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윤희~~
그냥 들으면 수영 선수였던 최윤희가 생각난다.
나이 차가 많은 가수 유현상과의 결혼으로 한때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렸던....
그러나 그 최윤희가 아님을 금세 알았다.
토요일 아침
놋북을 열던 남편이
깜짝 놀란 표정으로 전한다.
"있잖아. 그 행복전도사..남편이랑 동반자살했대."
순간 '큰일났다. 또 누가 따라 죽으면 큰 일인데....'
그이의 죽음은 그냥 한 소식일 뿐 따라 죽는 사람이 있을까봐 더 걱정이 되었다.
한 소식?
그렇다.
유명인의 자살이 하도 흔해서 별로 충격도 아니다.
자살공화국 대한민국에 사는 아줌마는 한 사람의 자살소식에 이런 반응을 하는,
어처구니없는, 몰지각한 사람이 되어버렸다.
유명인를 따라 죽는 일.
이른바<베르테르효과>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이 온 세계 문학소녀들을 울리던 때
소설의 주인공 베르테르는 연인 로테와의 사랑이 이루어지지 않자 자신의 머리에 총을 겨눈다.
이때 세계 곳곳의 젊은이들이 베르테르와 같이 죽어갔다.
그리하여 이름 붙여진 <베르테르 효과>.
수영 선수 최은희보다 훨 나이가 많은 아줌마 최윤희.
그이는 대한민국 주부들이 가장 많이 본다는 <아침마당>에 자주 나왔다.
코맹맹이 소리가 독특했다.
또박또박 표준어를 쓰나 숨길 수 없이 남도 억양이 묻어났다.
단정짓듯, 별 거 아니란 듯 훈수하곤 했다.
밉살스런 말투일 수 있는데 밉지 않은 묘한 매력이 있었다.
찰랑거리는 단발머리에 튀는 브릿지 염색을 하고 원색의 옷으로 나이를 뛰어넘었다.
책도 여러 권 냈다.
결혼 후 주부로 살다가 인생 2막을 열었다는 게 친근하기도 하고, 대단해 보이기도 했다.
그가 죽은 후 알았다.
내가 아는 것보다 그의 스펙은 대단하단 것을.
이대 국문과, 이대 학보사 편집장.
알 만한 사람은 안다.
이대 중에서도 국문과, 그 중에서도 학교 신문사, 그중에서도 편집데스크.
화려한 20대였겠다.
지적인 카리스마가 넘치는 화려함.
유명 광고 회사 카피라이터 출신이라고만 알았는데, 그의 20대는 그랬구나.
여기까지 생각하다가 다시 마음에 밑줄을 긋는다.
지나친 지식은 우리를 불행하게 한다는 것을.
그이처럼 티비에 나와 행복을 외치는 사람치고 행복한 사람이 별로 없다는 것을.
신앙생활을 하면서, 또 노인들을 보면서 새롭게 배운다.
덜 배울수록, 단순할수록 행복지수가 높다.
단순할수록 믿음이 산처럼 높다.
단순할수록 웃음도 많다.
단순하면 행복전도사가 절로 된다.
아들 요셉이가 다니던 대안학교의 교육방침이 <단순하고 소박하게>였다.
아이를 입학시키려할 때 그 교육방침이 참 맘에 들었다.
내가 단순하지도 소박하지도 않게 살아서였는지도 모른다.
이율배반.
본인은 소박하지 않게 살았면서 자식은 소박하기를 바라고.
본인은 늘 공부가 최고였으면서 자식은 공부를 코푼 휴지 쯤으로 여기길 바라고.
본인은 도시에서, 그것도 특별시에서 살기 원했으면서 시골의 농부가 되길 바랐던....
어찌됐든
아이가 결국 중학과정만 마치고 만 게 내내 아쉽다.
고등과정까지 갔음 좋았을 것을....
요셉인 그 학교가 있는 산청에서보다 대전에서 훨씬 복잡하게, 또 훨씬 소박하지 않게 산다.
당연히 얼굴 표정도 마음도 복잡하다.
난 최윤희 씨의 자살을 말하려는 게 아니다.
그이가 생전에 얻은 별명<행복전도사>란 이름에 시비를 거는 것이다.
속지 말아야 한다.
티비에.
속지 말아야 한다.
유명한 사람들의 말과 행동에.
이번 그이의 죽음을 계기로 티비가 더 멍청해 보인다.
다행이다.
집에 티비가 없어서
근데 어쩔거나....
후대폰으로 티비를 보고,
지금 이 컴퓨터로도 티비를 볼 수 있으니....
첫댓글 그래요 믿을 만한 분은 오직 한 분 ^^
'헛 되고 헛 되니 헛 되고 헛 되도다' 라는 말씀처럼 이 세상에 믿을 것은 아무 것도 없습니다. ^^
속지마세요 ^^
맞아요. 맞아요.
링거를...주렁주렁...
추한모습을 보여주기 싫어 동반자살이라...
죽기직전 무슨생각을 했을까?
걍 고통받고 더 살아볼껄 후회했을까?...
금세 단숨에 죽었을걸요
남편이 목을 졸랐다니깐
자살에서 깨어난 사람들은 증언합니다.
순간 넘 후회스럽다고, 고통스럽다고...
안 죽어봤으니 더 깊은 건 모르겠구....
우리나라에서도 존엄사의 한 방법으로
무의미한 생을 연명하는 치료를 거부할 수 있어요.
<연명치료 거부>라고.
더 적극적으로 안락사가 합법화된 나라들도 있구요.
자살하고는 또다른 거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