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남정맥 제20구간 산행기
일시 : 2007년 4월 1일
코스 : 오도재-방장산-주월산-무남이재-모암재-존제산(출입금지구역)-주랫재-석거리재
참석자 명단 : 네모, 한라남산, 장미, 항아, 수월, 공산, 김규준, 산꾸러기
지난달 산행은 아침부터 내린 비 때문에 무남이재까지 진행을 못하고 중도에서 중단을 하는 바람에 결국 오늘은 오도재에서 석거리재까지 진행을 목표로 계획을 세웠지만 과연 존제산을 어떻게 진행하느냐가 오늘 산행의 관건이다.
그리고 일기예보에는 비는 내리지 않는다고 하였지만 4시에 출발하여 진주를 지나면서 비가 내리기 시작하고 섬진강 휴게소에 도착하니 주차장에는 제법 많은 비가 내린 흔적을 엿볼 수 있다.
아침 식사를 마치고 나오는데도 비는 계속해서 내리고 모두들 우의를 준비하지 않아서 가다가 가게에 들러 우의를 준비한 후 오도재를 향해 가는데 가로수의 벚꽃이 만발하여 있다.
비가 오는 관계로 배낭은 차에 두고 무남이재에서 백마님을 만나기로 한 후 기념촬영을 마치고 7시 38분 비가 내리는 가운데 출발을 한다.
들머리에 접어들면서부터 화사한 진달래가 방긋 웃으며 반갑게 우리를 반긴다. 그렇게 진행을 하다보니 6분 후인 7시 44분 첫 번째 봉을 올라서고 7시 58분에는 삼각점이 있는 355.5봉에 도착한다. 이제 완만한 능선이 이어지고 박실안부를 지나면 잠간동안 좌측으로 철망울타리를 따라 진행을 해야 한다.
그러다가 8시 6분 완만한 봉우리를 오르면 철망울타리를 벗어나 우측으로 편백나무 숲을 따라 분위기 있는 길이 이어지고 10여분 후 지도상의 파청재로 표기된 안부4거리를 대하게 된다. 여기서 조금 더 진행하면 넓은 임도가 가로지르는 안부를 대하게 되는데 8시 22분 파청재에 도착하는데 방산 자문위원님이 안부 전화를 했다.
파청재에는 넓은 임도가 나 있으며 운동 시설과 함께 주월산 등산 안내도가 설치되어 있으며 오름길이지만 아주 편안한 산길이 이어진다.
가끔씩 편백나무 숲이 운치를 더하고 있으며 8시 41분 호동재에 도착한다. 이곳 이정표에는 방장산 0.6km, 약수터 0.3km를 알리고 있으며, 파청재 이후 계속 임도길을 따르게 되고 마침 등대지기님이 안부 전화를 했다.
호동재를 출발한지 9분 후인 8시 50분 비로써 535.9m의 방장산 정상에 올라선다.
삼각점이 있으며 KBS 방송 중계소가 들어서 있고 중계소 위에 올라가 주위 조망을 즐기지만, 비가 내리는 가운데 흐릿하게 남쪽으로 바다가 보이며 주월산 2.9km, 파청재 1.7km 이정표가 설치되어 있다.
아마 날씨만 맑다면 사방으로 막힘없는 조망이 펼쳐질 것 같다. 완만한 능선길이 계속 이어지고 그렇게 진행하다보니 9시 15분, 우측으로 희미한 하산길이 있는 안부인 이드리재이다.
이어 12분 후 또 하나의 안부를 대하니 지도상 배거리재로 표기되어 있는 지점으로 우측은 조성면 고장마을과 청능마을로 내려가는 길인 것 같다.
그러한 배거리재를 지나면 먼 거리는 아니지만 제법 급 오름길이 이어지고 9시 35분 주월산 패러글라이딩 활공장이 넓게 조성되어 있는 가운데 좌측으로는 임도가 잘 닦여 있고 등나무 쉼터도 마련되어 있는데 이곳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면서 간식을 꺼내 먹은 후 주월산 정상에 올라서니 주월산이라는 안내 팻말이 나무에 걸려 있다.
이제 날씨도 조금 전보다는 맑아져 내리던 비는 그치고 흐릿한 가운데 주위 조망을 즐길 수 있는데 지나온 산줄기는 물론 가야할 산줄기인 호남정맥상 최대의 장애물이라는 존제산이 바로 앞으로 우뚝 서서 버티고 있는 모습이 한눈에 들어온다. 그리고 우측으로는 남해바다와 대곡리에 있는 대곡저수지도 시원스럽게 내려다보인다.
주월산을 뒤로 하면 좌측으로 임도가 이어지고 마루금은 우측 능선쪽으로 진행을 해야 하는데 철쭉이 피는 철에는 그야말로 장관을 이룰 듯하다.
철쭉이 빽빽하게 군락을 이루고 있으며 등산로의 잡목을 깨끗하게 제거해 놓아 진행에는 아무런 지장이 없다.
또한 등산로 양쪽으로 밧줄을 설치해 놓아 무남이재까지는 밧줄 사이의 등산로만 따르면 되고 이제 백마님을 만나기로 한 무남이재도 얼마 남지 않은 것 같다.
그렇게 진행을 하다 10시 16분 임도가 가로지르고 있는 무남이재에 도착하니 백마님은 벌써 와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시간상 점심을 먹기에는 조금 이른 시간이지만 그래도 여기서 먹고 가기로 한다.
10시 45분 식사를 마치고 다시 출발하는데 무남이재에는 이정표가 설치되어 있으며 초암산 등산로 안내판도 설치되어 있다.
그리고 오름길로 접어들면 지난 구간의 주월산 등산로처럼 양쪽으로 밧줄이 쳐져 있다.
그러면서 제법 가파른 오름길이 이어지고 11시 12분 초암산 갈림길인 광대코 삼거리에 도착한다. 이정표도 세워져 있고 주위는 온통 철쭉 군락으로 이루어져 있다. 아직 철쭉은 조금 이른지 일부만 붉은 꽃망울을 터뜨리기 직전이다.
여기서 밧줄과 함께 잘 정비된 등산로는 좌측 초암산으로 이어지고 마루금은 우측으로 잠시 진행하면 613봉에 올라서게 되는데 광대코는 무엇을 뜻하는지 모르겠다.
613봉에 올라서니 날씨가 맑아져 사방으로 시야가 확 트여 조망이 뛰어나다.
그러면서 가야할 존제산과 지나온 주월산도 다 보이고, 우측으로 대곡저수지와 바다도 시원하게 바라다 보인다.
613봉을 뒤로하면 빽빽하게 들어선 철쭉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있는데 조금만 시간이 더 지나면 그야말로 일대 장관을 이룰 듯하고 아마 지나온 제암산이나 사자산, 일림산, 주월산 등의 철쭉보다 더 빽빽한 군락을 이루고 있어 호남정맥 최대의 철쭉군락지처럼 보인다.
거기에다가 시야가 확 트이고 이따금씩 억새까지 뒤섞여 있어 아름다운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하지만 여름철에는 진행하려면 잡목과 씨름을 해야 할 듯하다.
그러한 분위기 속에서 비교적 완만한 길을 진행하다보면 11시 37분 삼각점이 있는 571.1봉에 도착하고 악명 높은 존제산은 한층 가깝게 다가와 있다.
삼각점 봉에서 직진으로 5분정도 더 진행한 11시 42분 고흥지맥 분기점이 나오는데 준․희님이 고흥지맥 분기점이라는 팻말을 리기다소나무에 매달아 놓았다. 그리고 마루금은 좌측으로 방향을 바꾸어 천치재로 내려서게 되어 있으며 이제 존제산이 점점 더 가까이 다가오니 은근히 걱정이 앞선다. 계속해서 철쭉지대와 운치가 있는 무성한 억새 지대를 지나면 임도를 가로지르고 다시 5분 정도 더 내려선 11시 55분 넓은 임도가 가로지르는 천치재에 도착한다. 시간상으로는 여기서 점심을 먹었으면 좋았을텐데...
드디어 호남정맥 최고의 위험지대인 존제산 구간, 이곳만 무사히 통과하면 이제 남은 호남정맥은 쉽게 진행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많은 산행기를 보아도 천치재에서 존제산과 주랫재 구간을 뛰어 넘거나 아니면 자세한 기록이 별로 없는 듯해서 많은 걱정을 했다. 특히 부산의 조은산님이 2007년 2월 25일 산행한 산행기를 보면 얼마나 위험한지를 잘 알 수 있어 혹시나 불의의 사고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어서 안 되면 저 혼자서라도 진행을 하겠다고 하니 모두들 걱정을 하면서도 함께 가자고 한다.
이제 존제산 오름길이 시작되고 다행히 어느 정도 뚜렷한 산길과 함께 표지기도 이따금씩 있어 진행에는 전혀 무리가 없지만 한여름 잡목이 무성할 때에는 진행에 많은 어려움이 따를 듯하다. 하지만 그래도 많은 사람들이 다니질 않아서 그런지 오름길에는 군락을 이룬 철쭉과 억새가 진행을 방해하고 있다. 12시 20분 처음으로 지뢰지대로 출입금지경고판이 세워져 있는 곳에 도착하니 잔뜩 긴장이 되면서 오래된 철조망이 처져 있는 곳을 넘어선다.
이제 키 큰 철쭉들은 사라지고 군부대에서 만들어 놓은 교통호를 따라 흐릿한 억새와 잡목이 어우러진 지대를 통과하여 12시 25분 억새가 무성한 봉우리에 올라서니 바로 앞에 군부대가 보인다. 다시 조금 내려서니 지뢰지대 경고문이 나오고 12시 27분 후문 앞 철조망을 넘어선다. 그런데 일요일이라서 그런지 아니면 폐쇄된 부대인지는 몰라도 공군부대 장병들은 한 사람도 보이질 않는다.
이제부터 정문 앞까지는 우측 사면으로 2중 철조망이 설치되어 있으며 철조망과 철조망 사이에 우회길이 나 있다. 흔적을 보니 최근에는 아무도 지나다니질 않은 듯하다. 그래서 선두에 서서 조심조심 내려간다. 잠시 내려갔다가 다시 오름길이 이어지고 12시 33분경 항아님과 함께 선두에서 진행하고 있는데 우측 철조망 바로 옆 숲속에서 멧돼지가 놀라서 화들짝 달아나니 우리도 깜짝 놀란다.
조금 더 올라가고 있는데 장미 부회장님이 고함을 지른다. 지뢰를 발견했다고 한다. 처음에는 장난삼아 그러는 줄 알았는데 공산님이 정말이라고 한다. 그래서 다시 되돌아가 보려고 하는데 항아님은 무섭다면서 여기에 있겠다고 하면서 디카를 주면서 좀 찍어오라고 한다. 디카를 가지고 뛰어가니 정말 지뢰가 매설되어 있는 것이 아닌가. 이때가 12시 36분이며 우리가 지나온 길에서 약 20여cm정도 우측으로 떨어진 곳에 옛날 후레쉬 뒷모양을 닮은 지뢰가 땅속에 박혀 있고 끈은 작은 나뭇가지에 걸려 있는 것이 아닌가.
만약 여름철 풀이 덮여 있어 보지를 못하고 밟게 된다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이 된다. 아무튼 모두들 아무 사고 없이 무사히 통과할 수 있었으니 천만 다행이다. 무사히 우회로를 통과하여 정문 앞에 도착하니 철조망 울타리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이 철조망은 혼자서는 빠져 나오기가 힘들 것 같다. 우리는 차례대로 철조망을 기어서 통과하는데 조금 잘못하니 등 부분이 걸리고 또 잘못하니 다리부분도 걸려서 두 사람이 철조망을 잡아주어서 힘들게 통과하니 12시 50분이다. 정문 앞에 도착했지만 계속해서 군인들은 보이질 않는 것을 보니 아마 지금은 군부대가 폐쇄된 느낌이 든다.
어찌되었든 후답자님들은 되도록이면 존제산 구간을 건너뛰는 센스를 발휘하는 것이 안전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괜히 만용을 부리다 사고라도 나게 된다면 그 좋아하는 산을 다시는 다닐 수 없을 수도 있으니 정맥꾼 여러분들! 이곳만은 특별히 조심하시길 바랍니다.
이제 그 악명높은 존제산도 무사히 통과하니 모두들 안도의 한숨을 쉬게 되고 부대 정문에서 주랫재까지는 군사도로로 사용하고 있는 비포장도로를 계속 따르면 되기 때문에 남은 구간은 힘든 길은 없을 것 같다. 물론 존제산이 바위산이라서 힘든 것이 아니라 지뢰를 매설해 두었기에 무섭고 위험한 것이다.
계속되는 좌측 비포장도로를 따르다보면 또 다른 부대가 자리잡고 있지만 도로는 좌측 사면으로 우회하도록 되어 있다. 계속 도로는 이어지고 한참을 진행하면 우측으로 한국통신중계소가 있는 봉우리 오름길에서 길은 갈라지는데 여기서도 역시 좌측 사면을 따르면 된다. 그러다가 13시 38분 도로를 우측에 두고 좌측 능선 내리막길로 내려선다. 그러다가 13시 48분 다시 도로를 만나게 되고 도로를 따라 내려가면 된다.
13시 55분 주랫재에 도착하니 내려선 비포장 도로쪽으로 공군 제8362부대 끝, 6.4km라는 안내판과 백림농장, 한국통신 등의 안내판도 보이고 좌측 모서리에 설치된 전망대와 쉼터에서 존제산을 무사히 통과한 것이 후련하고 상쾌한 기분에 잠시 휴식을 취하면서 간식을 먹는다. 이제 오늘 산행 구간인 석거리재까지는 약 1시간 30분이면 될 것 같다.
휴식을 취한 후 10여분을 오르니 420봉에 도착하고 다시 한참을 내려서니 14시 16분 최근에 신설한 2차선 포장도로가 나오는데 깎아지른 절개지에 철 계단을 설치해 두었지만 반대편 절개지에는 철 계단이 없으며 아직까지는 차량 통행이 거의 없는 것 같다. 절개지를 올라서면 계속되는 오름길이 이어지고 14시 30분 삼각점이 설치되어 있는 485.5봉에 올라선다. 이곳에서 약간 좌측으로 방향을 틀어 내리막길이 이어지다가 다시 완만한 봉우리를 오르게 되고 마루금은 우측으로 약간 꺾여 완만한 내림길로 이어지다가 의외의 억새군락지가 나오는데 운치가 있는 안부다.
이어 잠깐 오른 14시 50분 좌측으로 임도가 보이고 우측의 능선을 따라 올라서면 농원이 나오고 이곳에서 우측으로 진행하면 좌측에 마을과 비닐하우스가 보이고 한동안 새로 조성한 농원이 이어지며 얼레지 꽃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
15시 34분 석거리재와 백이산도 황사 속에서 흐릿하게 보이기 시작하고 좌측으로는 밤나무 단지가 조성되어 있고 우측은 배롱나무 재배지가 나오고 15시 40분 석거리재에 도착하니 보성군에서 세운 표지석에는 석거리재 240m라 적혀 있으며 석거리재 휴게소 주차장에는 백마님이 미리 와서 우리를 기다리고 계신다.
오늘은 이곳 휴게소에서 저녁을 해결하고 가기로 한다. 그래서 보성 녹차로 만든 갈비와 삼겹살로 하루의 피로를 씻으면서 존제산을 무사히 지나왔다는 안도감에 모무들 기분 좋게 곡차를 든다.
그런데 이곳은 마침 휴게소와 매점을 겸하는 곳이라 손님 몇 분이 아이스크림을 먹으면서 계산을 잘못해 주인아주머니와 싸움이 벌어진다. 우리가 봤을 때는 손님들이 잘못한 것 같은데 손님들은 돌아가면서 주인아주머니와 다툼을 벌이고 우리는 구경을 하다가 나중에 주인아주머니를 불러 곡차를 권하니 제법 곡차를 잘 하신다. 그리고 디저트로 이곳 고랭지 딸기라면서 가져왔는데 일반 딸기보다 당도가 높은 것 같으며 주인아주머니도 인심이 좋은 것 같다.
뒷풀이를 마치고 출발하여 오는데 오늘도 어김없이 고속도로는 정체가 심하고 곳곳에 황사로 인해 희뿌연 날씨를 보이고 있으며 경주에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아무튼 어려운 구간을 무사히 마치게 되어 반갑고 아침에는 비가 내리고, 낮에는 황사현상으로 하루 종일 뿌연 날씨가 이어진 가운데 산행하시느라 모두들 수고하셨고 안전운전을 해 주신 백마님께도 감사드립니다.
참고로 부산의 조은산님이 올린 존제산(2007년 2월 25일)에 대하여...
2월 첫주, 15차 끝나고부터 고민에 들어갔다. 호남 최대의 복병인 존제산을 어떻게 통과할 것이냐는 것이었는데, 2주간 머리를 굴린 결과는 의외로 간단하게 풀렸다.
가장 먼저 한 일은 늘 그랬듯이 선답자들의 산행기 검색이었는데 이번만큼 많은 산행기를 살핀 적도 아마 없었지 싶다. 각양각색의 산행기를 검색하면서 맨 처음 맞췄던 초점이 “통과하는 방법”에서 “지뢰사고”로 바뀌게 되면서, KCBL(한국대인지뢰대책회의)이라는 단체가 있는 것도 알게 되고 우리산하에 뿌려진 지뢰현황과 사고 발생기록을 접하고는 내가 지금 무슨 가당찮은 일을 하려하는가... 스스로에게 묻게 되고, 얻은 결론은 “존제산은 건너뛴다” 로 맺어진다.
잔머리를 굴리던 와중에, 현지의 부대에 전화까지 했다. 통과할 수 있는 방법을 물어보고자 한 것이었는데 말하자면 백두대간 향로봉처럼 사전허가를 받는 절차나, 아니면 살짜기(?) 지나갈 부탁성 이야기도 했지만, 부대로부터의 대답은 “불가”였다. 후문은 삼중철책으로 봉쇄가 되어 허가를 하고 말고 할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우회로에 대한 답변도 간단했다. 부대측에서 공식적으로 개설한 우회로는 없다. 이미 출입금지구역임을 공표했고, 그 사실을 알고도 들어오는 사람에 대해서까지 부대에서 물리력을 동원해 막지도 못하고 그럴 필요도 느끼지 않는다. 결국 금지구역에 들어와 발목이 짤리든 돌아가시든, 발생하는 사고에 대해서는 순전히 그 사람의 몫이라는 것이다.
포탈싸이트에 지뢰를 검색하면 자료는 쏟아지는데 이번에 새로 알게 된 내용은, 후방부대 주변의 지뢰는 주먹만한 소형으로 재질이 프라스틱이라 탐색기로 탐색도 안되며, 빗물에도 쉽게 떠돌아다닐 만큼 가볍고, 밟았을 경우 발목만 싹뚝(!) 짤라 묵는단다. 사고발생 또한 알려진 이상으로 발생하고 있으며 일일이 매스컴을 타지도 않고, 그 피해자의 고통은 어디 하소연할데도 없는 실정이다.
이런 사실과 그 동안의 지뢰사고 자료를 접하고는, 망설임 없이 결론을 낸다. 발목을 저당 잡히면서까지 봉우리하나 넘을 필요가 있느냐. 앞으로 갈 길이 구만린데... 생각을 조금만 바꾸면 아무 일도 아닌 것이다. 마찬가지로 여지껏 아무 생각 없이 휘젓고 댕긴 부산의 근교산도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천성산, 장산, 화산, 중리산과 울산 무룡산, 하동 금오산...
지난 차 마친 무남이재부터 다음 고개인 천치재까지(3km)는 진행할 수 있으나, 천치재에서 내려와 다시 주랫재로 붙는 일도 사실 번잡게 느껴져 아예 주랫재부터 시작하기로 한다. (무남이재~천치재~존제산~주랫재)의 8.6km 구간은 또 숙제로 남겨놓자. 검사받을 일도 없으니 걱정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