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급 윤리

지식의 귀환 1. ‘지식 중심 교육’은 한동안 극복해야 할 교육 패러다임이었다. 전통적으로 교육은 ‘지식’을 전달하고 사회적 삶에 필요한 기술을 훈련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였다. 하지만 ‘지식’ 중심 교육이 아동들의 흥미를 감소시키고 형식적인 내용 전달에 그침으로써 실질적인 능력 향상에 도움이 주지 못한다는 현대적 주장에 의해 ‘지식’교육은 흥미 중심 교육, 활동 중심 교육, 창의성 교육이라는 이름으로 대체되고 있었다. 그러던 ‘지식교육’이 이제 새롭게 주목받기 시작하였고 ‘지식 중심 교육’의 필요성이 인식하게 됨으로써 점차 교육현장의 핵심으로 귀환하기 시작하고 있다. 2. ‘지식의 귀환’은 ‘지식’을 충분하게 습득하지 못한 학습이 대부분 불안정하고 효과적이지 못하다는 최근의 연구결과에서 시작되고 있다. 학생들의 흥미와 활동을 중시하는 ‘활동 중심 교육’에서 학생들은 수업이 목표로 하는 만족할만한 결과를 도출하지 못하고 있다. 흥미를 가지고 충분한 활동이 이루어졌음에도 수업에서 얻는 성취가 부족한 것이다. ‘지식’은 단순한 정보의 획득이 아니라 학습의 몰입도를 높이고 수업의 흥미를 가중시키는 핵심적인 요소이다. 지식이 늘어날수록 학생들은 점차 학습의 즐거움과 만날 수 있다. 지식이 없는 흥미는 사상누각에 불과하다. ‘지식’의 확장은 교육이 강조하는 ‘내적 강화’의 중요한 요인인 것이다. 3. EBS의 다큐는 ‘쪽지 시험’의 효과를 보여준다. 시험은 학생들에게 부담을 가중시켜 오히려 역효과를 가져온다는 주장과는 달리 전혀 다른 결과를 보여주었다. 본 수업을 하기 전에 지난 시간에 학습한 내용을 “쪽지 시험‘을 통해 복습하는 과정은 처음에는 학생들의 불만과 소극적 참여 때문에 부정적이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쪽지시험을 통해 얻게 된 지식이 새로운 수업에 효과적이고 학습능률을 높이게 되면서 학생들도 시험의 효과를 지지하게 된 것이다. 즉 쪽지시험을 통한 지식의 정리는 학습의 질을 향상시키고 학생들의 흥미도 높일 수 있었던 것이다. 4. 지식은 창의성 향상에도 절대적 역할을 한다. 한동안 창의성은 ‘확산적 사고’라는 이름으로 다양한 분야에 폭넓게 적용될 수 있는 일반적 능력으로 인식되었다. 하지만 교육학자들은 모든 분야에 적용될 수 있는 ‘창의성’은 없다고 말한다. 다만 특정영역에 관한 ‘창의성’이 나타날 뿐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영역별 창의성은 다른 영역으로 전이되지 않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 결국 창의성이란 특정 분야의 지식이 증가하고 경험이 쌓이면서 만들어진 문제해결력이자 문제적응력이라 할 수 있다. 창의성의 최고 전문가는 창의성을 위해서는 지식과 몰입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말한다. 창의성이 그 분야에서 오래 활동한 전문가로부터 발생하는 이유는 창의성이 ‘새로움’이라기보다는 문제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요소를 이해한 후에야 나타날 수 있는 능력이라는 사실을 말해주는 것이다. 5. ‘지식’이 다시 교육의 중심으로 돌아오고 있다는 사실은 고무적이다. ‘지식’이 없는 성장은 불가능하다. 내용의 충실도가 방법의 다양성을 만들어낼 수 있다. ‘활동 중심’, ‘흥미 중심’은 지나치게 학생들의 욕구에만 초점을 맞추어 학생들이 갖추어야 할 지식과 능력을 제공하지 못하는 것이다. 다만 지식이 중요하다고 하여 과거의 방식으로 일방적인 교사 중심 지식 수업으로 회귀해서는 안 된다. ‘지식’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다양한 수업 방식이 필요하다. 학생들의 흥미를 높이면서도 지식을 전달할 수 있는 수업 방법이 개발되어야 한다. 중요한 것은 교육과 수업의 핵심이 ‘지식’이라는 사실을 명확히 해야 한다는 점이다. 6. 20세기부터 21세기에 걸친 교육과정과 수업방법에 대한 논쟁을 통해 다시 교육의 중심이 ‘지식’으로 귀환하고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과거 스터디 때 열린 교육이나 대안 교육의 장점을 인정하면서도 교육의 한계를 이야기했던 것이 떠오른다. 어떤 교육적 방법도 시도할 수 있다. 다만 학교가 아동들의 잠재적 능력을 향상시키고 사회적 삶을 위한 적응력을 키워주기 위한 곳이라면 교육의 핵심은 ‘지식’에서 출발해야 하고 ‘지식’을 통해 다른 요소들을 통합시켜야 한다는 점만은 분명히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