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향은 섞이는 것을 용납하지 않는다.
그것은 향으로서도 그렇고 약으로서도 마찬가지이다.
향기를 발하는 물질로서의 침향은 그자체로는 드러나게 강렬한 향을 발하지 않지만, 아니
오히려 말할 수 없이 부드럽고 은은한 향기를 풍기면서도 주변에 어떠한 향의 공존도
불허하는 카리스마가 있다. 이 말은 침향이 있는 공간안의 모든 냄새를 침향안으로 흡수하고
대신에 자신의 잔잔한 향을 주변에 펼쳐 놓는 다는 뜻이다.
침향이 있는 곳엔 여하한 다른 향은 존재할 수 없다.
그리고 침향이외의 어떠한 향도 가루의 형태로 훈증하여 쓸 수 없는 데 그 이유는 훈증
할 때 다른 일반적인 향들은 인체에 유해한 가스를 배출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침향은 향으로서 보여주는 것 이상의 가치가 존재한다. 그것은 향이전에 침향이 품기는기이다.
침향의 기는 일반사람도 느낄 수 있는 객관적인 기라고 한다. 수천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축적된 역사의 무엇으로 기술된 침향의 효능은 그저 한마디로 단정하여 말하기엔 역부족인,
참으로 오묘한 것이랄 수 있다.
침향의 기는 인체의 온도인 36도로 부터 발현한다. 그기가 발현될 때 동반되는, 드러나는
어떠한 형태가 바로 그의 향기이다.
지구상에는 살아 있는 수많은 생명체가 있다. 그 무수한 개체들 중에서 사람에게 필요한,
그사람이 서고, 앉고, 살아있는 모든 순간에 침향을 알았던 사람들은 진정으로 침향과 함께
하기를 소망했다고 한다. 성경에서는 태초에 야훼께서 손수 심으신 나무였으며, 부처님은
침향을 한시도 떼지 않고 생활하셨음은 물론이고, 지금까지도 부처님이 흠향하시는 최고의
예물로 침향은 거론되고 있다.
이러한 역사적 배경을 두고 볼 때 다만 향으로서의 역할 때문에 침향을 오랜동안 사람들이
흠모해왔으리라고는 볼 수 없다.
이러한 침향을 약으로 먹을 때는 그것이 탕제가 되었던, 가루가 되었던 어떤 형태이든간에
다른 약과 섞어서 복용할 수 가 없다고 한다. 즉, 침향과 조화를 이루는 약 따로 복용하고
침향은 침향대로 따로이 복용해야만 그 역할을 할 수 가 있다고 하는데, 물론 예외적인
경우도 있어 환으로 지을 때는 섞어서 사용할 수도 있다고는 하지만, 그이외에는 어떠한
경우에도 섞어서사용할 수 없다.
침향을 먹었을 때 침향은 기나름의 역할 뿐만 아니라 침향자체가 지니는성분으로 인해
나름으로 특이한 화학적 작용을 한다고 한다. 그것은 뛰어난 침향의 항균작용 때문인데
최근에는 괴질이나 난치병을 치료하는 치료제로서의 침향의 효과에 대한 연구결과가
속속 나오고 있다. 침향은 약으로 복용될 때 현대의 다른 어떠한 약에서는 볼 수 없는,
명쾌한 특징이 있는데 그것은 그가 지닌 강력한 효능에도 불구하고 어떠한 부작용도 발견
할 수 없으며, 습관성도 전혀 없을 뿐만 아니라, 면역체계를 전혀 건드리지 않고 치료효과를
발휘한다는 것이다.
약으로 정제된 침향가루를 말릴 때는 차갑게 보관해야 한다는데 , 그렇지 않았을 때는 침향의
약기운이 떨어져 그만큼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고 한다. 그런 까닭으로 침향을 보관하는
장소도 대단히 중요해서 ,옛날 우리나라 궁중에서는 침향을 보관하는 창고를 따로이 두고
그것을 관리하는 관원또한 따로 두어 특별히 관장하였다고 한다. 또 창고 만이 아니라
보관상자도 순금으로 된 것으로만 사용했다. 침향을 보관하는상자의 재질은 과거에는
순금만을 사용하였고 현대에 들어와서는 적송만이 그 보관에 전혀 문제를 야기하지 않고
보관할 수 있다고 한다. 여기서 적송은 그 나무자체에 첫째 향이 전혀 없고 가벼우며 뒤틀림이
전혀 없는 특성 때문이다. 그래서 요즘 침향을 가공할 때 장식물이나 다른 용도로 필요할
경우에 사용할 수 있는 재료는 이 두가지 뿐이다. 그리고 침향을 따로 보관해야 했던
또 하나의 중요한 이유는 침향이 다른 냄새를 전부 흡수해버리는 성질 때문이기도 하다.
침향은 대개의 경우 정제한 가루의 형태로 복용하지만 기력이 너무약해 제자리로 돌아오지
않는 사람의 경우, 즉 침향가루를 복용할 정도의 몸상태는 아니지만 꼭 침향을 꼭 먹어야
할때에는 환자의 상태를 봐 가면서 침향을 볶아 그 기운을 현저하게 떨어 뜨린 후에
사용한다고 한다.
전설속에서 옛날 한 고승은 침향으로 백팔염주를 걸고 세상을 떠돌며 수행하다가 , 사람이
위급한 상황을 만나면 하고있던 침향염주 한알을 가루로 만들어 생명을 구했다고 전하며,
그 고승은 평생 그 침향염주로숱한 인명을 구할 수 있기를 소원했었다고 한다.
우리나라 조선시대 세종대왕의 일화 중에는 침향에 관계된 것이 많은데 그것은 세종대왕의
불교에 대한 흠모에서 비롯된 침향에 대한 각별한 사랑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그시절
일본에서 손바닥 크기만한 침향불을 모셨다는 소식을 접하고 , 그러한 침향불을 소원하던
마음이 깊어 , 조선의 여하한 보물이라도 그 침향불과 바꾸기위해 내놓으려 했을 정도
였다고 한다. 한알의 침향도 구하기 힘들었던 옛날 -침향은 시대로 불문하고 베트남에서만
나올 수 있는 것이었으므로 전부 수입할 수 밖에 없었으며 우리나라는 대개 중국을 경유해서
들여왔다.-침향덩어리로 부처를 모시고자 했던 염원은 참으로 각별한 것일 수 밖에 없었다.
세종은 또한 각가지 것의 명칭에 침향이라는 말을 붙여 사용한 흔적을 남기고 있는데, 가령
최상등급의 침향색인 녹색을 신하들의 복색에 적용한 것이며, 궁중의 잔치를 배설하던 곳의
명칭을 침향산이라고 하였고, 궁중무에는 침향무라는 것이 있으며 또한그 시대의 저술에는
곳곳에 침향에 대한 기술(記述)이 많이 남아 있다. 사람은 자고이래로 스스로가장 동경하는
것에 삶의 모든 가치를 부여하는 법이다.
이러한 한편, 고대로부터 침향을 평생 한번 볼 수 조차 없었으되 그것을 얻고자 하였던 어린
백성들의 간절함은 해안가 백성들을 중심으로 이어져 내려온 매향의식으로 남아 있다.
지금도 해안가 곳곳에-특히 전라도 지방- 참나무나 향나무를 묻고그것이 침향이 되기를
자자손손 천년을 기원하던 흔적을 매향비를 통해 볼 수 있다. 그렇게 하는 것이 실제 침향을
얻게 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직접 손으로 만지고 취할 수 없었기에 더 간절한기원이며 열망이
되었을 것이고 그로써 세대를물려 가면서 까지 염원할 수 있었을 것이다.
침향은 열대, 아열대 우림기후에 자생하는 상록교목인 침향나무에서 채취한 향목으로 벤젤아세톤,
고급알코올, 테르펜 등의 수지(樹脂)가 25%이상이면 침수되는 성질이 있다. 전세계적으로
물에 침수되는 나무가 20여종 이상 있기는 하지만, 이름 그대로 물에 잠기면서도 침향만한
효능을 가진 것은 전무하다고 볼 수 있다.
침향나무의 높이는 30m, 둘레가 2m 이상 자라는데 침향으로서 품질은 수령이 오래될수록
양질의 침향을 추출할 수 있다고 할 수 있다. 잎은 어긋나고 두꺼우며 긴 타원 모양이고 표면에
윤기가 있으며 길이가 5-7cm이고 끝이 꼬리처럼 길며 가장자리가 밋밋하게 생겼다.
꽃은 흰색으로 피고, 잎겨드랑이와 가지 끝에 산형꽃차례를 이루며 달린다.
화피는 종 모양이고 끝이 깊게 갈라지며 안쪽에 털이 빽빽이 나 있다.
수술은 10개이고, 암술은 1개이며 암술머리가 2개로 갈라진다.
열매는 거꾸로 세운 편편한 바소꼴이고 길이가 5cm정도이며 2개로 갈라지며
종자는 달걀 모양이고 꼬리같은 부속체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