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야기꾼 얼리어답터 : 어디에 쓰는 물건인고? / 최문규
출전 : 신동아 2003년 11월호 부록(http://shindonga.donga.com/)
얼리어답터는 새롭고 신기한 제품을 발굴하고 그 제품의 개발 과정을 들려주는 ‘이야기꾼’이다. 공학도의 정확함과 작가의 감수성으로 제품을 샅샅이 분석하고 표현한다.
남들보다 먼저 제품을 써보고 주변 사람들에게 그 제품에 대해 이야기를 해주는 사람. 내 직업은 얼리어답터(early-adopter)다. 아직 얼리어답터라는 말이 생소하게 들리지만 2001년 한국에도 얼리어답터 사이트(earlyadopter.co.kr)가 생기면서 차츰 그 존재가 알려지고 있다.
1950년대 미국에서 ‘소비이론’의 하나로 등장한 얼리어답터가 2000년대 들어 각광받는 이유는 다양한 디지털 제품의 출시와 관계가 깊다. 즉 디지털 제품 및 새로운 컨셉트의 제품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제품을 먼저 체험한 다음 소비자에게 제품의 성능과 장단점을 정확히 알려주는 ‘안내자’가 필요했던 것이다. 이처럼 얼리어답터는 제조업체와 소비자 사이에서 연결고리 역할을 한다.
얼리어답터와 글쓰기가 무슨 관계냐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실제 글을 써야 할 일이 꽤 많은 직업이다. 얼리어답터는 새롭고 신기한 제품을 발굴하고 그 제품의 개발 과정을 들려주는 ‘이야기꾼’이어야 한다. 제품을 잘 읽어내려면 먼저 제품을 잘 분석해야 한다. 제품을 실제 사용하면서 장단점을 분석한 뒤 정확하면서도 맛깔스러운 표현으로 그 제품을 설명하기까지 공학도의 정확함과 작가의 감수성이 동시에 요구된다.
또 얼리어답터는 항상 정보를 수집하고 눈과 귀를 열어두어야 한다. 그래서 생긴 독특한 습관이 시도때도 없이 수첩을 여는 것이다. 심지어 예비군 훈련장에서 들은 이야기까지 수첩에 적어놓을 만큼 메모광이 됐다. 물론 그 메모는 글을 쓸 때 요긴한 밑천이 된다. 나중에 이것을 모아 책 한 권을 내기도 했다.
장난감 갖고 노는 어른들의 세계
메모 습관을 붙이는 게 그리 쉽지 않겠지만 일단 익숙해지면 아주 재미있다. 요즘은 수첩에 적거나 포스트잇을 활용하는 기존 메모술 외에 다양한 메모방법이 활용되고 있다. 초소형 IC리코더를 가지고 다니면서 메모를 하거나 디지털 카메라로 무조건 사진을 찍기도 한다. 요즘에는 카메라시계로 촬영을 하고 MD플레이어로 음악을 듣다가 중간중간 녹음을 하는 방식을 선호한다. 제품에 대한 해박한 지식은 그때그때 떠오르는 생각, 그리고 그것을 빠뜨리지 않고 기록해둔 메모로부터 나온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보통 제품을 다루는 글들을 보면 딱딱한 어투로 객관적인 정보만 나열하는데, 사실 주관적이며 감상적으로 접근해야 훨씬 소비자들에게 호소력이 있다. 그러려면 먼저 글쓰는 이가 제품과 충분히 교감해야 한다. 언젠가 장난감 무선조종 잠수함에 대한 글을 쓸 기회가 있었다. 이 잠수함은 무선조종으로 실제 작동되는 재미있는 제품이었는데, 글을 쓰기 전 10여 시간 동안 잠수함을 가지고 놀았다. 그렇게 신나게 놀다 보니 어린 시절의 추억과 함께 소위 ‘키덜트’라 불리는 장난감 갖고 노는 어른들의 감수성이 살아났다.
나는 오래 전부터 잠수함에 매료돼 있어 잠수함과 관련된 것이라면 뭐든 들춰보고, 만져보고, 기록한다. 실제로 잠수함을 소유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얼리어답터들은 진짜 같은 장난감에 집착하는 편이다. 며칠 전 드디어 고대하던 무선조종 잠수함을 발견했다. 비록 장난감이지만 실제 잠수함의 작동원리를 아주 훌륭히 응용한 것이었다. 잠수함을 진수하기 전 내부에 장착되어 있는 추로 무게중심을 잡은 다음, 따로 움직이는 양쪽에 달린 두 개의 스크루의 각도를 바꿔가며 잠수와 부상을 조종하도록 되어 있다. 욕조에 물을 받고 잠수함의 전원스위치를 넣었더니 욕조의 바다에 풍랑이 일고 잠수함은 스르르 소리를 내며 물살을 헤쳐나갔다. 이것은 마치 윈드서핑 원리와 같아서 물의 흐름을 잘 파악해야 한다. 그래서 익숙하게 조종할 수 있을 때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한데, 그 맛이 일품이다. 장난감에 찬사를 보내기에는 너무 많은 나이(서른다섯)인지 모르지만 그런 체면은 오래 전에 잠수해버렸다.
컨셉트 제품은 기능, 디지털 토이는 재미
얼리어답터가 다루는 제품은 크게 디지털 제품, 컨셉트 제품, 디지털 토이로 나눌 수 있다. 얼리어답터는 각 제품의 고유한 성격을 분석하고 제품의 기능을 가장 잘 설명하면서 한 편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예를 들어 디지털 제품 가운데에는 기능적으로 ‘최초’인 경우가 많다. 난생 처음 본 제품일 때는 ‘무엇에 쓰는 물건인고?’ 즉 쓰임새에 초점을 맞추어 설명해야 한다. 특히 어떠한 신기술을 적용해서 만들었는지를 얼마나 쉽고 재미있게 표현하느냐가 관건이다.
컨셉트 제품이란 한마디로 아이디어 상품이다. 역시 어떤 아이디어를 적용한 것인지 설명해야 한다. 이 아이디어를 설명하려면 여러 가지 경험이나 비슷한 이야기들을 들려주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예를 들어 ‘고리젓가락’이라는 제품을 설명할 때는 미국에서 젓가락 사용법을 배우는 것이 붐이라는 이야기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왜 고리젓가락이 필요한지 설명한다.
디지털 토이는 일반 장난감과 다르다. 기존 장난감과 달리 디지털화 되어 있어 마치 로봇처럼 움직이거나 원격조종이 가능하다. 그래서 아이들용 장난감처럼 묘사하면 적절치 않다. 디지털의 특성과 장난감의 느낌, 주로 어른들이 가지고 논다는 특징에 착안해 글을 써야 한다.
각 제품에 따라 표현법이 어떻게 다른지 좀더 자세히 알아보자. 다음은 찌개 끓일 때 국물이 넘치는 불편함을 없앤 아이디어상품 ‘돼지뚜껑’과 디지털 토이 ‘로비’에 대한 얼리어답터의 설명이다. 일단 컨셉트 제품은 ‘기능’에, 디지털 토이는 ‘재미’에 초점을 맞춘다.
국물 넘침 방지용 ‘돼지뚜껑’
유난히 찌개를 잘 끓이는 사람들이 있다. 아주 먹음직스러운 찌개를 끓여내 인기가 좋다. 구수한 된장찌개나 얼큰한 김치찌개, 꽁치찌개 등은 눈 깜짝할 사이에 밥 한 그릇을 뚝딱 해치워 버리는 밥 귀신이다.
찌개는 무엇보다 끓일 때의 온도와 시간이 매우 중요하다. 보글보글 끓고 있는 찌개의 뚜껑을 언제 열어야 하며, 또 어느 정도의 불로 얼마 동안 더 끓여야 하나 망설이다 보면 가끔, 아니 아주 자주 내용물이 넘쳐버리고 만다.
한번 넘치고 나면 불을 줄이지 않는 한 계속 넘쳐나 뚜껑을 반쯤 걸쳐두고 끓이게 된다. 찌개가 아닌 라면을 끓일 때에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찌개의 제 맛을 내려면 뚜껑을 덮고 끓이는 것이 중요하다. 여기에 착안하여 넘치지 않게 해주는 뚜껑이 나왔다. 그런데 그 모양새가 정말 사랑스럽다. 돼지모양으로 생긴, 실리콘으로 제작된 돼지뚜껑, ‘부타오토시부타’라는 이름의 이 뚜껑을 사용하면 보글보글 소리만 날 뿐 절대로 넘치는 법이 없다.
돼지뚜껑은 전자레인지에서도 사용이 가능하다. 또한 찌개에 넣고 끓여도 색상이나 모양에 변화가 없다. 또 230℃까지 충분히 견딜 수 있는 구조로 되어 있다. 돼지뚜껑은 1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마르나(Marna)라는 회사에서 여러 번의 실험을 거쳐서 탄생시킨 제품이다. 이번에 출시되는 돼지뚜껑은 ‘넣으면 펄펄 끓어서 넘치는 것을 방지해 준다’라는 새로운 개념으로 등장했다. 정말 신기한 제품들을 많이 봤지만, 왜 하필 돼지를 선택했으며, 그 모양은 왜 이렇게 생겼는지, 그 원리가 정확히 어떤 것인지는 알려진 바 없다. 하지만 분명 돼지뚜껑은 끓어 넘치는 냄비뚜껑의 확실하고도 해학적인 대안이 되고 있다.
알람시계 ‘로비’
사람이 기계가 아닌 이상, 늘 같은 시간에 잠에서 깨어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불가능을 가능케 하는 것, 때로는 사람도 할 수 있다. 매일 아침 같은 시간에 잠자리에서 일어날 수 있도록 알람시계를 개발한 그 누군가의 번뜩이는 아이디어 덕분이라고 하겠다. 요즘 시계점에 가보면 수많은 종류의 알람시계들이 나와 있지만 이처럼 독특한 시계는 처음이다.
로봇 형태의 알람시계 ‘로비’(Robo-clock Roby)는 시계부와 컨트롤러부로 구분된다. 시계부는 로봇의 형상, 컨트롤러부는 권총 모양을 하고 있다. 로비는 알람이 울릴 때가 되면 허리를 이리저리 틀면서 머리부분이 번쩍번쩍, 그야말로 요동을 친다. 도저히 잠에서 깨어나지 않고는 견딜 수 없게 만든다.
그래도 도저히 일어날 수 없다면? 아예 시계를 꺼버리면 될 게 아닌가? 그러나 로비는 그리 만만치 않다. 로비에게는 눌러서 끌 수 있는 버튼이 없다. 버튼으로 눌러 끄는 일반적인 개념의 알람시계가 아니다. 로비를 사면 반드시 광선총 한 자루를 덤으로 준다. 알람이 울렸을 때 알람을 끌 수 있는 유일한 방책인 이 총으로 정확한 부위를 쏴야만 비로소 조용해지는 골치 아픈 알람시계이다.
로비의 개발과정도 재미있다. 로비는 ‘알람시계를 만들자’는 생각에서 출발한 제품이 아니라 총으로 쏴서 맞힐 수 있는 로봇 완구제품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졌다. 그런데 총에 맞아 쓰러지는 로봇을 만들기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여기서 고민을 거듭한 제작진이 발상의 전환을 해서 쓰러지는 것이 아니라 멈춰버리는 로봇을 만들었다. 바로 총을 리모컨과 같은 역할을 하도록 새롭게 설정한 것이다.
이쯤 되면 얼리어답터에게 글쓰기는 부가능력이 아니라 핵심능력이다. 얼리어답터의 표현에 따라 아주 흥미로운 제품이 될 수도, 시시한 제품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최근 국내 제조업체들도 아예 제품 매뉴얼에 얼리어답터의 글을 첨부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얼리어답터는 첫 번째 소비자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소비자에게 좋은 제품을 안내하고, 제조업체에게는 제품에 대한 힌트를 주고 여러 가지 성공 사례 등을 전달한다.
사실 얼리어답터의 글은 객관적이거나 아카데믹한 내용보다 오히려 주관적이고 감상적인 부분이 많다. 따라서 얼리어답터의 글이 너무 찬사일색이라거나 주관이 너무 강하게 드러난다는 지적도 있는데 얼리어답터들 내부에서 객관적인 평가기준을 만들어 문제점을 해결해 가고 있다. 얼리어답터는 주관적으로 표현하더라도 항상 객관적인 기준에 의해 평가해야 하며 또한 정확한 분석력을 위해 신제품과 기술에 대해 끊임없이 학습해야 한다.
포장을 뜯는 순간 의식이 시작된다
얼리어답터가 제품과 만나고 평가하는 과정은 다음과 같다. 먼저 얼리어답터가 평가하고자 하는 제품을 섭외하면 제조회사에서 제품을 보내온다. 배송된 제품의 포장을 뜯는 과정 자체가 얼리어답터에게는 하나의 ‘의식’이다. 사람들이 제품을 구입했을 때 첫 느낌을 공유하려면 포장을 뜯는 순간 기대와 긴장감도 빠뜨릴 수 없기 때문이다. 대개 10여명의 얼리어답터들이 모여 포장을 벗기는 의식을 치른다. 그리고 제품 구석구석을 살펴보고 성능을 시험하면서 의견을 나누기 시작한다. “도대체 왜 이렇게 만들었을까? 이건 아쉬운 부분이군…” 그때 한마디씩 나오는 평가가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모두 기록해야 한다.
최근 캐논의 보급형 디지털 카메라 300D 모델을 평가할 기회가 있었다. 처음에는 디지털 카메라의 일반적인 진화과정을 살펴보고 이 모델이 갖는 특성을 부분별로 좁혀 들어가 설명하는 방식을 취했다. 잠시 디지털 카메라 ‘캐논300D’의 제품평가를 살펴보자.
패키지는 캐논의 그것과 비슷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패키지의 내부에는 300D 본체, 시디롬 2장, 충전기, 충전기용 전원선, 배터리, 비디오 연결단자, USB 연결단자, 캐논 로고가 적혀 있는 스트랩 등이 제공된다. 별도의 렌즈는 제공하지 않으며 캐논의 EF렌즈군을 이용할 수 있다. 또한 매뉴얼과 보증서가 포함되어 있는데, 캐논의 매뉴얼은 자세하고도 알기 쉽게 표현되어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특히 매뉴얼은 꼼꼼히 읽어야 한다. 기존 10D나 1Ds 사용자라도 이 제품은 상당히 다른 조작법을 제공하기 때문에 반드시 매뉴얼을 읽기 바란다.
그리고 기다렸던 300D 본체와 만난다. 300D 본체는 생각보다 작다. 10D가 조금은 묵직한 느낌이었다면 이것은 상당히 가벼운 느낌이다. 물론 본체만에 해당된다. 부품 수가 약 15%(10D 비교) 줄어들었다는 것은 바로 이 제품의 소형경량화와 연관이 있다. 카메라가 어느 정도 묵직해야 찍을 맛이 난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D1처럼 묵직한 카메라를 하루종일 들고 다녀보면 이 말이 그다지 위로가 되지 않는다. 상당한 무게의 압박으로부터 벗어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할 게다. 부품의 수가 줄어들었다는 점은 바로 가격적인 측면에서 이점이 있음을 의미한다. 4개의 기판이 하나로 집약되었다(10D와 비교)는 점도 이를 뒷받침해주는데 ‘노이즈’의 감소는 기판의 감소를 통해 얻어진 혜택이라고 한다. 10D의 연사기능이 초당 3프레임(최대 9프레임) 정도라면 300D는 초당 2.5프레임×최대 4프레임으로 줄었다. 뒷면을 살펴보면, 기존 EOS의 특징 중 하나인 다이얼식 버튼이 이번에는 4방향의 십자키 형상으로 바뀌었음을 알 수 있다.
디자인을 살펴보면 기존 DSLR이 ‘블랙보디’였던 데 비해 300D는 실버계열로 색상 변화가 눈에 띈다. 혹자는 실버계열이 고급스럽긴 하나 렌즈와의 밸런스(렌즈는 거의 블랙이다)가 맞지 않다고 한다. 하지만 실제로 만나본 300D의 보디는 이런 걱정을 일축한다. 게다가 캐논 EF렌즈와 궁합도 잘 맞는 편이다.
기존 10D가 셔터버튼 쪽에 LCD창을 하나 더 가지고 있었음에 비하여 이 제품은 조작다이얼만 존재한다. 마치 예전의 필카(필름 넣는 카메라)를 보는 듯한데, 오히려 다이얼식이 더 편한 경우가 많다는 것은 이 제품을 어느 정도 사용해보면 나오는 결론이다. 하지만 전자식 파인더나 LCD 등 캐논 EOS의 장점이 많이 없어진 것 같다는 느낌도 든다. 이 LCD는 후면의 플레이용 컬러 LCD 바로 위에 위치하게 된다. 조금은 어색하지만 한참 동안 사용하다 보면 또 나름대로 익숙해진다(오히려 눈을 떼지 않고 파인더를 보면서 힐끗힐끗 이 LCD를 바라볼 수 있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든다).
… 테스트 촬영에 사용된 렌즈는 캐논의 F2.0의 35mm다. 이 렌즈를 사용해 지금까지 10D로 촬영했던 수많은 고화질 제품사진들을 300D로도 충분히 찍을 수 있다. 최근 캐논의 IXUS 400을 사용하면서 어느 정도 캐논의 메뉴에 익숙해져 300D를 사용하는 데 불편함이 없었다. 3024×2048 RAW 파일로 촬영을 하여 이를 다시 확대하는 반복작업을 거쳐 이 제품이 상당히 우수한 성능을 지녔음을 알 수 있었다. 그렇다면 10D나 1Ds 등의 구입가치가 전혀 없어진 것은 아닐까? 필자의 생각으로는 이 제품은 어디까지나 보급형 DSLR로 남을 것 같다.
긴 글의 일부분인데 얼리어답터가 단순히 제품 매뉴얼에 의존하거나 겉모양만 보고 평가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얼리어답터가 한 제품을 평가하기 위해서는 그 제품이 개발되기 이전에 관련 제품들의 기능과 장단점을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또 실제 사용했을 때의 ‘느낌’이 상당히 중요하다. 이 점에서 얼리어답터의 글쓰기는 매뉴얼과 큰 차이가 있다.
디지털기기에서 시작된 얼리어답터의 영역은 점차 늘어나 이제 소프트웨어나 패션, 음식 등도 다루고 있다. 그만큼 새로운 제품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원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얼리어답터가 되기 위해서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수없이 많이 받은 질문이지만, 딱 떨어지는 답이 없다. 제품에 대한 표현력은 자신의 표현이며 얼마나 그 제품을 이해하고 깊이 사고했는지에 대한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열심히 제품과 함께 대화하다보면 그 제품이 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환청처럼 들릴 것이다. 그것이 이미 얼리어답터가 되었다는 증거일지도 모른다.
(끝)
글: 최문규 이바닥닷컴 대표 cmoonn@hanmail.net
연세대 건축공학과와 동대학을 졸업하고 삼성엔지니어링에서 근무하다 2000년 (주)이바닥을 설립했다. 이바닥은 e비즈니스의 기획, 개발, 유지보수를 하는 토털솔루션 업체다. 2001년부터 얼리어답터 사이트의 운영진으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 ‘아이디어 퍼주는 스푼’(공저) ‘최문규의 컴퓨터매직노트’ ‘멀티미디어 홈페이지의 모든 것’ 등이 있다.
발행일: 2003 년 11 월 01 일 (통권 530 호)
쪽수: 124 ~ 131 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