(예) 형은 진학 문제로 부모님과 부딪치고는 집을 나가 버렸
다.∥그 부부는 사사건건 부딪치더니 결국 이혼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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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딪히다'와 '부딪치다'를 분명히 구분해서 사용하기가 어려워서
저도 혼동이 되었네요.
부딪다/부딪치다/부딪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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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하신 문장이 '내가 나무와 힘 있게 마주 닿음'을 뜻한다
면, '나는 나무에 부딪었다.'로 씁니다.
이때 '부딪다'의 의미를 강조하고자 할 때는 '부딪치다'를 씁니
다. 따라서 '나는 나무에 부딪쳤다.'로 씁니다.
다음으로 '부딪다'의 피동사를 쓰고자 하신다면, '부딪히다'를
씁니다. 따라서 '나는 나무에 부딪혔다.'로 씁니다.
'부딪다', '부딪치다'는 목적어를 써서 '나는 나무에 머리를 부
딪었다.', '나는 나무에 머리를 부딪쳤다.'처럼 쓸 수 있습니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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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어의 행위에 따라서 '나는 나무에 부딪쳤다.'도 될 수 있고 '나는 나무에 부딪혔다.'도 가능합니다. 의미를 강조하고 싶은 경우인지, 피동의 경우인지 잘 파악하셔서 사용하시길 바랄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