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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 서종남씨는 국밥이라고 한다. 근데 익숙한 소·돼지 내장 국밥이 아니다. 파릇파릇한 애호박과 애호박 정도 크기로 썬 돼지고기가 들어있는 국밥이다.
“어렸을 때, 모판 작업하고 모내기할 때 어머니가 점심밥으로 간단히 끓여온 국밥이었다. 땀 흘리고 일한 뒤끝에 먹는 국밥, 그 땐 이보다 더 맛있는 게 있으랴 싶었다.”
그 맛을 못잊어 10년쯤 전부터 어머니 손맛이 살아있는 옛날국밥을 손님상에 내놓고 있는 임동 `나주식당’은 서림초등학교 부근 작은 시장통에 있다.
오래되고 낡은 건물들이 어깨를 대고 있는 시장 안에 있지만 손님들은 광주 사방에서 찾아온다. 근방에서 밥 때 되면 가장 바쁘고 번잡해지는 곳이다.
이집을 찾아오는 단골들의 충성도를 보면, `국밥 찾아 3시간’이라고 해야 할까? 지난해 폭설내린 날, 한 손님이 3시간 동안 막힌 길을 뚫고 이집 와서 국밥 한 그릇 말아먹고 갔다한다. 지금도 밥그릇 비우고 나가는 손님들의 얼굴을 보면 맛있는 밥 먹고 난 사람의 만족감과 포만감이 드러난다. 안녕히 가시라는 주인의 인삿말에 잘 먹었다는 대꾸가 자연스레 흘러나오는 분위기다.
추어탕도 손님들이 즐겨찾는 품목이다. 요즘에는 있을까 싶지만 미꾸라지를 직접 잡아서 대주는 곳이 있어 자연산을 쓰고, 양이 부족하면 양식을 쓴다.
밑반찬도 있는 반찬 서너가지 내놓는 성의없는 밥상이 아니다.
시금치나물, 김무침, 고추무름, 장아찌, 양파김치, 젓갈 등 한 가지 한 가지 정성껏 준비해서 먹음직스럽게 내놓는 밥상이다. 기대 이상의 상차림이어서 더욱 기분이 좋다.
▲차림(가격): 국밥·추어탕 5000원
▲주소: 북구 임동 97-77 ▲전화: 521-9597